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주의 혁명의 한 측면으로서 여성주의상담은 상담자와 내담자, 동료 그리고 지역사회의 삶에 내면화되고 인격화되기 때문에 가장 교묘하고 강력한 수준에서 가부장제적 지배를 전복하는 기능을 한다. 가부장제적 억압의 외적이고 공공연한 표현에 대해 말을 거는 여성주의의 다른 표현들과는 달리, 여성주의상담은 가부장제가 모든 사람의 일상적 삶 ?정체성, 정서 표현 양식, 개인의 권력과 무력의 경험 ?에 새겨져 우리에게 심각한 손실을 가져오는 비가시적이고 때로는 무의식적인 방식에 관심을 가진다. 심리치료의 다른 접근들과는 달리 여성주의상담은 단순히 개인적인 괴로움만이 아니라 아픔과 치유의 사회적· 정치적인 의미에 관심을 기울인다. 여성주의상담은 그 목표를 여성주의 의식의 생성과 여성주의적 행동을 지향하는 운동에 둔다. 여성주의상담의 우선적이고 가장 중요한 ‘내담자’는 여성주의상담이 자리 잡고 있는 문화이다. 즉, 여성주의상담자의 우선적이고 주요한 역할은 사회를 근본적으로 변화시키는 것이다. --- p.36
억압에 대항하는 투쟁을 위한 학파로서의 여성주의상담 이론은 지배문화에서 공통적으로 제시되는 심리치료 과업과는 근본적으로 다르다. 여성주의상담의 관점에서 심리치료의 목표는 달래는 것이 아니라 파괴하는 것이다. 적응이 아니라 권력 강화이다. 심리치료 문화를 비평하는 레이철 퍼킨스는 특히 정서적 고통을 병리의 명백한 증거로 추정하는 심리적 접근을 문제 삼는다(Perkins, 1991b). 그녀는 그런 관점이 어떻게 필연적으로 상담자의 권력과 전문성을 여성주의적 분석과 사회 변화에 필요한 정치적인 화와 분노의 형태를 침식하는 데 사용되도록 할 것인지에 대해 썼다. 상담이 여성주의적이 되려면 경험을 덮어버려서는 안 되며, 때로 고통스러운 사회 현실에 대한 각성을 증진시키고, 상담자와 내담자가 자신들이 공유하는 실재를 볼 수 있도록 렌즈(그것이 있다면)를 닦는 것으로 이어져야 한다. --- p.53
결과적으로 변경에 있는 사람의 관점에서 보는 백인 집단에 관한 이론과 관찰은 신선하고, 때로는 지배집단과 가부장제적 관계의 특징인 지배?종속 위계 내의 일반적인 인간 행동에 관해 놀랄 만한 통찰을 보여준다. 이러한 관찰을 ‘일화적’이라거나 ‘직관적’이라거나 ‘편집증적’이라고 제쳐두기보다 중요한 자료 자원으로 취한다면, 여성주의상담이 ‘백인이라면 당신은 옳다’라는 전제를 허물어뜨리는 것을 도울 것이다. --- p.117
여성주의 이론에서 권력의 구성이 많이 논의되고 분석되었다 하더라도 이 문제의 일부는 여성주의상담자가 스스로를 권력을 소유한 사람으로 보는 것을 많이 불편해한다는 사실을 반영하는 것처럼 보인다. 내가 북미와 유럽의 여성주의상담자들에게 이 문제에 대해 자문을 구할 때마다 우리 집단이 어떤 종류의 권력도 소유하기를 어려워한다는 것에 거듭 놀랐다. 단지 몇몇 여성주의상담자만 권력적인 행동을 받아들이는 것처럼 보였다. 사무적인 방식으로 권력을 사용하는 것이 마치 우리와 우리에게 중요한 사람 또는 문화에 상처 입히는 것으로 보여서 그것과 어떻게든 연결되는 것을 피하려 하는 것 같다. 권력은 억압과 동일한 것으로 여겨졌다. 그러나 무시된 권력은 통제 밖의 권력이 된다. 그것이 소유되지 않을 때, 그것을 우리의 외부에 있는 것으로 선언할 때 그것은 미쳐 날뛰게 되고 일단 부정되면 더 강력하게 억압적이 된다. 권력을 멀리한다고 우리가 가진 권력이 사라지지는 않는다. 오히려 가부장제적인 형태로 자리 잡게 된다. 우리가 단순히 권력을 부정하거나 최소화한다고 해서 나타나지 않는 것은 아니다. --- p.158
따라서 내담자의 권력에 대한 여성주의적 분석은, 내담자가 의존적인 관계에 들어가는 것 말고는 선택의 여지가 없는 고통 속에 있는 자신을 경험하는 순간에도 그녀의 능력과 자발성을 가부장제적 규범에 대한 저항의 한 가지 표현으로서 임시적이지만 자발적으로 의존적이 되는 것으로 구성한다. 저항하는 능력과 관계에서 의존적인 입장에 처하는 위험을 각오하는 능력은, 처음에는 내담자가 그것을 약함이나 결점으로 경험한다 할지라도 내담자의 역할에 내재하는 권력의 고유한 영역이다. 이 지점에서 여성주의상담이 주류 상담 이론과 구별되는 것은 의존을 권력의 숨겨진 형태로, 가부장제적 규범에 대한 저항으로 인식한다는 점이다. 그렇게 틀 짓고 그것을 내담자에게 되돌리는 것은 내담자가 그 영역과 다른 영역에서의 권력을 수용하도록 촉진하는 한 걸음이다. --- p.169
여성주의상담 윤리는 가부장제적인 억압을 변혁하는 과정에서 상담자와 내담자가 연합하는 그리고 한 사람의 해방이 다른 사람을 억압하지 않는 태도를 취한다. 여성주의상담 실천의 모든 면이 여성주의적인 사회 변화를 위한 투쟁으로 형성되기 때문에 실천의 모든 측면에 윤리적 의미와 윤리적 행동으로 움직일 가능성을 부여한다. 여성주의 패러다임으로 이론화된 윤리는 상담자들에게 그들 스스로를 억압적인 지배의 가능한 존재로 검토하라고 요청한다. 여성주의상담자에 의해 윤리적인 태도가 발전되는 과정은 그 자체가 내재적으로 여성주의적이어야 한다. 즉, 가부장제적 온정주의(또는 모계적 온정주의)를 권력을 나누는 것으로 바꾸면서 억압받는 사람의 목소리에 특권을 부여해야 하고 상담자의 전문가 중심성을 벗어나야 한다(Rave & Larsen, 1990). 여성주의상담 윤리는 정치적 상황과 권력관계를 특히 정의로운 윤리적 투쟁과 이론화가 있어야 할 영역으로서 규정하면서 억압과 지배에 의문을 제기하는 일에 참여한다(Brown, 1991c;Kanuha, 1990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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