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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의 노래

밤의 노래

[ 양장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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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1월 28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160쪽 | 462g | 150*210*20mm
ISBN13 9791187036890
ISBN10 118703689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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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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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는 그것을 떠맡아야 했다. 어깨뼈가 으스러질지언정 무거운 그것을 짊어지고 있어야 했다. 신의 경고는 엄중했다. 만일 그것을 내려놓는다면, 하늘의 기둥이 무너져 세상이 끝장나게 되리라고. 신의 명령을 거역하기엔 그는 초라한 개인에 불과했다. 무지막지한 신의 횡포를 막아서기엔 너무도 미약한 존재로 태어났다. 그래서 심각하게 두 다리가 후들거렸지만 그는 버텼다. 다행히 하늘은 깨지지 않았고, 누구도 화를 면할 수 있었으며, 비로소 신도 안도할 수 있었다. 그에게 물 한 모금이 얼마나 절실했으랴. 시시각각 땀이 홍수를 이루고 맹수처럼 허기가 달려들었지만 그는 어깨의 짐을 내려놓지 않았다. 신의 엄포가 두려워서가 아니라 자신과의 싸움에서 지고 싶지 않은 때문이었다. --- p.12

당신 품에 안겨 있을 때 우린 젖먹이였다. 할 줄 아는 게 아무것도 없는 조그만 울음보에 불과했다. 그래도 그 울음소리 하나는 얼마나 크고 우렁찼던가. 그것만으로도 당신의 뜨거운 사랑을 갈구하기에 충분했다. 극진한 당신의 보살핌이 있던 시절 세상은 얼마나 따사롭고 포근하며 아늑했는가. 당신의 무릎 위에서 우린 더듬거리며 지상의 언어를 익혔다. 비틀거리는 첫걸음 역시 당신의 발치 앞에서 뗐다. 밀물처럼 닥쳐온 검은 저녁, 당신이 들려준 나직한 자장가 덕에 긴 밤의 나락을 무사히 건널 수 있었다. 당신과 우리를 이어준 한 가닥의 놀라운 줄. 그렇게 우린 당신과 우주적 끈으로 묶였다. 끝을 모를 광대한 우주에 그만한 기적이 어디 있는가. --- p.80

예기치 않게 그가 방문하곤 한다. 문턱에 걸터앉자마자 그는 떠벌리기를 좋아한다. 맹랑하긴 해도 엎지른 꿀단지처럼 그의 허언(虛言)은 달콤하다. 놀랍도록 부드러운 혓바닥과 썩 듣기 좋은 목소리를 그는 지녔다. 주저 없이 비밀스런 이야기를 털어놓기 시작하는 그 눈동자는 얼마나 그윽한가. 우물처럼 깊은 그 속에서 미처 숨기지 못한 그의 간교한 성품을 읽을 수 있다. 그럼에도 멱살을 움켜쥐는 손아귀의 힘은 얼마나 센가. 그것에 붙들리면 일단 놓여나기가 힘들다. 분간하기 어렵도록 그는 매번 모습을 바꾸고 나타난다. 셀 수 없는 무진장한 것들이 그에게는 있다. 무엇이든 소유하지 못한 것들을 그가 다 지니고 있기에 아쉬울 때가 많다. 악마들이 부지런히 암약하는 이유를 그것에서 찾을 수 있겠다. 며칠 전에도 아무런 예고 없이 그가 찾아왔다. --- p.30

읽고 또 읽는다. 낡고 닳아 겉장이 구겨지고 다 헤지도록. 될성부른 나무의 일과가 그러하다. 어제 새겨둔 뜻이 오늘의 그것과 이상하게 다르다. 의아하나 그것이 소년을 더욱 매료시킨다. 서두르지 않으나 그의 눈길은 심각하며 진지하다. 그래서 한 번 더 침착한 눈길로 훑는다. 그럴수록 그가 쥔 책은 장작난로처럼 뜨거워진다. 마침내 활자의 요정들이 깨어나 아름다운 군무를 춘다. 하늘거리는 저들의 춤사위가 곧바로 그의 눈동자 속으로 빨려든다. 그렇기에 그의 머리는 된통 불덩이처럼 뜨겁다. 덩달아 가슴복판의 맥동이 벅차게 뛴다. 비로소 갈래갈래 길들이 그에게 손짓을 한다. 아직 가보지 않은 곳이어서 그는 두리번거린다. --- p.56

매일 밤 당신께서 놀라운 이적(異蹟)을 행하신다. 조각조각 어둠의 장막을 이어 거대한 휘장을 펼치시고는 한낮의 밝음과 소란을 아주 먼 땅으로 유배시킨다. 그러는 당신의 동작은 침착하고 빈틈없으며 우아한 기품이 흘러넘친다. 절대적인 당신의 명령에 누구나 하나같이 고분고분하다. 모두가 잠시라도 안식과 평온을 꿈꾸어 온 때문이다. 그렇게 세상의 밤은 당신에게서 비롯된다. 흔쾌히 당신께서 쏟아 부은 몇 줌의 영롱한 별빛과 함께 지상에 평화로운 잠이 당도한다.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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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시인이 걸어온 밤의 숲은 길고 깊다. 그곳에서 잃어버린 젊은 날의 문장들을 찾아 그는 다시 밤의 숲으로 들어갔다. 청춘을 다 바치고, 눈물을 다 바쳐 그가 끝끝내 되찾고 싶어 한 문장들이 이 책에는 오롯하다. 한 문장, 한 문장, 그의 심장과 뇌수를 쥐어짜고 증류해 건져 올린 보석의 언어들. 정지된 명화의 시공에 아로새겨진 보석의 언어들이 오로라처럼 너울거릴 때, 시인이 지나온 밤의 숲에서는 먼저 떠난 영혼들과 남겨진 영혼들의 술판이 벌어진다. 고통을 일용할 양식으로 삼을 때는 청춘과 눈물을 바쳤지만 이제는 아무런 제물을 바치지 않고도 온전하게 그 숲에서 시인과 소주를 마시며 길고 깊은 밤을 지새울 수 있을 것 같다. 시인의 언어가 노래가 되어 비상하는 환상적인 연금술의 시간.
- 박상우 (소설가)
이 책의 저자는 이야기꾼일까. 시인의 그림 읽기가 풍부하고 섬세하다. 화가에게 시인 자신이 빙의되어 문장을 완성한다. 아니, 화가의 머릿속에 잠입해 마치 손가락의 움직임을 주도하고 있는 듯 문장이 유려하다. 신화면 신화, 역사면 역사, 소소한 일상의 소재까지, 모든 게 그림 속에 들어가 멋지게 각색된다. 엄마 잃은 아이를 ‘힐데’라 이름 붙여도, 독서하는 소녀를 ‘코니’라 불러도, 주정뱅이 아버지와 친구 피아젝 영감의 사냥터를 피델로 계곡이라 명명해도, 그 근거는 찾을 수 없지만 그럼에도 마치 실제 인물인 것처럼 자연스럽다. 그림과 글의 제목이 다르지만 같다. 설령 화가가 붙인 제목이라고 해도 어색하지 않게 녹아드는 지점이 있다. 특히 이번 책엔 남성을 소재로 한 그림들이 주를 이룬다. 한때 당당하고 패기 있었던 근육질의 남자일지라도, 개구쟁이 어린아이일지라도, 영혼을 치료해주는 선지자일지라도 남성들의 삶은 천성적인 무게와 고단함이 있다. 나그네처럼 외롭고 쓸쓸하다. 삶에 지친 남성들의 일상은 시인의 글로써 위무를 얻는다. 그림 한 장의 멋진 시, 천천히 들여다볼수록 깊은 맛이 우러난다.
- 성향숙 (시인)
한 땀 한 땀 밤의 숲을 지어온 그의 시선을 따라간다. 바늘땀이 지날 때마다 낱낱인 사색의 조각들이 이어진다. 이따금 그의 어깨를 짚어온다던 어떤 손의 예감처럼 그가 그림을 읽어낸 코드도 미리 쓴 시에 별처럼 뿌려져 있다. 밤의 가장 깊은 근심을 디뎌본 그가 누구보다도 예민해진 펜으로 세상의 밤을 읽는다. 그의 필체로 새로 그린 그림과 더는 말이 없는 그림을 오가며 우리는 이 세상에 내려진 검은 날개의 신을 만난다. 미화할 마음도 선량할 마음도 없는 그의 한 세계는 그림 속의 말들을 업고 고요히 밤길을 걷는다. 깊고 조용한 밤, 한번도 듣지 못한 밤을 여기서 듣는다. 징후라고는 없는 신의 밤, 견딜 수 없는 그의 기억에서 자아낸 한 줄의 문장이 운명처럼 그림의 안팎을 넘나든다. 그가 복원한 밤이 고요의 앙금을 가라앉힐 때까지, 혹은 그가 저 밤의 숲가에서 잃었다는 문장의 한 단어를 찾을 때까지 우리는 함께 그의 밤 노래에 젖는다.
- 천수호 (시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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