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꽃보다 먼저 꽃 속에

꽃보다 먼저 꽃 속에

천년의 시-091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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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11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128쪽 | 128*208*20mm
ISBN13 9788960214125
ISBN10 8960214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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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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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숭아
시큼한 꽃이 피었다
잎보다 먼저 달려오느라
숨 가쁜 분홍꽃

발그레한 봄
벌이 들고
나비가 들고
벌 나비 복숭아꽃
수런수런 간절한 숨결
흩날리는 통성 기도

씨,
꽃보다 먼저 꽃 속에 있다

어질어질한 봄날
꽃 냄새 그득한
복숭아나무 아래 서성대다
침이 고이는 아침
떨어진 꽃잎 한 장 살며시 깨물어 본다

서너 달
복숭아 풍년 들겠다
---「먼 곳에서 온」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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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진엽 시인은 섬이 고향이다. 통영 사량도가 그 섬이다. 첫 시집이니 섬이 따라온다. ‘울멍울멍한 바다의 옆구리’인 ‘여’가, ‘별들이/ 게를 쫓아/ 물속으로/ 바위틈으로/ 철벅철벅 쏘다니’는 ‘섬’이 있다. ‘치매 걸린 금평리’가 있는 그 섬을 벗어나면 시인의 희로애락은 활발해진다. ‘포도’ ‘담양 소쿠리’ ‘단추’ ‘석류’ ‘수선화’ ‘춤’ ‘수밀도’ 등등의 앞에서 자유롭게 명창을 뽑아낸다. 오래 기다린 시집인 만큼 ‘채송화 씨방’ 같은 시들이 뜨겁다. 지금 시인은 ‘호랑나비 번데기’처럼 ‘물컹거리는’ ‘수분을 걷어내고 있다’. 그 시들을 만나는 독자도 즐거울 것이다. 오랜 동업의 시인으로 김진엽 시인의 첫 시집, 고맙고, 반갑고, 축하드린다.
- 정일근 (시인, 경남대 석좌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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