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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나는 천사를 믿지 않지만

조병준 저 | 그린비 | 2002년 08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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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02년 08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40쪽 | 크기확인중
ISBN13 9788976820662
ISBN10 897682066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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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조병준
서강대학교 신문방송학과와 같은 대학원을 졸업했다. 방송 개발원 연구원, 광고 프로덕션 조감독, 자유 기고가, 극단 기획자, 방송 구성 작가, 대학 강사, 번역자 등 여러 직업을 거쳐 1992년 「세계의 문학」가을호(통권65호)에 '평화의 잠'등 3편의 시로 등단했다. 1993년 말부터 1995년까지, 또 1997년 8월부터 1998년 1월까지 인도와 유럽 등지를 여행했고, 그 사이 세 번에 걸쳐 약 12개월 간 인도 캘커타의 '마더 테레사의 집'에서 자원봉사자 생활을 경험하기도 했다.

1995년 말부터 여러 매체를 통해 문화에 관한 글을 집중적으로 발표했고 <유나바머>, <영화, 그 비밀의 언어>등의 책을 번역했다. 지은 책으로는 <오후 4시의 평화 :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길에서 만나다>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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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과 우정을 재미있게 비교한 글이 있었습니다. 프랑스의 소설가 미셸 투르니에가 <열쇠와 자물쇠>라는 책에서 쓴 짤막한 글입니다. 아주 재미있게 읽었던 터라, 여러분에게 다시 한 번 소개하고 싶네요. 미셸 투르니에는 사랑과 우정의 차이를 이렇게 설명합니다.

'우정은 상호성이 없이는 존재할 수 없다. 여러분은 여러분에게 우정을 갖고 있지 않은 누군가가 아니면 우정을 가질 수 없다. 우정은 서로 주고 받든가 아니면 서로 주고 받지 못하든가 그 둘 중에 하나다. 반면에 사랑은... . 사랑과 우정 사이에는 또 하나의 차이가 있다. 존경심이 없는 우정은 존재할 수가 없다는 사실이다. 우정은 경멸에 의해 깨진다. 그렇지만 사랑은 ...'
--- p.78
붕대를 감아 주려면 먼저 손을 잡아 주어야 합니다. 상처 없는 인생은 없습니다. 짐승투성이 세상이니까요. 그 상처를 달래 다랄고, 아니면 달래 주겠다고 손 내밀었다가 더 큰 상처를 입는 일이 흔한 인생입니다. 인간은 천사가 되지 못합니다. 잘해야 인간이고, 못하면 짐승이지요. 그런데 짐승이면서 인간이고, 어쩐 일인지 동시에 천사의 얼굴까지 보여 주는 사람들이 가끔 있습니다. 그런 사람들이 세상은 살 만한 것이라고 가르쳐 줍니다.
--- p.23
마드리드를 떠나기 전날이었습니다. 마르따의 집에서 쓰는 커피메이커를 사고 싶다고 제가 말했습니다. 에스프레소를 끓이는 카페테라라는 이름의 커피메이커였습니다. 몇군데 가게를 가보았지만 이미 문이 닫혀있었습니다. 꼭 마드리드에서만 파는 물건도 아니었던 지라 마르따와의 마지막이 될지도 모르는 저녁을 쓸데 없는 쇼핑으로 보낼 필요는 없었습니다. 밤 늦게까지 이야기를 나누다가 잘 자라는 인사와 작별인사를 함께 했습니다.

저는 아침에 출근할 때 깨우라고 말했지만 마르따는 저를 깨우지 않았습니다. 일어나 보니 벌써 날이 환해져 있었습니다. 부엌에서 마르따의 여동생이 제 아침 식사를 준비하고 있었습니다. 세수를 하려고 욕실에 들어갔습니다. 세면대 위에 두툼한 물건이 포장지에 싸여있었습니다. 그리고 그 위에 편지봉투가 놓여 있었습니다. 사랑하는 준, 새 카페테라를 사 주고 싶었는데 그럴 시간이 없네, 미안해 . 새것은 아니지만 받아 주렴, 그리고 서울에 가서 커피를 마실때마다 나를 기억하렴, 편지에는 그렇게 적혀 있었습니다.

마르따는 집에서 쓰던 카페테라를 깨끗이 닦아 제게 선물한 것입니다. 마르따는 그런 여자였습니다. 언제나 제게 무엇인가를 주려고 애쓰고 또 항상 무엇인가를 제게 주었던 친구 였습니다. 짧은 시간이었지만 캘커타에서도 항상 웃는 얼굴로 열심히 일하던 봉사자였습니다. 착한여자, 마르따를 한 마디로 표현하라면 그 말이 제일 좋은 말입니다. 그렇게 착한 마르따는 한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그 남자가 자신에게 돌려주는 것이 자신이 준 것의 백분의 일, 천분의 일에도 못미쳐도 여전히 그 남자를 사랑했습니다.
--- p.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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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병준이 쓴『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는 1998년에 <오후 4시의 평화> <나는 천사를 믿지 않지만>이란 서로 다른 2개의 부제를 달고 그린비와 박가서장에서 각각 출간되었다. 두 권 모두 출간된 이후부터 독자들의 꾸준한 사랑을 받아왔으나 한동안『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 나는 천사를 믿지 않지만』은 박가서장 출판사의 사정으로 인해 절판되었고 따라서 2년 동안 그린비 판만이 독자들과 만날 수 있었다.

하지만 박가서장 판은 그린비 판과 함께 나란히 존재해야 하는 책이었다. 게다가 절판된 책에 대한 독자들의 아쉬움까지 더해지고 있었기 때문에 박가서장과 그린비 그리고 조병준이 함께 모여 절판된 『제 친구들하고 인사하실래요? ―나는 천사를 믿지 않지만』을 이번에 그린비에서 재출간하기로 결정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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