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르크스는 열일곱 살에 대학에 입학하여 법학·철학·역사학을 공부하다가 스물세 살에 철학박사가 되었고, 자본가나 노동자 모두를 자본의 굴레로부터 해방시켜 ‘자유로운 개인들의 연합’이라는 새로운 사회를 만들자고 외치는 불후의 명작 『공산당선언』을 1848년, 그의 나이 서른 살에 발간했습니다. 그 뒤 경제학을 연구하여 인류를 구성하는 개인들이 ‘인류의 관점’에서 어떻게 타인과 자연을 상대할 수 있을까를 고민했습니다. 이것의 결과가 미완성의 『자본론』입니다. 우리 모두가 스스로를 병들게 만드는 경쟁의 논리로부터 자유로워짐으로써 자기의 능력을 최대한으로 발달시킬 수 있는 아름다운 실현가능한 미래, 그것이 마르크스가 꿈꾸었던 새로운 사회입니다. 류동민 교수의 책은 바로 이 점을 강조하고 있습니다.
김수행 (성공회대학교 석좌교수)
왜였을까, 이 책을 읽으면서 자주 내 젊은 시절이 떠올랐던 것은? 찬찬히 생각해 보니 뒤늦게 ‘정치경제학’이나 ‘공산당선언’ 등을 땀 흘리며 읽었던 기억 때문만이 아니었다. 젊은 시절에 이 책을 읽었다면 동시대인인 저자를 통해 가슴 뜨거운 우정을 느끼지 않았을까, 라는 아쉬움을 떨칠 수 없었기 때문이다. 이 책의 미덕은 지금 젊은이들에게 마르크스를 만나게 하려는 모색에 멈추지 않는다. 나는 많은 젊은이들이 이 책과 만남으로써 자기소외의 개인에서 벗어나 참된 만남의 관계로 나아가게 하는, 사랑과 우정의 참뜻을 인식하기 바란다. 저자가 이 책을 쓴 것도 바로 그런 관계 맺기를 위해서가 아니겠는가. 진솔하고 단아한 글을 읽으며 느낀 잔잔한 즐거움에는 젊은이들에게 서슴없이 권할 책을 얻은 기쁨도 담겨 있다.
홍세화 (진보신당 대표, 『나는 빠리의 택시운전사』 저자)
그렇다. 한때 386이라 불렸던 우리는 모두 마르크스에서 출발했다. 그를 좋아했든 미워했든, 존경했든 거부했든, 아니면 책장의 장식품으로 썼든, 마르크스와의 만남이 우리 삶의 한 부분을 형성했다. 과연 마르크스가 2013년에도 유효할까? 경제학자 류동민이 사랑과 낭만을 탑재한 마르크스를 다시 꺼내 들었다. 마르크스로 안내하는 초대장, 한국의 청년들이 한번쯤 이 초대에 응해 보시기를 희망한다. 자본주의를 살아가면서 만나게 되는 근본적 부조리, 바로 그 출발점에 서 있는 자신을 발견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무엇을 하든, 그건 자신의 선택이고 자유이다. 이 시대, 마르크스가 창업과 성공을 보장해 주지는 못해도, 명박시대, 여러분들에게 예술의 창작혼과 표현욕구를 불어넣어 줄 것이다. 그리고 부당하게 강요당한 스펙 경쟁으로부터의 자유를 줄 것이다.
우석훈 (경제학자, 『88만원 세대』 저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