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익숙한 길의 왼쪽
황선미
미디어창비 2019.03.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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책소개

목차

작가의 말 - 내가 나일 수 있는 것들

1부 오래된 통증

새끼손가락
옴망눈
못난이 손톱
잔인한 등
흉터 - 왜 그랬을까
엿듣다
아파하라
또 다른 엄마
찬란한 다리
목소리
손가락
흔들리다

2부 오래된 조각들

황금빛 시절
나는 아이러니다
꼭 그런 날이 있다
혹시 그는 베토벤이었을까
책에 대하여
꽃그늘
밑반찬
그 아이는 때때로
어떤 영화
봄비 오십니다
윗집 소리
신용 부적격자
그때 처음 비로소 나는 기뻤다

3부 이방인일 때 다가오는 것들

지금 나는 - 고요하다 이상할 만큼
익숙한 길의 왼쪽
아이셰
빈집
낯선 도시에서 - 부쿠레슈티
소피아 학교에서
어떤 발걸음 - 베를린 애니메이션 영화제
옥스퍼드에서
알프스 하이킹
늘 서툰 사람이라서
동화에는 마법의 힘이 있는 것 같다

저자 소개1

黃善美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경기도 평택에서 보냈고, 16년 동안 『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 『주문에 걸린 마을』 등을 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으며, 미국 펭귄출판사를 비롯해 수십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2012년 국제 안데르센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4년 런던국제도서전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오솔길을 열심히 걸으며 사는 게 멋지다는 걸 알 수 있는 작품을 쓰려고 합니다.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한 심리 묘사와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로 수많은 어린이들의
충남 홍성에서 태어나 어린 시절을 경기도 평택에서 보냈고, 16년 동안 『나쁜 어린이 표』, 『마당을 나온 암탉』, 『바람이 사는 꺽다리 집』, 『주문에 걸린 마을』 등을 냈습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국내에서 애니메이션으로도 제작되었으며, 미국 펭귄출판사를 비롯해 수십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습니다. 2012년 국제 안데르센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4년 런던국제도서전 ‘오늘의 작가’로 선정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오솔길을 열심히 걸으며 사는 게 멋지다는 걸 알 수 있는 작품을 쓰려고 합니다.

사실적이면서도 섬세한 심리 묘사와 마음을 어루만지는 이야기로 수많은 어린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는 작가. 작품을 통해, 때로는 여러 자리를 통해 항상 어린이들 가까이에서 함께하고 있다. 지금까지 60여 권의 책을 썼고, 대한민국 문화예술상 대통령 표창, SBS 어린이 미디어 대상, 아동문학평론 신인상, 세종아동문학상, 소천문학상 등을 수상했으며 현재 서울예술대학교 문예창작과 교수로 있다.

1963년 충청남도 홍성에서 태어나 서울예술대학 문예창작과와 광주대학교 문예창작과, 중앙대학교 대학원 문예창작과를 졸업했다. 1995년 단편 「구슬아, 구슬아」로 아동문학평론 신인문학상을, 중편 「마음에 심는 꽃」으로 농민문학상을 수상하며 문단에 데뷔했다. 1997년에는 제1회 탐라문학상 동화 부문을 수상했고, 『나쁜 어린이표』, 『마당을 나온 암탉』, 『까치우는 아침』, 『내 푸른 자전거』, 『여름 나무』, 『앵초의 노란 집』, 『샘마을 몽당깨비』, 『목걸이 열쇠』, 『뒤뜰에 골칫거리가 산다』, 『들키고 싶은 비밀』, 『엑시트』, 『세상에서 제일 달고나』 등을 썼다.

가난했던 어린 시절 학교에서 시간 가는 줄도 모르고 혼자 캄캄해질 때까지 학교에 남아 동화책을 읽곤 했던 그녀의 글은, 발랄한 상상력을 바탕으로 글을 써나가는 다른 90년대 여성작가들 달리 깊은 주제 의식을 담고 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그 대표적 예. 근대 · 문명을 상징하는 '마당'과 탈근대·자연을 상징하는 저수지를 배경으로, 암탉 잎싹의 자유를 향한 의지와 아름다운 모성애를 감동적으로 그려내고 있다.

2000년에 출간한 그녀의 대표작 『마당을 나온 암탉』은 알을 품어 병아리를 만들어 보겠다는 소망을 갖고 살던 암탉 잎싹의 이야기다. 양계장에서 편하게 사는 것을 포기하고 안전한 마당을 나온 잎싹은 우연히 청둥오리의 알을 품게 되는데, 그렇게 부화한 청둥오리를 사랑과 정성으로 키우고 자신의 목숨을 족제비에게 내주기까지 한다. 고통스럽지만 자신의 꿈과 자유, 그리고 사랑을 실현해나가는 삶을 아름다운 동화로 그려냈다. 『마당을 나온 암탉』은 ‘죽음’을 전면에 내세워 어린이문학의 금기에 도전했고, 국내 창작동화로는 첫 번째 밀리언셀러를 기록하였다. 애니메이션 영화로 제작해 한국 애니메이션 역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하였고, 뮤지컬, 연극, 판소리 등 다양한 공연으로도 선보이고 있다. 미국 펭귄출판사를 비롯해 수십 개국에 번역 출간되었다. 2012년 국제 안데르센 상 후보에 올랐으며, 2014년 런던국제도서전 ‘오늘의 작가’로 선정, 폴란드 ‘올해의 아름다운 책’ 등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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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06일
쪽수, 무게, 크기
204쪽 | 286g | 128*188*20mm
ISBN13
9791189280222

출판사 리뷰

익숙한 길의 왼쪽 모퉁이를 돌면
거기엔 어떤 세상이 펼쳐질까?


“늘 다니던 익숙한 길의 왼쪽에 이런 세상이 있었구나.
왜 나는 한가지 길밖에 몰랐을까.
익숙하고 편리한 게 전부가 아닌 줄 그때 이미 알았으면서
나의 오른쪽이 무너지고 있는 줄은 이렇게 몰랐다니.“ - 본문 중에서

오십대. 무너져가는 몸을 긍정하기 어렵고 믿기 힘든 나이 앞에서 작가는 말한다. 담담하게 이게 내 나이란다, 하고. 몸의 불균형은 진작부터 시작되었건만, 오른쪽 몸이 쓸 수 없을 만큼 망가지고 나서야 몸이 내지르는 비명을 비로소 마주한다. 똑바로 걸어도 늘 다른 모양으로 닳는 신발 축처럼 내 뜻대로 제어할 수 없는 몸의 휘청거림들을.
그럼에도 그는 끊임없이 자신을 고독의 시간 안에 던져 놓는다. 다시는 이런 외로움을 겪지 않으리라, 다짐하고는 또다시 스스로를 유배하는 길로 떠난다. 어느 날 낯선 타지에서조차 늘 익숙한 길로 향하던 자신을 발견하곤 편리하고 익숙하던 오른쪽 길을 버리고 왼쪽 길의 생경한 풍경 쪽으로 향한다. 익숙하지 않은 것들이 주는 두려움은 도리어 온몸의 감각을 깨우고, 작가의 사유를 빛나게 한다. 낯선 길의 경계심은 마치 어린아이처럼 작은 것도 기쁘게 받아들이게 해주었다. 그리고 마침내 익숙한 길의 왼쪽 모퉁이를 돌아 펼쳐질 세상 앞으로 한걸음 더 내디딘다.

“오른손잡이로 너무 오래 살았다. 이제부터는 왼쪽의 삶에 무엇이 있는지 봐야겠다. 서툴고 느리고 두렵고 어색할 테지만 왼쪽 길에도 역시 도전할 만한 뭔가가 있지 않겠나.” - 본문 중에서

엄마를 긍정하지 않고도
쌓아 올릴 수 있었던 자존의 시간들


“정말 왜 그랬을까.
엄마가 나를 사랑한다고 느낀 적이 없다.
징글징글하게 말 안 듣는 년. 고집 센 년. 지 애비 닮은 년.
심지어 ‘넌 친구도 없지?’까지.
엄마에게 나는 이런 애였다.” - 본문 중에서

총 맞은 심장처럼 무너지던, 한겨울 들판에 벌거숭이로 홀로 서 있는 것처럼 평생 가슴이 아리고 슬픈 상처였던 엄마와의 불화. 지독하게 혼자였던 그때 그 상처를 다시금 헤집으며, 작가는 우리를 자신의 심장 한가운데까지 끌고 들어간다. 늘 내면의 자아를 웅크리게 하고 외롭게 만든 원인은 바로 엄마. 자식을 보듬는 품이 넉넉한 사람이 아닌, 기어코 가족을 지켜내려 싸워야 했기에 아픈 손가락이던 장녀를 제일 먼저 외면했던 엄마. 그의 솔직한 이야기와 아픈 경험을 따라가다 보면 슬픈 내면을 보호하고자 벽을 쳤던, 한 개인의 가장 깊숙한 속마음을 읽어내게 된다. 어머니에 대한 날카로운 기록들이 하나씩 풀릴 때마다, 허구 속으로 도망치며 자신을 위로했던 작은 아이를 만난다.

“나는 엄마가 나를 사랑했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우리 관계는 잘못 꿰어진 단추처럼 어색했다. 그러나 그날만큼은 내가 엄마의 새끼였다는 걸 인정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엄마의 나이가 되어갈수록 이토록 가슴이 저미는 모양이다. 내 살과 뼈가 엄마의 것이라서. 혹시 하필이면 내가 엄마를 가장 아프게 한 상처라서 엄마가 평생 그 흉터를 확인하며 살게 만들었던 건 아닐까.“ - 본문 중에서

이방인일 때 다가오는 것들

스웨덴 레지던스, 베를린 애니메이션 영화제, 한국·터키 수교 60주년 기념행사 등 작가는 세계 곳곳으로 발걸음을 옮기고 사람들을 만났다. 터키에서 한글 편지를 건넨 한 명민한 젊은 여성과의 인연은 지금까지 이어오고 있다. 낯선 도시 부쿠레슈티의 호텔방 TV에서 한국 드라마가 방송되고, 곳곳의 해외 젊은이들에게서 한류를 실감한다. 스웨덴 소피아 학교에서는 그의 요청으로 미리 한국 작품을 읽은 아이들과의 특별한 만남도 있었다. 여느 아이들과 다르지 않은 장난기 어린 눈으로 “어떤 동물을 가장 좋아하세요?”라고 묻는 모습에 절로 미소가 지어진다. 조금은 불순한 요청이 섞인 초대로 홀로 힘들게 알프스에 오르기까지, 작가는 만나는 모든 풍경을 낯설게 마주한다. 두고두고 다시 만나고 싶은 인연은 남았고, 어디론가 다시 떠나 길을 걷고 싶은 마음은 되살아난다. 이렇게 가장 오래된 통증이었던 유년의 조각과 낯선 체험은 그의 뼈와 살이 되어 몸 어딘가에 남았다가 모두가 깊이 공감할 수 있는 글이 되었다. 『익숙한 길의 왼쪽』에서 작가 황선미는 우리 모두에게 아직 가지 않은 길을 나와 함께 걸어 보자고 뜨거운 손을 내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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