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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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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생의 원수

[ EPUB ]
오지혜 | 가하 | 2012년 05월 09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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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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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5월 0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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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원기기 크레마,PC(윈도우 - 4K 모니터 미지원),아이폰,아이패드,안드로이드폰,안드로이드패드,전자책단말기(저사양 기기 사용 불가),PC(Mac)
파일/용량 EPUB(DRM) | 0.85MB ?
글자 수/ 페이지 수 약 16.9만자, 약 5.8만 단어, A4 약 106쪽?
ISBN13 978899708166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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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저자 : 오지혜
1월 17일생, 염소자리
필명 : 멋진女자
취미 : 이불 속에서 로맨스 소설 탐독하기
특기 : 달리는 차 안에서 음악 들으며 말도 안 되는 상상의 나래 펼치기
모토 : 어떤 일이든 시간이 지나면 아무 것도 아니다.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화장대 위에 안경을 내려놓는 하얀 손가락이 유난히 길고 고왔다. 예영은 오늘 하루 불편하리만큼 거추장스럽던 안경을 벗은 자신의 얼굴을 거울로 들여다봤다. 거울 속의 여자는 웃고 있었다. 뭐가 그리 재밌는지 도톰한 입술이 호선을 그렸다.
똑똑.

"네, 들어오세요."

문이 열리고 들어온 사람은 예영의 모친 되는 조혜수 교수였다. 현재 아동심리학 분야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조 교수는 딸에게 다가와 부드럽게 머리를 쓰다듬으며 미소 지었다.

"오늘 즐거웠니?"

"뭐, 어느 정도는요."

"무슨 대화를 나눴는데?"

"저 오늘 청혼 받았어요."

"뭐어?"

조 교수의 황당한 표정에도 불구하고 예영은 남 얘기 하듯 지나가는 어투로 덧붙였다.

"그 청혼 받아들였고요."

"그 사람이 맘에 들었어? 소문에는 성격 하며 주변 관계 하며 전부 좋지 못하다던데."

"소문은 소문일 뿐이죠. 아주 매너도 좋고 인물도 좋고. 집안까지 끝내주잖아요? 모두 다 좋았어요."

"정말 별일이다. 결혼은 생각도 안 하고 있는 줄 알았는데."

"그 사람이 나한테 한 눈에 반했나 봐요. 얼른 결혼하자고 안달 났던데요?"

"하기야 우리 딸, 어디서도 빠질 인물은 아니지."

장난스런 말투와 더불어 예영의 양 볼을 안 아프게 꼬집으며 웃는 조 교수에게 예영도 환하게 웃어주며 고개를 끄덕였다.

"그래도, 윤예영. 좀 더 생각해보고 결정해. 엄마는 네 의사 무조건 존중할 테지만 나중에 후회하지는 말아야지. 엄마 말 무슨 뜻인지 알지?"

"걱정 마요. 엄마 딸, 어수룩하지 않으니깐."

"그래, 잘 알지. 그럼 엄만 이만 나가볼게. 얼른 씻고 자렴."

"네, 들어가 주무세요."

단 한 번도 실수란 걸 하지 않은 게 바로 윤예영이란 여자였다. 그만큼 부모님은 그녀를 전적으로 신뢰했다.
예영은 오늘 있었던 일을 꼼꼼히 되짚어보며 서랍 안에서 사진 한 장을 꺼내들었다. 깔끔하게 뒤로 넘긴 머리, 숱 많고 잘 생긴 눈썹, 매끄러운 콧날과 턱선, 쌍꺼풀 없이 카리스마 넘치는 눈매, 한 입에 삼켜버리고 싶을 만큼 섹시한 입술. 참으로 인물 하난 타고났다 싶은 사람이다. 그러나 그런 사진 속의 남자를 보는 예영의 눈빛은 곱지 못했다.
처음 예영의 아버지인 윤지석 교수가 그녀를 불러 남자의 사진을 보여줄 때 예영은 저도 모르게 사진 속 남자를 노려보게 됐다. 그냥 이 얼굴을 보는 순간 저도 모르게 적개심이 들었다. 팔뚝에 닭살이 돋을 만큼 소름 끼치는 그 순간은 아직도 생생하다. 예영은 그 이후 이 사진 속 남자에 대해 모든 조사를 했다. 이름이 김륜이며, 현재 나이가 서른 살이란 것. 그리고 무엇보다 그의 상실된 인간성하며 지저분하기 짝이 없는 여자관계까지. 예영은 온몸을 지배하는 한 가지 욕구에 시달렸다. 바로 사진 속 이 남자의 얼굴에서 웃음기라곤 절대 찾아볼 수 없게 만드는 것. 평생 웃을 수 없도록 괴롭히고만 싶어졌다. 왜인지는 몰랐다. 다만 그래야 할 것만 같았다. 그래야지 그녀가 숨을 쉴 수 있을 것 같았다. 그리고 예영은 이미 그것을 시작했다.
예영의 손에 들려 있던 사진이 한 순간에 볼품없이 꾸깃꾸깃 뭉쳐졌다. 그리고 예영은 아무런 망설임 없이 옆에 있던 휴지통에 쏙 사진을 던져 넣었다. 손을 탁탁 터는 그녀의 얼굴엔 이제껏 볼 수 없던 싸한 조소가 피어오르고 있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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