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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란

호란

: 오랑캐, 난을 일으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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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20쪽 | 496g | 152*225*30mm
ISBN13 9791185401409
ISBN10 1185401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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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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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구보다 살고 싶습니다. 끝까지 살아서 강도로 돌아가고 싶습니다. 하지만 고향사람이 죽는 것을 지켜볼 수는 없었습니다. 그 두 사람이 죽고 저만 살아서 고향에 돌아간다 한들 무슨 의미가 있겠습니까. 자책감에 괴로워서 제 스스로 죽고 말 텐데. 그러니 살면 같이 살고 죽으면 같이 죽겠다고 결심했습니다. 아비가 제게 해준 말이 있습니다. 의원은 병자의 죽음은 두려워하더라도 자신의 죽음은 두려워하면 안 된다고. 제 아비는 전쟁으로 의관들이 궁에 남아있지 않는 상황에 어쩔 수 없이 어의가 되어 임금을 시료하였습니다. 경험이 미천함에도 불구하고 그 책무를 감당하기 위해 매 순간 죽음을 각오해야 했지요. 제가 세자저하를 치료했을 때도 똑같은 심정이었습니다. 죽음을 각오하지 않고 어찌 제가 세자저하를 치료할 수 있었겠습니까? 저같이 미천한 이가 시료한 후 세자저하의 건강이 안 좋아진다면 그때 저는 제 목숨을 내놓아야 했을 텐데. --- p.83

고통이 사라지고 찾아온 꿈에서 도르곤은 오래전 기억들을 마주했다. 대부분 떠올리고 싶지 않은 기억들이었다. 담담히 죽음을 받아들이는 어머니의 눈빛. 그 눈이 떠오를 때면 도르곤은 자신도 모르게 열다섯의 나이가 되어 버렸다. 몸은 이미 커버렸지만 마음은 그때로 돌아가 두려움에 몸을 떨었다. 아버지와 어머니를 모두 잃고 그의 주변에는 아무도 남지 않았다. 권력은 언제든 도르곤의 목숨을 비정하게 끊을 수 있었다. 어머니를 죽인 원수지만 황제를 위해 목숨을 바쳐야 했다. 소년은 슬픔을 감추고 아무렇지 않은 듯 전쟁에 나섰다. 그리고 수많은 사람의 피를 뒤집어쓰고 황제로부터 왕의 칭호를 받았다. --- p.108

“이 환향녀야, 저리 꺼지지 못해!”
한 명이 먼저 선수를 치니 다른 아이들도 질세라 작은 돌들을 집어 던지기 시작했다. 그중 단단한 돌 하나가 윤성의 이마에 맞았다. 살갗이 찢어지고 피가 흘렀다. 영문도 알지 못한 채 아이들에게 돌팔매질을 당한 윤성은 당혹스러움에 화도 낼 수 없었다.
--- p.26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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