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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홍 글자

주홍 글자

[ 양장 ] 열린책들 세계문학-202이동
리뷰 총점8.8 리뷰 6건 | 판매지수 16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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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0쪽 | 418g | 128*188*30mm
ISBN13 9788932912028
ISBN10 8932912025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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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고를 좀 더 자세히 읽어 보니 이 기묘한 여인의 다른 활동이며 수난에 대해서도 기록되어 있었다. 그 부분은 주로 「주홍 글자」라는 제목의 이야기에 언급되어 있다. 검사관 퓨 씨의 문서가 그 이야기의 주요 사실들이 사실임을 입증해 주었음을 유념해 주기 바란다. 원본은 주홍 글자 ─ 아주 기묘한 유품 ─ 와 함께 내가 소장하고 있으며, 만약 이 이야기에 커다란 흥미를 느껴 원본을 보고 싶어 하는 사람이 있다면 기꺼이 보여 줄 생각이다. 내가 이 이야기에 옷을 입히고 등장인물들을 움직이는 감정의 동기나 양상을 상상하면서 늙은 검사관의 여섯 장 원고 범위 안에만 틀어박혀 있었을 것이라고 단정 짓지는 말아 달라. 오히려 나는 그 사실을 내가 전적으로 창작해 낸 것인 양 자유분방한 상상력을 최대한 허용했다. 다만 그 줄거리의 출처가 분명함을 주장하는 것뿐이다. ---pp.44~45면, 서문 중에서

「그런데도 그자의 이름을 밝히지 않겠소? 아무리 그래도 그자는 내 손에 잡히고 말 것이오.」 그는 마치 운명이 자기편이라도 되는 양 자신 있는 표정으로 말을 이었다. 「그자가 당신처럼 옷에다 치욕의 글자를 붙이고 다니진 않겠지만, 난 그의 가슴에 찍힌 글자를 읽을 수 있을 거요. 그렇다고 그를 걱정할 건 없소! 하늘의 심판에 참견한다거나, 그자를 밀고해 인간의 법에 걸려들게 만드는 손해날 짓은 할 생각이 없으니 말이오. 또한 내가 그자의 목숨을 노리지나 않을까 하는 상상도 하지 마시오. 내가 판단하기에 그자는 상당한 명성을 가진 사람 같은데, 난 그 명성을 해치지도 않을 거요. 그자를 살려 둘 거요! 숨어 살 수 있다면 세상의 명성 속에 숨어 살게 해줄 거요! 그렇다 해도 그자는 내 손에 잡히고 말 거요!」---pp.96~97

이즈음 딤스데일 목사의 건강은 현저히 약해지기 시작했다. 그의 습성을 잘 아는 사람들의 말에 따르면, 젊은 목사의 얼굴이 창백한 것은 지나치게 연구에 몰두하고 교구 일을 빈틈없이 수행하고 무엇보다 속세의 추악함에 영혼의 등불이 꺼지거나 흐려지지 않을까 염려하여 금식과 철야를 자주 하기 때문이라고 했다. 어떤 이들은 만약 딤스데일 목사가 정말로 죽게 된다면, 그것은 이 세상에 더 이상 그분이 발을 딛고 살 만한 가치가 없기 때문이라고 단언하기까지 했다. 반면에 딤스데일 목사는 타고난 겸손함으로 만약 하늘이 자신을 거두어들이기로 하셨다면, 그것은 자신이 이 세상에서 가장 하잘것없는 사명조차 수행할 자격이 없기 때문일 거라고 공언했다. 이렇듯 그가 쇠약해진 원인을 두고 의견이 분분했지만 그가 쇠약해졌다는 사실만큼은 의심의 여지가 없었다. 그는 점점 수척해졌다. 목소리는 여전히 낭랑하고 감미로웠지만 쇠약의 징후처럼 우울함이 깃들어 있었다. 게다가 그는 조금만 놀라거나 갑작스러운 일을 당해도 손을 가슴에 얹고, 처음에는 얼굴을 붉혔다가 점점 창백해지면서 괴로워하는 모습을 종종 보였다.---pp.151~152

세상에 홀로 선 채 의지할 데라곤 전혀 없이, 인도하고 보호해야 할 어린 딸만 데리고서, 또한 예전의 지위를 되찾을 희망 ─ 자신의 그런 욕망을 그녀는 경멸하지 않았다 ─ 도 없이 그녀는 끊어진 사슬 조각을 버렸다. 세상의 법은 그녀가 생각하는 법과 맞지 않았다. 당시는 이제 갓 해방된 인간의 지성이 지난 세기들보다 더욱 활기차고 더욱 광범위한 영역을 점하고 있던 시대였다. 검을 든 자들이 귀족들과 왕들을 무너뜨렸다. 이들보다 더 대범한 자들은 낡은 원리와 밀접하게 결부되어 있는 낡은 편견의 지배 체제를 뒤집어엎고 재정비했다. 실제로 그랬다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진짜 보금자리였던 이론의 영역 안에서 그랬다는 것이다. 헤스터 프린은 이런 정신을 흡입했다. (……) 그뿐 아니라 여성이라는 종족에 대해서도 그와 같은 암울한 의문이 그녀의 마음에 떠오르곤 했다. 세상에서 가장 행복한 여자라 해도, 과연 여성으로서의 삶은 받아들일 가치가 있는 것일까? 헤스터 자신의 삶과 관련해서는 오래전에 그렇지 않다는 결론을 내리고서 더 이상 문제 삼지 않았다. 남자도 그렇지만 사색을 하는 여자는 말수가 적어지기도 할뿐더러 서글퍼지기도 한다. 아마도 그녀는 자신 앞에 전혀 가망 없는 일이 놓여 있다는 것을 깨달았는지 모른다. 우선은 사회의 전 구조가 뒤집히고 새로 건설되어야 한다. 그런 다음 여성이 공평하고 적절하다고 할 만한 지위를 떠맡을 수 있기 위해서는, 남성의 천성 자체나 대대로 전해 내려오면서 천성에 가까워진 습성이 본질적으로 수정되어야 한다. 마지막으로, 다른 모든 난관을 제거했더라도 여성 스스로가 훨씬 크게 변모하지 않는다면 이런 앞선 개혁들을 이용할 수 없을 것이다. ---pp.205~206

딤스데일 목사가 세상을 뜬 뒤 로저 칠링워스로 알려진 노인의 모습과 태도에 일어난 변화만큼 눈에 띄는 것도 없었다. 그의 모든 기운과 정력 ─ 모든 생명력과 지력 ─ 이 단박에 그에게서 빠져나간 듯했다. 뿌리 뽑힌 잡초가 햇볕에 시들어 버리듯 칠링워스 또한 실제로 시들고 오그라들어 인간의 시야에 들어오지 않다시피 했다. 이 불행한 남자의 삶을 지탱해 준 원리는 복수를 계획하여 체계적으로 행하는 것이었다. 그 복수가 완전한 승리를 거두며 완수됨으로써 더 이상 악의 원리를 떠받쳐 줄 소재가 남지 않게 된 후, 다시 말해 이 세상에서 그가 할 만한 악마의 일거리가 없어진 후, 인간성을 상실한 인간에게 남는 것은 주인인 악마가 충분한 임무와 합당한 보수를 제공해 주는 곳으로 향하는 일뿐이었다. 그러나 로저 칠링워스를 비롯하여 그토록 오랫동안 우리 가까이 있던 이런 그림자 같은 존재들에게도 우리는 기꺼이 자비를 베풀고 싶다. 사랑과 증오가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인가 하는 문제는 관찰하고 연구해 볼 만한 흥미로운 주제이다. 사랑과 증오가 가장 높은 단계에 이르면 극도의 친밀감과 마음의 이해를 요구하게 된다. 사랑과 증오는 한 인간으로 하여금 또 다른 인간에게 애정과 영적인 삶의 양식을 의존하게 만든다. 사랑과 증오는 그 상대가 없어지고 나면 죽도록 사랑하는 자나 죽도록 증오하는 자 모두를 쓸쓸하고 황폐하게 만든다. 따라서 철학적으로 곰곰이 생각해 보면, 사랑과 증오는 본질적으로 동일한 것 같다. 다만 하나는 천국의 광채 속에서 보이고, 다른 하나는 어스레하고 섬뜩한 불빛 속에서 보인다는 점이 다를 것이다. 비록 서로가 희생자이긴 했지만 이승에서 쌓인 증오와 반감이 영적 세계에서는 황금빛 사랑으로 변해 있는 것을 늙은 의사와 젊은 목사는 뜻밖에 알게 되었을지 모른다.
---pp.320~3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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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천평 추천평 보이기/감추기

『주홍 글자』는 이제까지 미국에서 나온 적 없는 가장 훌륭하고 상상력 넘치는 작품이다.
헨리 제임스
어떤 책도 이 소설만큼 심오하지도, 이중적이지도, 완전하지도 않다.
D. H. 로런스
나를 사로잡은 것은 호손의 어둠이다. 그의 천재성을 기리는 표시로 『모비 딕』을 호손에게 헌정한다.
허먼 멜빌
진정한 천재 작가.
애드거 앨런 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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