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르망디의 어느 시청 청사의 실제 모습을 똑같이 본뜬 것으로 한쪽에는 탑이 높이 솟아 있었고, 자연 그래도 내버려둔 담쟁이덩굴의 가느다란 수염 같은 잔뿌리들이 새로 지은 건물 위에 달라붙어 무척 근사해 보였다. 대리석 수영장과 40에어커가 넘는 잔디밭과 정원도 펼쳐져 있었다. 이것이 바로 개츠비의 저택이었다.
옆집에서는 여름 내내 밤마다 음악 소리가 들렸다. 개츠비 저택의 푸른 정원은 속삭임과 샴페인, 별들로 가득했고, 그사이를 부유하는 나방처럼 남자들과 젊은 여자들이 드나들었다.
데이지는 아주 이상한 목소리로 자기가 한때 알던 남자가 분명하다고 말하는 거예요. 그제야 난 예전에 데이지의 흰색 자동차에 타고 있던 그 장교와 이 개츠비를 연결시킬 수 있었어요.
“개츠비가 그 집을 왜 샀겠어요. 만 건너편에 데이지가 살고 있기 때문이에요.”
“안개만 없었다면 만 건너편에 있는 당신 집을 볼 수 있었을 거예요.” 개츠비가 말했다. “당신 집 부두 끝에는 언제나 밤새 녹색 등이 껴 있더군요.”
그들은 나를 아예 잊어버렸다. 데이지가 나를 한 번 올려다보며 한 손을 뻗었지만, 개츠비는 내 존재를 까맣게 잊었다. 나는 다시 한번 그들을 보았고, 그들은 생의 강렬함에 사로잡힌 채 멀리서 나를 돌아보았다.
어쩌면 눈부시게 빛나는 젊은 여자가 개츠비를 처음 본 순간, 그 마법과도 같은 한순간의 만남으로 그가 확고하게 지켜온 지난 오 년간의 사랑이 깨끗하게 지워질지도 몰랐다.
그는 과거에 대해 많은 이야기를 했고, 그 이야기를 통해 나는 그가 무언가를, 어쩌면 데이지를 처음 사랑했던 시절에 가졌던 느낌 같은 걸 되찾고 싶어 한다는 걸 알았다.
그의 입술이 닿았을 때 그녀는 그를 위해 꽃처럼 활짝 피었고 꿈은 완벽하게 실현되었다.
“아, 당신은 너무 많은 걸 원해요!” 그녀가 개츠비에게 소리쳤다. “난 이제 당신을 사랑해요……. 그걸로 충분하지 않아요? 지나간 일은 내가 어쩔 수 없잖아요.” 그녀가 속수무책으로 흐느껴 울기 시작했다.
“그들은 모두 썩어빠진 인간들입니다.” 나는 잔디밭 너머 소리쳤다. “당신은 그 빌어먹을 인간들 전부를 합친 것만큼이나 가치 있습니다.”
개츠비는 그 녹색 불빛을, 해가 갈수록 우리 눈앞에서 멀어져가는 그 격정적인 미래를 믿었다. 그것이 우리를 피해갔지만, 무슨 상관이랴. 내일 우리는 더 빨리 달릴 것이고, 더 멀리 팔을 뻗을 것이다……. 그러다 보면 어느 화창한 아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