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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오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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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1년 10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4쪽 | 153*224*20mm
ISBN13 9788992243254
ISBN10 8992243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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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50년 9월 25일 밤, 내 나이 스물한 살 때였다. 이화여대 뒤 쪽에 있는 안산에서 콩 볶듯 총소리가 밤새도록 이어졌다. 난생 처음 듣는 소리였다. 애오개(지금의 아현 1동)에 사는 우리는 코앞에 닥친 전쟁의 공포로 바짝 긴장하여 밤을 꼬박 지새웠다. 열흘 전에 인천에 상륙한 유엔군은 국군과 합류하여 인민군에게 빼앗긴 서울을 탈환하려고 진격해왔고 인민군은 서울을 사수하려고 안산을 거점으로 하여 기를 쓰고 저항하면서 밤새 치열한 접전이 벌어진 것이다.
28일 새벽, 나는 눈을 뜨자마자 서둘러 우리 집을 찾아갔다. 애오개 일대의 집들이 모두 불타고 허물어져 폐허가 되었다. 여기저기 타버린 집들의 잔해가 흙먼지에 덮인 채 아직도 연기를 내뿜으며 타들어가고 있었다. 그 열기에 애오개가 후끈거렸다. 그래도 이 구석 저 구석에서 살아남은 목숨들이 나처럼 꿈틀꿈틀 기어 나와 새벽 기운을 흔들어 놓았다. 겨우 우리 집터를 찾은 나는 아연실색하여 그 앞에 맥을 놓고 주저앉았다. 지붕이 폭삭 무너져 내린 곳에서 연기가 모락모락 올라왔다. 살림살이가 속에서 계속 타고 있었다. 우리 가족의 전 재산이 지금 저 기왓장 밑에서 타들어가고 있다는 생각을 하니 기가 막혔다. 온 동네가 폐허였다.
여기저기 죽음과 파괴가 낭자한 그곳에서 우리는 목숨이라도 부지한 것에 대해 감사해야 했다. 납작하게 무너진 폐허에 피는 어지러이 뿌려지고 여기저기에 너부러져 있는 주검 위에 햇살은 무심했다. 그제야 나는 왈칵 치미는 슬픔과 분노로 사시나무 떨듯이 몸을 떨면서 주먹을 불끈 쥐었다. ---『애오개』부분

교장은 이 사람을 따라가서 간단한 조사를 받으라고 했다. 영문도 모르고 따라간 곳은 마포경찰서였다. 철문을 들어서니 마당에는 수백 명의 사람들이 빽빽하게 꿇어앉아 있었다. 그런데 그 많은 사람들 속에 후배의 수심 가득한 얼굴이 눈에 띄었다. 나를 보는 그녀의 눈빛은 겁먹은 사슴처럼 가련했다. 나는 시선을 떼지 못한 채 뒤돌아보며 형사를 따라갔다. 건물 안으로 들어가자 어떤 경관 앞에 세워졌다.
“너, 공산당 노래를 가르쳤지? 어서 불러 봐. 이 개년아.”
경관은 눈을 부라리고 고함을 지르더니 다짜고짜 커다란 손바닥으로 뺨을 갈겼다. 순간 눈에서 번쩍 별이 보였다. 난생처음 당하는 거친 폭력에 나는 힘없이 주저앉았고 정신이 멍해졌다.
1950년 6·25 동란이 일어나자 군인 가족, 경찰 가족, 그리고 고위직 공무원과 그 가족들, 이북에서 내려온 사람들과 젊은 남자들은 부랴부랴 피난을 갔다. 혹시 공산군의 보복이 있을까 두려웠던 것이다. 그러나 노인과 아녀자들은 두려워할 이유도 없고 가산을 팽개치고 간다는 것이 쉽지 않았다. 더구나 하나 밖에 없는 한강 철교는 끊어졌고, 우리는 피난 갈 시골 친척집도 없었다. 할 수 없이 집을 지키고 남아 있었다. 학교는 피난 간 교장을 대신하여 늙으신 교감과 피난가지 않은 여교사들 이십 여 명이 남아서 건물과 기물을 지켰다. 그러자 인민군 사령부에서 책임자를 파견했다. 곧 학생들을 소집하여 공산체제의 교육을 하라고 지시했다. 책을 읽히고 글을 쓰게 했으며 노래를 부르거나 그림을 그리게 했다. 가끔 군인들이 와서 죽창 다루는 법을 가르쳤다. 인민군을 여기저기 배치해 놓아 무시무시하고 긴장되는 생활이 계속되었다. 학교를 포기할 수도 없었고 시키는 일을 거역할 수도 없어 꼼짝달싹 못하고 지냈다. 그 무렵 서울에 남아 있던 사람들의 형편이 모두 그러했다. 가끔 거역하거나 고발당한 사람들이 길거리에서 공개 재판을 당해 몰매를 맞는 것을 보고는 그 살벌함에 질려 더욱 움츠리고 살았다.
전세가 역전이 되어 9월 28일에 서울이 수복되었다. 그러자 학교에서는 기현상이 벌어졌다. 학교를 버리고 피난갔던 교사들은 의기양양해서 돌아왔고, 학교의 건물과 내부 기물들을 열심히 지킨 교사들은 그들에게 고발당했다. 특히 이북에서 내려온 교사들이 더 극성을 떨었다.
---『한 순간의 엇갈림』부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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