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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해하거나 오해하거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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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소심한 글쟁이의 세상탐구생활

리뷰 총점8.8 리뷰 13건 | 판매지수 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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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10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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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27일
쪽수, 무게, 크기 328쪽 | 474g | 143*190*30mm
ISBN13 9791189809010
ISBN10 118980901X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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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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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일
화장실 탐닉 사실 내가 이렇게 남의 집 화장실을 탐닉하게 된 건 말이 안 통해서다. 낯선 이에게는 그 자체로 충분히 잔혹한 파티, 그중에서도 으뜸으로 잔인한 것은 바로 스탠딩 파티다. 이럴 때 독일어 프리존인 화장실은 눈물나게 알뜰한 피난처다. (중략) 세면대 옆 큰 돌 위에 도마뱀 조각이 살포시 앉아 있고, 말린 꽃들에서 나는 향기가 코를 간질이는데, 나는 식탁으로 돌아가느니 그 화장실에서 그대로 잠이 들고 싶었다. --- p.19~20

오후의 축북 그래도 우리에겐 해 질 녘이 있었다. 일을 마친 뒤, 우리는 회사 근처 호숫가에 앉아 네 마리 닭처럼 하루의 마지막 햇살을 쪼개 가졌다. 자기 발 앞으로 백조가 지나가자 덩치만 큰 어린이 임란은 빨리 사진을 찍으라며 호들갑을 떨었다. 몇 시간 전만 해도 플로리안에게 복수하고 말겠다고 침을 튀기더니 백조 보고 다 까먹었다. 적어도 이런 오후의 축복은 국제 사기단에게도 아낌이 없었다.
아버지와 결혼식 내 결혼식 날, 백발노인이 엉덩이를 살짝 뒤로 뺀 채 엉거주춤한 말춤을 췄다. 노래하는 모습도 내게 보인 적 없는 사람, 아버지였다. 이판사판 형형색색 조명이 돌아가는 춤판, 나는 얼렁뚱땅 그 손을 한번 잡았다 놓았다. 너무 잘 알아 물어볼 필요도 없다고 생각했던 이 사람은 누구였을까. ‘당신은 이런 사람’이란 시선의 감옥에서 풀려난 그는 내가 처음 보는 소년이 되어 있었다. --- p.104

최저임금 이렇게 나흘, 하루 세 시간씩 캘리포니아롤 비위 맞추고 접시에 뒤통수 맞다 보니 임금이 간절해졌다. 단 몇 유로라도 만지고 싶었다. 간절함 중에 돈이 90이라면 나머지 10은 거창하게도 다른 이유 때문이었다. 나라는 인간의 노동에 대한 세상의 어떤 예의를 확인하고 싶었다. 그렇지 못한다면 사는 게 너무 두려워질 것 같았다. --- p.113

이성과 편견 월급 통장에서 돈 빠져나가는 눈부신 속도로 편견은 자란다. 자라, 솥뚜껑, 압력밥솥 안 가리고 막 번진다. 편견은 날쌔다. 이성이 엉거주춤 일어설 때쯤이면 벌써 상황 종료되기 일쑤다. --- p.131

∞부탄
팀푸의 낮과 밤 사이
-히말라야 산맥 안에 웅크린, 외딴 행복의 섬일 줄 알았던 팀푸는 변화의 급류를 아슬아슬하게 타고 있었다. 그 속도 따위 아랑곳없이 개들은 몸을 말고 중앙분리대나 화단 여기저기서 잠을 잤다. 전통옷과 청바지, 국왕의 초상화와 한국 드라마 포스터, 개와 자동차가 뒤섞인 여기가 어디인지 아직 모르겠다. 그래도 마음이 놓이는 건 이곳은 ‘어쩌다’의 행운이 아직 통하는 도시라는 점이다. 문만 열고 나가면 친구가 된다. “쿠주장포라(안녕하세요)? --- p.161

-팀푸에선 물건보다 사람 만나기가 쉬웠다. 여섯 달 동안 전신거울을 못 샀다. 이 낯선 땅에 도착하고 일주일이 지나자 여기저기서 내 이름 부르는 소리가 들렸다. “어디 가?” 이래저래 안면이 팝콘 터지듯 터지는 곳이다. 인구 8만 명 정도인 이 수도 주민들은 한두 다리 걸치면 다 아는 사이인가보다. --- p.192

-길거리 개들은 나 같은 인간에게 신경 쓸 시간이 없다. 낮엔 몸을 돌돌 말고 잔다. 발랑 뒤집어진 채 숙면하기도 한다. 팀푸 시내 중심 거리인 홍콩 마켓에 어스름이 내리면 활동 시작이다. 때때로 무리 지어 총총 걷는다. 곧 개들끼리 영역 쟁탈전이 벌어진다. 전쟁 중인 개들과 퇴근하는 사람들의 세계가 평행으로 흐르는 시간이다. 인간 따위야 택시를 잡건 슈퍼에 들르건 바쁜 개가 알 바 아니다. --- p.206

-타닥타닥 세 시간쯤 지나자 다섯 구 모두 그저 재만 남았다. 상주는 이 재를 모아 화장터 뒤 흐르는 강에 떠내려 보냈다. 눈이 벌건 지왕이 말했다. “슬퍼할 일은 아니야. 아버지가 다음 생엔 더 행복하게 태어나길 바랄 뿐이야. 그런데 슬퍼하지 않을 수가 없네.” 좋은 날을 받아 지왕 가족과 친구들은 흰색 기도 깃발을 단 108개 장대를 바람 잘 부는 절벽에 세울 거다. 그 깃발에 적힌 만트라와 함께 아
버지의 영혼도 허공에 흩어지겠지. --- p.230

-“국민총생산보다 국민총행복”이 모토인 나라다. 무상의료는 국민총행복의 주요 기둥 중 하나다. 콜카타에서 부인 수술을 무사히 마친 체링은 원무과 창구에서 이런 생각을 했단다. “치료비를 마련하지 못해 전전긍긍하는 인도인들이 많았어. 나는 아무 걱정 안 해도 되잖아. 부탄 사람이라는 게 그렇게 다행스러울 수 없었어.” 적어도 부탄에선 온갖 첨단의료시설을 코앞에 두고도 돈이 없어 써보지 못하는 절망감은 덜 느낄 것 같다. 다만 그 의료시설이란 게 잘 안 보인다. --- p.256

∞산티아고 순례길
이런 갖가지 사연을 지닌 이들의 움직이는 공동체가 카미노 데 산티아고, 산티아고로 가는 길이다. 처음에 왜 왔느냐 물으면 다들 그냥저냥 둘러대지만, 걷기 중반 정도 돼 던컨이 여자를 하나 꾀는 데 성공하고, 그레타가 몰래몰래 버스를 타기 시작하고, 레이철이 걸으며 살 빼는 재미에 맛을 들여갈 즈음이면, 마음속 진짜 이유, 상처를 서로에게 드러낸다. 생장피에드포르를 출발해 피레네 산맥을 넘고 첫 알베르게가 있는 론세스바예스에 도착했을 때만 해도 나는 그들을 알게 될 줄, 그들 속에서 나를 보게 될 줄, 그게 위로가 될 줄 몰랐다. --- p.227

누가 알았겠나. 이 이방인들이 가족같이 느껴질 줄……. 서울에서 알 수 없는 길은 두려움이었다. 헛디디면, 벗어나면 바로 나락으로 떨어질 것 같았다. 그런데 이방인끼리 시시덕거리며 서로 물집을 터트려주다 보니, 사는 게 바다 같아 긴장 풀고 한번 떠 있어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곤 했다. 누군가 꺼지도록 내버려둘 만큼 우리 그렇게 차가운 사람들은 아니지 않나. --- p.304

걸었던 시간이 믿기지 않을 때도 있다. 나, 걷기 전하고 거의 똑같다. 여전히 누구라도 행여 무시하지 않을까 날 세우느라 퇴근해 돌아가는 지하철에서 피곤에 절어 잔다.
하지만 때때로 끝없이 이어지던 밀밭, 인간을 꼬치로 꿰어 먹겠다는 듯 달려드는 해와 함께 아무 이유 없이도 이 세상 전체한테 사랑받는 기분이 들던 그때의 내가 떠오른다. 그렇게 즐거울 수도 있는 것이다.
--- p.3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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