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편집자 서문
[포럼] 재생산에 관하여 - 머브 엠리 [답글] 어머니 역할 - 소피 루이스 자연적인 것의 폭력 - 애니 멘젤 신자유주의적 완벽주의 - 크리스 캐포지 기술적 해결책을 조심하라 - 마시 다노브스키 (페미니즘적) 판단을 유예하기 - 이리나 아리스타흐호바 페미니즘의 역설 - 다이앤 토버 희망을 팔다 - 미리엄 졸 극단적 임신 - 앤드리아 롱 추 재생산할 권리 - 머브 엠리 모든 여성은 일하는 여성이다 - 실비아 페데리치 어머니의 지하실에서 일하기 - 새라 샤르마 페미니즘으로 나이 먹기 - 제임스 채펠 사이보그 섹스의 역사, 2018~2073 - 캐시 오닐 동성애자가 아이들을 해방시키고 싶을 때 - 마이클 브론스키 찾아보기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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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생산은 시스젠더 이성애자 커플만의 이슈인가
최근 재생산권 논의가 활발하다. ‘가임 여성’만으로 대상으로 하는 ‘출산력’ 지도가 뭇매를 맞았고, 임신 중절을 범죄화하는 ‘낙태죄’ 폐지와 안전한 임신 중절 시술을 요구하는 목소리가 높다. 이 시점에서 ‘재생산할’ 권리에 대해 말한다는 것은 어떤 의미일까. 옥스퍼드 대학교 영문학과 교수인 머브 엠리는 ‘생물학적 아이를 임신하고 출산하고 싶어 하는 욕구’에 대해 페미니즘이 더 포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특히 정자 및 난자 공여, 난모세포 동결 보존(소위 ‘난자 냉동’), 체외수정, 세포질 내 정자 주입술 등의 의학 기술이 시스젠더 이성애자 커플의 임신, 출산뿐 아니라 그간 재생산 논의에서 거의 배제되어왔던 주체들을 드러낸다는 사실에 주목한다. 비혼 여성, 레즈비언 커플, 트랜스젠더… 생물학적 아이를 낳고 싶은 소망을 포용하는 페미니즘을 위하여 자칫 ‘생물학적 아이를 원하는 욕구는 자연스럽다’는 주장으로 읽힐 여지가 있지만, 엠리의 초점은 재생산과 관련해 ‘자연’과 ‘인공’의 경계에서 새로운 주체들과 마주쳤을 때 페미니즘과 이 사회가 어떤 고민과 실천을 해야 하는지 모두의 성찰을 촉구하는 데 있다. 시스젠더 이성애자 커플에게만 ‘자연스러웠던’ 재생산은 재생산 기술을 매개로 비혼 여성, 레즈비언 커플, 트랜스젠더에게도 ‘자연스러운’ 것이 되었다. 엠리는 이를 다섯 개 사례를 통해 매우 신중하게 보여준다. 구글, 페이스북 등이 회사 복지 차원에서 시행하고 있는 난자 동결 시술비 지원 혜택을 받은 비혼 여성 S, 정자 주입술에 실패한 후 체외수정을 선택한 B, 정자를 공여받아 체외수정을 하기로 한 레즈비언 커플 N과 K, 트랜스젠더 여성과 시스젠더 레즈비언의 임신 준비 사례가 그것이다. 한편, 엠리는 이들의 사례를 통해 부정확한 정보로 인한 부작용이나 기술의 과도한 개입이 초래하는 신체의 대상화, 엄청난 비용, 일종의 실험체처럼 여겨지는 시술 환경 등도 낱낱이 지적한다. 그리고 글 전반에서 중요한 두 가지 중요한 논점을 제기한다. “모든 재생산은 도움을 필요로 한다” 그리고 “몸은 정치적으로 통제되지만은 않는다”. 요컨대, 재생산은 ‘자연적’이기만 한 것도 ‘인공적’이기만 한 것도 아니며, 신체는 ‘정치적 올바름’에 부합하도록 구성되거나 조정되지 않는다는 것이다. 재생산 기술이 ‘어머니 되기’를 강압적으로 밀어붙이는 것은 아닐까? ‘자연적’이라는 말 자체를 철저히 거부해야 하지는 않을까? 하지만 이것으로 충분한가? 이 책은 엠리의 “재생산에 관하여”를 중심으로 인권 운동 활동가, 생명윤리학자, 역사학자 등이 자신의 견해를 덧붙이며 담론을 확장해간다. “어머니 역할”을 쓴 소피 루이스는 ‘생물학적 가족’의 필요성에 의구심을 던지면서 재생산 기술의 발전이 오히려 ‘어머니’를 더 원하는 사회를 만들고 있지 않은지 질문한다. 애니 멘젤은 “자연적인 것의 폭력”을 통해 ‘자연적 욕구’조차 건강하고 안전하게 이룰 수 없었던 흑인 여성, 그리고 그보다 더 주변의 위치에서 ‘자연적 욕구’를 드러낼 수 없었던 흑인 트랜스 여성의 문제를 꼬집으면서 중첩된 소수자 정체성 문제에 엠리가 다소 무관심했다고 비판한다. 크리스 캐포지는 보조재생산기술을 위시로 하는 배아 검사 등의 유전자 검사 및 편집 기술이 장애인차별주의를 심화할 것이라는 점을 지적하는 데 반해, 아리나 아리스타호흐바는 “통제하기 어려운 개인적 욕구가 관련된 경우, 우리는 마땅히 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정치적 선택에 따라 행동하는 경우가 드물다”면서 엠리에게 동조하는 글을 썼다. 엠리가 다루지 못한 상업적 대리모, 보조재생산 시술의 낮은 정상 출산율 문제에 대해서는 다이앤 토버의 “페미니즘의 역설”과 “희망을 팔다”에서 확인할 수 있다. 빼놓을 수 없는 사회적 재생산 논의 알다시피 ‘재생산’ 문제는 단지 난자 또는 정자의 생산과 수정, 착상을 비롯한 임신, 출산의 과정만을 일컫지 않는다. 여성의 가사노동은 건강한 노동력을 재생산하는 역할을 담당해왔으며, 이에 대한 정당한 임금이 지불되어야 한다는 주장은 아주 오래전부터 있어왔다. 뉴욕 가사노동 임금 위원회를 이끌었으며, 가사노동 임금화에 대한 권위 있는 저술을 다수 발표한 실비아 페데리치의 인터뷰가 실린 것은 그래서 타당하다. 이어지는 제임스 채펠의 “페미니즘으로 나이 먹기”는 재생산 노동이 사실상 끝나는 고령의 여성들이 자신을 돌보거나 돌보지 못해서 생기는 문제에 페미니즘이 더 관심을 쏟아야 한다고 촉구한다. 캐시 오닐의 “사이보그 섹스의 역사”는 다소 공상적인 글로 섹스 로봇이 어떻게 여성을 해방시킬 수 있을지 아주 먼 미래를 그린다. 마지막으로 마이클 브론스키의 “동성애자가 아이들을 해방시키고 싶을 때”는 1970년대 동성애자 해방 운동이 선택적 친족 관계와 사회적 관계망을 통한 육아를 주장하며 ‘가족’의 대안을 마련하기 위해 분투해온 과정을 설명하며, 재생산이 ‘가족’과 연결될 때 고민해볼 지점을 돌아보게 한다. “낳지 않을 권리”와 함께 이야기해야 할 문제 우리는 기술의 도움으로 혼자서, 또는 대리모를 통해서, 또는 남성 커플이나 여성 커플로서 재생산할 수 있는 선택지를 얻었다. 생물학적 아이를 원하는 사람이 있는가 하면, 왜 생물학적 아이를 고집해야 하는지 반문하는 사람도 있다. 이 욕구 자체를 정치적으로 재단할 수 있는가? 엠리는 그럴 수 없다고 말하고 있다. 하지만 정치적으로 사유할 수는 있다는 것을 스스로 보여주었고, 이 책의 기고자들 또한 마찬가지다. 보스턴 리뷰의 2018년 7차 포럼 ‘한때 그리고 미래의 페미니스트’에 발표된 기고문을 엮은 이 책에 실린 글들은 “낳지 않을 자유”와 “낳은 후의 이중 부담” 논의 사이에서 빠져 있는 “낳는 문제”에 주목하며 재생산 논의의 외연을 넓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