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들, 그러니까 남자란 종족은 전쟁터에서 적을 죽이는 것에 열중하는 타입과 전장에서 살아돌아와 마시게 될 맥주 한 잔에 최고의 의미를 두는 타입, 이렇게 두 종류의 인간으로 나눌 수 있어. 누구나 양쪽 성향을 조금씩 가지고는 있지만, 어느 쪽에 더 많이 치중하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겠지. 정말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에 불충실한 남자가 많은 편이 지게 돼 있어. 베트콩이 어둠을 지배하는 동안 너나 나는 전쟁터에서 돌아와 맥주한 잔을 즐기고 있었던 거야. 아마 그런 맥주는 지구상 어디에서도맛볼 수 없겠지. 파리의 별 세 개짜리 레스토랑에서 파는 로마네 콩티나 샤토 무롱 로쉴드와 같은 포도주도 그 맥주맛에 비하면 염소오줌에 지나지 않아. 아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칵테일이나 최고급 샴페인은 전쟁 때 맛볼 수 있는 환상적인 맥주 맛을 흉내내서 만든 것이 아닐까. 그 석양빛과 맥주에 대한 기억은 절대적인 거야. 행복한 가정이나 괜찮은 섹스. 일에서의 성취감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것이지. 우리는 지금까지 그것에 필적할 만한 것을 찾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걸. 블랙홀의 지배를 받지 않은 건 카파나 사와다 정도일 거야.'
--- p.25
'...우리들, 그러니까 남자란 종족은 전쟁터에서 적을 죽이는 것에 열중하는 타입과 전장에서 살아돌아와 마시게 될 맥주 한 잔에 최고의 의미를 두는 타입, 이렇게 두 종류의 인간으로 나눌 수 있어. 누구나 양쪽 성향을 조금씩 가지고는 있지만, 어느 쪽에 더 많이 치중하느냐에 따라 구분할 수 있겠지. 정말 전쟁이 일어나면 전쟁에 불충실한 남자가 많은 편이 지게 돼 있어. 베트콩이 어둠을 지배하는 동안 너나 나는 전쟁터에서 돌아와 맥주한 잔을 즐기고 있었던 거야. 아마 그런 맥주는 지구상 어디에서도맛볼 수 없겠지. 파리의 별 세 개짜리 레스토랑에서 파는 로마네 콩티나 샤토 무롱 로쉴드와 같은 포도주도 그 맥주맛에 비하면 염소오줌에 지나지 않아. 아니, 이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칵테일이나 최고급 샴페인은 전쟁 때 맛볼 수 있는 환상적인 맥주 맛을 흉내내서 만든 것이 아닐까. 그 석양빛과 맥주에 대한 기억은 절대적인 거야. 행복한 가정이나 괜찮은 섹스. 일에서의 성취감과는 전혀 다른 수준의 것이지. 우리는 지금까지 그것에 필적할 만한 것을 찾아 살아왔다고 해도 과언이 아닐걸. 블랙홀의 지배를 받지 않은 건 카파나 사와다 정도일 거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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