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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신의 손은 무엇을 꿈꾸는가 1

당신의 손은 무엇을 꿈꾸는가 1

: 100인의 손에 새겨진 인생의 무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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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5월 09일
쪽수, 무게, 크기 312쪽 | 564g | 152*225*30mm
ISBN13 9788950936525
ISBN10 89509365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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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김용훈
사람들이 무심코 지나치는 것들을 자신만의 시각으로 음미하는 것을 즐긴다. 세상에 많고 많은 감동을 놓치지 않기 위해 오늘도 글을 쓴다. 이번에는 세상의 ‘손 이야기’를 꺼내 놓았다. 손은 한 사람의 역사이자 세상과 소통하는 아날로그적 열쇠다. 그 손에 담겨 있는 소중한 삶의 모습이 궁금해, 2년에 걸쳐 100가지 손을 만났다. 아직도 그들의 미친 듯한 열정에 설렌다고 말하는 그가 이 시대 최고의 손들을 소개한다. 1971년 전라북도 군산에서 태어났다. 최초로 서민 음반사 마이너스타를 설립하고 그룹사운드 백마의 보컬, 뉴서울필하모닉오케스트라 임프레사리오로도 활동했다. 문화콘텐츠진흥원 기획창작아카데미, 한국만화스토리작가협회에 소속되어 있으며 현재 IT 업체 홍보실장을 맡고 있다. 지은 책으로 ≪늙은왕자≫ ≪할아버지 쉿≫ 등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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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어날 때부터 두 다리가 없었다. 손가락도 통틀어 네 개뿐. 다섯 살이 되었어도 손가락에 힘이 없어 연필을 잡는 족족 떨어뜨리는 그녀에게 엄마는 ‘품위’를 선물하고 싶었다. 엄마의 직감은 ‘피아노’였다. (……) 피아노를 가르쳐줄 선생님을 찾는 것조차 쉽지 않았다. 지방까지 돌며 백방으로 알아봤지만, 모두가 손사래를 쳤다.
간절한 엄마의 기도에 하늘이 답을 준 것은 그녀가 여섯 살 때. 피아노 학원을 운영하던 조미경 원장이었다. (……) 하루도 거르지 않고 열 시간씩 지옥 훈련이 시작되었다. 하지만 손가락 자체에 힘이 없어서 그녀가 짚는 건반에서는 소리가 나지 않았다. 다른 아이들이 피아노를 배우고 간 뒤에도 그녀와 조씨의 1 대 1 교습은 계속되었다. 네 손가락 끝엔 물집이 잡혔고, 결국 그녀는 몸살로 앓아누웠다. 그렇게 3개월여가 지난 어느 날, 드디어 피아노가 말문을 열었다.

“나비야, 나비야.” _49~50쪽
분당에 조그맣게 구두 수선 가게를 차렸다. 분당 신도시가 막 생겨날 시점이어서 건물도 없고 손님은 더 없었다. 고작 하루 1만 원 버는 게 전부. (……) 하늘이 원망스러웠다. 설상가상으로 심장에 칼슘이 쌓여 심장 수술을 받아야 했다. 참으로 파란만장한 삶. 지금까지 고생했던 기억들이 파노라마처럼 지나가면서 세상에 왜 태어났을까 하는 서글픔과 외로움, 부모에 대한 원망, 사회에 대한 울분이 커져만 갔다. 중환자실에서 15일 동안 사투를 벌였다. 다행히도 신이 마지막 끈을 자르지 않았다.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극한에 다녀오니 세상에 감사한 마음뿐이었다. 그때 다짐했다. 욕심을 버리자! 도 닦는 심정으로 구두를 닦기 시작했다.

아마추어는 상대방의 손이 나오면 피하지만, 프로는 나올 것 같으면 피한다. 그만큼 육감이 발달한다. 미친 듯 피나게 연습을 하다 보면 눈과 육감이 발달해서, 마치 권법을 부리듯 웬만한 공격은 빤히 보인다. 그는 시작한 지 2년 뒤에 그 느낌을 이해할 수 있었다. (……) 승리를 못 따내 권투를 포기할까 하는 시점엔 어머니가 한 번은 이겨보고 관둬야 하지 않겠냐며 오히려 불을 붙였다.

빈손으로 태어나, 기쁨이 서 말이었다면 슬픔은 열 말이었으리라. 칼갈이는 피눈물 나는 고생을 해보지 않은 사람은 할 수 없다. (……) 그의 손이 무뎌진 칼날을 쓱 만질 때 머릿속엔 이런 생각이 스쳐 지나갈 것이다.
‘너도 참 고생 많이 했구나. 내가 힘을 줄 테니, 오늘 새롭게 태어나서 세상 좋은 곳에서 활약해라!’
비단 칼에게만 하는 소리는 아닐 것이다.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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