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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궁, 이옥

강궁, 이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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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22일
쪽수, 무게, 크기 404쪽 | 492g | 140*200*30mm
ISBN13 9788984583269
ISBN10 898458326X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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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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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음의 중심을 향하여 쏘았다는 그 말씀에 대해서 말씀해 주시지요?”
“허공으로 쏜 것은 다 맞추어서 굳이 나 자신이 오만해지지 말자는 것이고, 마음의 중심을 향하여 쏜다는 것이야, 말 그대로 아닌가. 세상의 중심은 자기 자신의 목숨이 붙어있는 그 자리지. 그 자리가 어딘가 생각해 보게. 자네가 세상의 중심이니 자네가 서 있는 그 자리가 세상의 중심이 아닌가. 그 자리에 마음이 있고, 그 중심을 향하여 화살을 쏘면 화살이 어디로 날아가든 무슨 상관인가. 중심은 내가 가지고 있으니 세상이 변하든, 흔들리든 상관없이 의연할 수 있는 것이네.”
이옥은 어느 정도 이해가 되었지만 확연하게 뜻을 잡지 못했다.
“천국도 지옥도 자기가 가지고 사는 것이네. 어떤 사람은 천국을 가지고 살고, 어떤 사람은 평생을 자신의 선 자리가 지옥이기도 한 것이네. 자기 자신 안에 천국과 지옥이 있는데 사람은 움직이는 중심을 존재 아니겠는가..” --- 본문 중에서

세상이 어떻게 돌아가든 내가 할 일은 따로 있는 것이었다. 세상으로부터의 도망은 비겁한 짓이었다.
“죄송합니다.”
이옥은 달리 할 말이 없이 아버지에게 죄송했다.
“무엇이 죄송하단 말이냐?”
“갑자기 그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아니다. 살아가는 일이 만만치 않은 건 겪어보아야 안다. 네가 지금 어려워하는 것도 당연하다. 살아남아야 한다는 생각이 드는 순간 어려움을 극복해야 하는 사람은 결국 자신이라는 것을 깨닫게 될 것이다. 사내란 오직 자신 외에 기댈 언덕이 없느니라.” --- 본문 중에서

“병사들은 내어줄 테니 지휘해 주셨으면 합니다. 그런 경험을 가진 사람이 이곳에는 있지 않습니다. 지금 제 부탁이 온당치 못한 것을 압니다. 하지만 다른 방법이 없습니다.”
이옥은 대답을 못 하고 김구용을 바라보기만 했다.
이옥의 머릿속은 복잡했다. 막막하고 아득했다. 아버지를 죽인 사람이 왕이었다. 고려는 왕의 나라였다. 백성의 나라라고 하지만 왕의 한 마디에 나라의 판도가 달라지고, 목숨이 오가는 왕의 나라였다. 왕이 국가였고, 왕에 대한 충성이 곧 나라를 위한 길이라고 은연중에 배워왔다. 하지만 아버지를 비롯한 가족 모두가 풍비박산 났다. 아버지의 형제들도 벼슬을 빼앗기고 귀양을 가고, 아버지는 죽임을 당했다. 가족들은 모두 관비로 끌려가 생사는 물론 어떤 상황에 놓여 있는지조차 알 수가 없었다. 아버지의 죽음과 이옥은 물론 가족 모두를 곤란에 빠뜨린 것이 나라였다. 그런 나라를 위해 무슨 일을 한단 말인가. 그리고 노비의 신분으로 전락한 현재 상황에서 그것이 합당한 일인가 싶었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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