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눈으로 세상을 보고 싶다고? 턱도 없는 소리다. 우리 눈은 육안이 아니다. ‘미디어’라는 콩깍지를 덮어쓴 지 오래됐다. 보이는 세상은 어떤가. 대상은 산란되어 손에 잡히지 않고, 실상은 모호하여 시청(視聽)해도 견문(見聞)할 수가 없다. 우리 모두는 모델의 삶을 산다. 제가끔의 모델을 자기의 정체로 여기며 살아간다. 욕망은 어디에 있는가. 모델의 포즈 속에 있다. 그리하여 산다는 것은 포즈를 취하는 일이 맞다. 모델은 꿈이나 헛것, 또는 거품이나 그림자가 아니다. 그것을 의심하면 모델링된 삶이 무너져 내린다. 이 책의 저자가 묻는다. 이 심오한 국면에서 예술은 무슨 짓을 하고 있으며, 모델은 무엇을 획책하려 하는가. 예술은 가상과 실제를 헤엄치는데, 그 물속의 물고기는 목마르다 하는구나!
손철주 (미술평론가)
모델은 가만히 앉거나 서 있는 것 외에는 아무 작업도 하지 않는, 그저 관찰과 모방의 대상일 뿐이었다. 적어도 이 책을 읽기 전까지라면 말이다. 저자인 웬디 스타이너는 모델이 자신을 드러내는 방식이 이미지의 의미화에 아주 커다란 역할을 한다고 주장한다. 이를테면 초상화는 앉은 이의 표정과 정서, 그리고 처한 상황 등이 생김새와 함께 구성해낸 융합적인 결과물이라는 것이다. 이 책의 묘미는 늘 벙어리인 줄로만 알았던 모델에게 말을 시키는 것에 있다. 화가보다 모델이 더 리얼하게 작품을 말해줄 수 있다니 놀랍다. 예술 창조자의 시선뿐 아니라 창조된 자의 목소리가 생생하게 느껴지는, 한마디로 실감나는 책이다.
이주은 (미술사학자ㆍ성신여대 교수)
웬디 스타이너는 오늘날 문화의 영역을 유려하고 재치 있게 조망하면서 ‘아름다움에 관한 전반적인 이해에 혁명이 일어나고 있다’는 뜻밖의 결론에 도달한다. 인위적으로 조작된 유명인과 슈퍼모델의 완벽한 외형(그리고 플라톤적 건축과 조각 등)은 보다 상호작용적인 아름다움에 자리를 내어주고 있다. 정말로 실제적인 것은 관객을 메두사의 머리처럼 돌로 만들어버리는 것이 아니라 생기 넘치는 상호작용 속으로, 즉 현실 속으로 끌어들인다.
찰스 젠크스 (『비판적 모더니즘: 포스트모더니즘은 어디로 가고 있나?』 저자)
독창적인 사상가 웬디 스타이너, 나는 언제나 즐거운 마음으로, 나의 배움을 더욱 드높여주리라는 기대감으로 그녀의 다음 저서를 기대한다. 이 연구서에서 스타이너는 예술가와 모델 사이의 표면적인 거리를 가장 심오하고 여러 갈래로 뻗어 나갈 가능성을 지닌 친밀감의 공간으로서 탐색한다. 또한 모델링에서 작동하는 심리학적, 철학적, 정치적, 미학적 관계들도 명쾌한 문장으로 분석한다. …… 그녀는 모델링이라는 행위가 제기하는 예상치 못했던 여러 질문들에 관해 아름답고도 엄밀한 글을 썼다.
마이클 홀퀴스트 (예일 대학교 명예교수)
오늘날의 시각문화와 문학에 대한 생생한 연구. …… 사실처럼 보이는 것들이 아무리 많아져도 예술이라는 기교의 산물을 제거할 수 없으리라.
『타임스 리터러리 서플먼트』
미학과 미술의 미래, 특히 예술의 미래에 관심 있는 사람들에게 권장한다.
뉴 북스 네트워크
모델 문제의 제기는 현재를 정의하는 주요한 문제들과 아이러니들을 철저히 고찰하는 일이 되었다.
슬라우트 재단