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저널리즘은 아날로그 저널리즘과 다른 것인가’ ‘레거시 미디어가 추구해온 저널리즘은 디지털 미디어 시대에 통하지 않는 것인가’ 같은 질문에 대해 저는 아직까지는 부정적인 답을 갖고 있지 않습니다. 아직 레거시 미디어의 저널리즘이 바뀌지 않았고, 바뀔 수도 없고, 바뀌어서도 안 된다는 생각을 갖고 있으니까요. 즉, 레거시 미디어의 저널리즘은 아직 변질되지 않았으며,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는 얘기죠. 디지털로의 전환이나 발전은 단지 툴(tool) 내지 도구의 변화일 뿐 기본적인 정신(spirit)을 바꾸는 문제는 아니라는 게 제 생각입니다.”
“여러분, ‘기자’ 하면 강할 것 같죠? 그렇지 않습니다. 여러분과 똑같습니다. 정신력이 강해서 험한 걸 봐도 아무렇지도 않은 괴물이 아니에요. 여러분과 똑같은 사람이라 계속 공격을 받게 되면 상처를 받습니다. 때로는 심리적 치료를 요청할 때도 있어요. (중략) 그럼에도 지키고자 하는 어젠다를 지켜야 하는 이유는 굳이 여기서 말씀드리지 않아도 될 것 같습니다. 이 모든 과정에 바로 탐사 저널리즘이 있습니다. 즉 우리 커뮤니티에 어떤 어젠다가 왜 중요한가를 제시하고 설득하기 위해서는 끊임없이 그 어젠다를 제기해야 하고, 그렇게 하기 위해서는 당연히 그에 따른 지속적 취재가 필요하며, 이것은 또 당연히 탐사취재로 이어진다는 겁니다.”
“때로 지극히 논쟁적인 사안으로 어젠다를 이어갈 경우 언론사는 많은 공격을 받기도 합니다. 실제로 시청자와 독자의 규모가 줄어들면서 매우 어려운 도전에 직면하기도 하죠. 그럼에도 할 때는 해야 한다는 생각에서 보도를 계속 이어가는 겁니다. 예를 들어 세월호 사고 때는 〈뉴스룸〉에서 이백 일가량 빼놓지 않고 관련 뉴스를 보도했습니다. ‘뉴스가 없다고 얘기하지 말자’고 내부적으로 다짐했죠. 취재하면 뉴스는 나오는 것이니까요. 이백 일 동안 세월호를 탐사취재한 셈이라고도 할 수 있죠.” --- 「손석희 JTBC 대표이사, ‘디지털 시대, 왜 탐사 저널리즘인가'」 중에서
“2014년 9월 ‘우산혁명’이 터진 뒤 언론이나 홍콩 사회는 깜짝 놀랐습니다. 평화롭고 질서정연하고 무력 행위 없는 시위가 이어졌으니까요. 덕분에 시위 초기에는 전통 언론이나 뉴미디어나 보도가 대부분 긍정적이었습니다. (중략) 이에 일부 비평가들은 언론이 불법 시위를 낭만화한다고 비난하기도 했습니다. 일반 시민들이 평화로운 시위에 동조적이었고, 시민의 대표자를 뽑는 민주적인 선거를 허용하지 않는 중국 정부에 부정적인 태도를 보였습니다.”
“홍콩 언론사 소유주의 절반이 중국 본토와 정치적으로, 사업적으로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습니다. 그러다 보니 베이징의 압력에 취약할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어쩌면 중국 정부는 이들 편집진에게 무엇을 다루고, 또 무엇을 다뤄서는 안 되는지 배후에서 명령을 내리고 있을지도 모릅니다.”
“홍콩 시민들은 정치권력이나 경제 권력의 견제와 균형을 위해 독립 언론이 중요하다는 사실을 깨닫고 있습니다. 시민들은 자유롭고 부정부패 없는 깨끗한 홍콩, 법치와 진실이 살아 있는 홍콩을 지켜나가기 원합니다. 우리는 독립한 자유로운 언론이 중국 본토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믿습니다. 홍콩의 언론인들이 바람에 맞서면서 취재를 계속하는 힘과 영감의 원천도 거기에 있습니다.”
--- 「크리스 영 홍콩기자협회장, ‘우산혁명 그 후, 권력과 언론'」 중에서
“2016년 일본의 언론자유지수는 72위. 이는 일본의 저널리즘 상황을 바깥에서 ‘이상하다’ ‘비정상적이다’라고 여기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하지만 일본 언론인 대부분은 어떤 대처도 하지 않았습니다. 우리와는 관계가 없다는 식이었어요. 다시 말해 당사자 의식이 없었다는 얘깁니다.”
“저는 기성 매체에서의 탐사보도가 불가능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지금까지 언론이 갖고 있던 권력 감시 기능이 사라져버렸다고 본 것이죠. 따라서 이를 회복시켜야 한다는 판단하에 [와세다 크로니클]이라는 새로운 미디어 조직을 만들었습니다. 그런 의미에서 [와세다 크로니클]의 탄생 배경에는 일본 기성 언론에 대한 안타고니즘, 곧 대항적인 인식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중략) [와세다 크로니클]은 ‘(경영진의) 편집권’ ‘불편부당(不偏不黨)’ ‘손타쿠(忖度·윗사람의 뜻을 헤아려 알아서 행동)’ 세 가지로부터 벗어나려는 활동이기도 합니다.
“한국의 ‘기레기’라는 말처럼 일본에는 마스코미(매스미디어의 ‘마스’와 쓰레기를 뜻하는 일본어 ‘고미’를 합성한 신조어)라는 말이 있습니다. 우리는 마스코미와 작별하고 싶습니다. (중략) 저는 일본 기성 언론에 묻고 싶습니다. ‘당신들이 진짜 언론이야?’” --- 「기무라 히데아키 [와세다 크로니클] 기자, ‘『관저의 100시간』을 통해 본 언론의 권력 감시'」 중에서
“요즘은 소속한 매체가 없어도 글을 쓸 수 있습니다. ‘어디에든 내가 좋은 글을 쓰면 시민들은 나를 외면하지 않을 것이다’라는 믿음이 있었습니다. 그 믿음 하나로 사직서를 냈습니다.”
“가난하고, 저학력이고, 본인 아니면 부모가 장애인이라는 것. 이게 바로 제가 진행한 ‘재심 시리즈 3부작’ 주인공들의 공통점이었습니다. 이런 분들이 살인 누명을 쓴 겁니다.”
“스토리펀딩을 통해 10억 원을 번 것보다 더 즐거웠던 것은, ‘좋은 기사는 통한다’는 진리가 눈앞에서 확인됐고, 제 실천으로써 확인됐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중략) 언론사는 위기를 돌파하려면 삼성에 가서 손 벌릴 게 아닙니다. 좋은 기사를 쓰면 됩니다. 그러면 독자들이 알아봐주고, 먹고살 길이 열립니다.”
“[셜록]은 저를 포함해 직원이 세 명입니다. 단 세 명이 ‘양진호 갑질 폭로’로 세상을 흔들어놓았습니다. [셜록]이 더 성장하고 커지면 어떤 일이 벌어질지, 그건 여러분들의 상상에 맡기겠습니다.” --- 「박상규 진실탐사그룹 [셜록] 대표, ‘나는 왜 살인범에게 돈을 빌렸나'」 중에서
“늘 고민합니다. 지금 어떤 이야기를 해야 할지, 그 이야기를 독자들에게 어떻게 전달해야 할지…. 여러 분야를 쫓기보다 그중 한 주제를 선택해 제대로 알려야겠다는 판단을 합니다. 그래서 그걸 쫓아가다 보면 자연스럽게 탐사보도를 하게 된다고나 할까요?”
“[돈의 신] 노래를 왜 만들었냐면, 어쩔 수가 없었어요. 제가 아무리 MB 기사를 써도 주류 언론에서 기사를 안 받아줬으니까요. (중략) 그나마 노래를 만들었더니 여기저기서 기사를 쓰더라고요. 이 노래를 JTBC [정치부 회의]에서 처음으로 받아줬어요. 재미있잖아요. ‘이명박을 위한 노래가 나왔네? 거기에 이승환이랑 주진우가 나왔네?’ 하면서요. 제가 MB의 크고 중요한 비리들에 대해 연속적으로 탐사보도를 할 때는 외면하던 언론들이 그나마 처음 다뤄준 게 노래 기사였던 거죠.”
“언론은 이명박, 박근혜에게 문제가 있다는 사실을 몰랐을까요? (중략) 이런 괴물을 대통령으로 만든 게 언론입니다. 지금이야 모든 언론이 두 사람을 비판하지만 이명박 정부, 박근혜 정부 초기에는 어땠습니까? 그런 의미에서 ‘언론이 제자리에 있었나’ ‘기자들은 올바른 자리에 있었나’ 하는 문제를 우리 사회가 끊임없이 고민해야 할 것 같습니다."
--- 「주진우 [시사IN] 기자, ‘‘MB 프로젝트’에서 MB 판결까지'」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