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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연과 사진가의 오랜 동행

자연과 사진가의 오랜 동행

[ 양장 ]
최병관 | 한울 | 2019년 02월 0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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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2월 05일
판형 양장?
쪽수, 무게, 크기 384쪽 | 576g | 173*224*30mm
ISBN13 9788946065970
ISBN10 894606597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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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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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을 열고 자연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그 속에는 슬픔, 기쁨, 외로움, 아름다운 수많은 이야기가 가득하다. 그 이야기들을 가만히 듣고 있으면 현대의학으로도 고쳐지지 않는 몸과 마음의 구석구석까지 치유되는 기분을 느낀다. 사진 찍는 나를 정신 나간 사람으로 여기는 사람들과 오랜 세월 마주하면서 이 세상이 섭섭할 때도 많았다. 그러나 마음속에 응어리진 병을 자연은 살며시 치유해주었으며, 온갖 상념 속에서 홀가분하게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을 가르쳐주었다. _ 6쪽, “여는 글”

정지된 사진은 죽은 사진이다. 그래서 나는 ‘사진은 순간 포착이다’라는 말을 싫어한다. 사진은 오랜 시간 자신과의 처절한 싸움이라고 생각하기 때문이다. 순간에 쉽게 얻어지는 것은 그만큼 가치도 적다. 나는 한 장소를 20여 년 찾아갔다. 그리고 거기서 찍은 사진 중 고작 두 점을 남기기도 했다. 자연과 빛을 내 마음대로 할 수 없기 때문이다. _ 48쪽, “자연과의 교감”

나는 꽃을 찍되 꽃 사진을 찍지 않는다. 그 속에 숨어 있는 이야기를 찍는다. 사람들은 꽃 사진을 찍으면서 꽃나무와 줄기는 따로 생각한다. 하지만 나는 나무에서 뿌리까지 하나의 꽃으로 생각한다.
자연 속에는 수많은 이야기들이 숨어 있다. 하지만 사람들의 눈으로는 볼 수 없다. 그렇기 때문에 깊이 있는 사진을 못 만드는 것이다. 자연의 소리를 들을 수 있어야 진정한 사진가라고 할 수 있다. _ 82쪽, “자연의 소리를 들어야 한다”

지나가는 아낙이 정신없이 사진을 찍는 내 모습을 물끄러미 바라보다가 말을 걸었다.
“행복하시겠어요”
그 말이 바람을 타고 귓전에 곱게 내려앉았다.
“네, 행복합니다.” _ 208쪽, “네, 행복합니다”

좋은 사진 한 점 만들기 위해 발에 쥐가 나도록 주제를 찾아다니는 일은 노동 중에서도 중노동이다. 팔자려니 생각하니까 망정이지 사진을 찍어서 돈 벌어오라고 하면 당장 그만두었을 것이다. 문명사회를 살아가는 사람들에게 물질의 유혹을 말끔히 정리한다는 것은 매우 어렵다. 나를 가끔씩 괴롭히는 것 또한 마음 한구석에 남아 있는 그 물질의 유혹 때문이다. _ 302쪽, “왜 이렇게 서러울까”

어머니는 일곱 자식을 먹여 살리기 위해 온종일 잡초가 무성한 척박한 땅에서 손바닥에 피가 맺히도록 풀을 뽑아내고 먹을거리 씨앗을 뿌리셨다. 겨울에는 멀건 식은 죽 한 그릇을 훌훌 마시고는 하얀 광목천으로 허리를 질근 동여매시고 큰 바구니에 새우젓 가득 담아 머리에 이고 걸어 걸어 장사를 다니셨다. 해가 오봉산 너머로 숨어버리고 소쩍새가 한참을 울어야 터벅터벅 돌아오셨다. 철없는 어린 나는 어머니에 대한 걱정보다는 장사가 잘되어 호떡이라도 사오셨으면 하는 바람뿐이었다. _ 330쪽, “다시 걷고 싶은 길”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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