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러 부작용에도 불구하고 효과만 확실하다면 별문제가 생기지 않을 것이었지만, 초창기 ECT는 적응증이 따로 없었기 때문에, 생물학적 원인이 중요하다고 여겨지는 멜랑콜리아(melancholia)형 우울장애뿐 아니라 성격장애나 신경증에도 사용되었다. 그러나 신경증적 불안이 많고 정체성 혼란에 시달리는 환자들에게 ECT는 혼란을 가중시킬 뿐이었다. 암시에 민감한 성격장애나 신경증 환자들에게 ECT의 경험은 취약한 자아를 영구히 손상시키는 사건으로 기억되기도 하였다. (7쪽)
ECT를 적용할 활력 증상의 적응(vital indication)과 같은 객관적인 지표를 설정해 두는 것이 필요하다. 즉, 영양공급이 원활하지 못해 전해질 이상 및 체중감소 등이 심각하고, 다른 치료 방법도 효과가 없어 생명이 위협받는 상태 등에서는 고려할 수 있다. 또한 정신과적 진료의 특수성에 따른 환자의 권리도 확보하면서 모든 친족에게도 치료에 대한 설명에 따른 동의를 받도록 하지만, 환자의 동의 없이 하게 되는 것이므로 법적 체계가 갖추어져야 할 필요가 있다. (100쪽)
노인에서 ECT는 주요우울장애뿐만 아니라 양극성 장애의 우울삽화에도 매우 효과적이며, 주요우울장애보다 효과가 빠르다. 즉, 입원 환자에서 양극성 우울장애는 7.5회(±1.6회) 만에, 단극성 우울장애에서는 10.2회(±1.9회)에서 관해 상태에 도달하였다. 따라서 ECT는 노인 양극성 장애에서 약물을 대체하는 훌륭한 방법이 될 수 있다. (146-147쪽)
MECTA사의 spECTrum Q 시리즈 기기는 전류, 주파수, 파폭, 자극 시간 등을 따로 조절할 수 있어서 설정한 값의 일정한 전류가 동적 저항과는 상관없이 전달되도록 작동한다. 따라서 환자의 생리적 특성, 전극의 위치, 두피의 상태, 전극을 눌러 주는 힘의 차이 등에 영향을 적게 받는다. … MECTA사에서는 기기별로 적정 및 전체 용량의 지표를 제공하고 있으며, 각 ECT 센터에서는 임상적 경험을 통해 나름대로 적절한 지표의 조합으로 전하량표를 작성하여 사용하고 있다. 본 저자들은 미국의 한 ECT 센터에서 사용하고 있는 전하량표와 그동안 국내에서 ECT 시술의 경험을 반영하여 새로 작성한 전하량표를 단파폭 양측성 ECT와 극단파폭 단측성 ECT로 구분하여 사용하고 있다. (215쪽)
전기자극이 가해지는 중에는 강력한 자극 파형 자체가 뇌파에 기록된다. 실제 경련은 전기자극이 완전히 가해진 다음에 시작한다. 자극 종료 직후부터 기록되는 경련 전 뇌파는 낮은 진폭, 높은 주파수를 가지는 파형으로, 감도를 낮게 한 기록계에서는 파형이 잘 관찰되지 않는다. 이 뇌파는 자극받은 뉴런들의 불규칙적인 활성을 반영한다. 시간이 지나면서 불규칙적이던 활성이 점점 동기화되면서 진폭은 증가하고 주파수는 낮아져 10~20Hz의 다극파(polyspike)를 만든다. 이 과정을 간질성 동원이라 하며, 1초 미만부터 5초 이상에 이를 수도 있다. (277쪽)
전기자극을 주어도 경련이 유발되지 않는 경우는 ECT 시행의 첫 회기에 초기 경련 역치를 적정(titration)하는 과정에서는 일반적으로 흔히 발생하는 상황이다. … ECT 자극을 다시 주기 전에 이전 자극에 의한 서맥이 자극 전 수준으로 회복된 것을 확인하고, 마취 및 근이완 상태가 유지되고 있음도 확인한다. 정맥투여한 마취제는 약물 종류 및 용량에 따라 시간이 다를 수 있고, 마취 효과에 따라 최대 5회까지 자극 투여를 반복하여 시도할 수 있다. (315-316쪽)
ECT는 항경련 효과가 있어서 같은 전하량의 자극으로 반복 시술 시 경련 역치가 증가하고 경련 시간이 감소한다. … 유지 ECT 시 시술 간격이 길수록 경련 시간이 증가하는 것은 경련 후 시간에 따라 역치가 정상화되는 것을 반영한다. 따라서 경련 역치가 매우 높아져 있는 상태인 급성기 ECT 때의 마지막 전하량을 유지치료 시 그대로 사용하는 경우 과도한 자극이 될 수 있으므로 경련 역치를 정기적으로 측정할 필요가 있다는 주장이 있다. 그러나 유지 ECT 시의 자극 전하량이 급성기 ECT 초기의 전하량의 2배가 되더라도 경련 시간 및 경련 후 억제 등이 비슷한 수준이라 보고되는 등 굳이 전하량을 재설정할 필요가 없다는 견해도 있다. (328쪽)
전 세계 대부분 선진국은 ECT에 대한 표준화된 교육과 훈련을 의과대학 학생의 교과 과정 및 정신건강의학과 전공의의 수련 과정에 포함하도록 권유하고 있다. 또한 ECT를 시행하는 임상가들을 위한 전문적 교육과 훈련 및 지속 교육을 위한 ECT 센터를 개설하여 운영하고 있다. … 대부분 정신의료기관에 ECT 기기가 있음에도 불구하고 구체적인 ECT 적응증 및 ECT 시술 방법 등과 관련한 규정이나 지침서가 없는 실정이다. 이런 문제점을 해결하기 위해서는 의료인의 교육 과정에 ECT 교육을 포함시켜야 하며, 올바른 ECT 시술을 위한 표준지침서를 마련하고, ECT를 시행하는 의료인들에 대한 교육과 훈련을 제공할 ECT 센터의 설립이 시급하다. (361쪽)
저전류 자극이 뉴런의 흥분성에 지속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이 밝혀진 뒤 이를 임상의학에 적용하려는 시도가 있었는데, 처음에는 뇌졸중 등 뇌질환 후유증에서 운동 및 인지기능 재활을 위해 시도되었다. … 우울장애의 전두엽 활성 불균형 가설에 따라 양극을 왼쪽 DLPFC에 음극을 오른쪽 DLPFC(또는 안와 상부)에 부착한다. 0.5~1mA 정도의 자극을 사용하여 한 번 자극 시 20분 지속한다. 자극 빈도는 1일 2회부터 2일 1회 사이이다. 한 치료 과정에서 이런 자극을 5~20회(대개 10회) 반복한다. (419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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