다이애나는 왕성한 로맨스 작가로서 널리 이름을 떨치고 있으며 글 쓰는 일은 물론 다른 작가의 작품 탐색에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첫눈에 반하는 사랑을 경험한 그녀는 자신의 체험을 바탕으로 작품의 현실적 감각을 더욱 높여 독자들로부터 많은 찬사를 받고 있다. 현재는 목가적인 전원에서 단란한 가정을 꾸리고 있다.
어느새 세트는 케이트의 눈앞에 서 있었다. 그녀는 그의 존재감에 숨이 막혔다. 마치 깊이를 알 수 없는 늪에 빠져 허우적거리는 느낌이었다.
"내일은 평소와 다름없는 아주 유능하고 일 잘하는 인테리어 디자이너로 돌아가도 좋아. 하지만 그 전에 예전에 내가 알았던 사랑스러운 케이트는 어디로 사라졌는지 설명해 줘."
악마 같은 인간! 지금 그걸 말이라고 하는 거야? 그녀는 대답할 가치도 없다고 속으로 외치며 그에게서 몸을 돌려 그와 최대한 멀리 떨어진 의자에 앉았다. "'예전에 내가 알았던 사랑스러운 케이트'"라니 지금 누구 놀려? 잠시나마 그는 어린 그녀의 행복을 진심으로 걱정해 주는 것 같았다. 하지만 그는 결코 그녀를 사랑하지 않았다. 사랑과는 거리가 먼 감정이었다. 그가 사랑이 무엇인지를 알고나 있을지 의문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