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브레는 겨드랑이나 다리 털 등 체모 제거에 대한 사회적인 동의가 이루어지는 현상에 주목한다. 그녀는 “여성들이 사회적 정형을 따르느라고 체모를 제거하기 시작하더니 이제는 여성성과 매력을 위해 그렇게 한다”라고 했다. 또 “특히 음모 등 체모를 제거하는 것은 남성에게 성적 쾌락을 제공하고, 남성의 주목을 끌도록 여성을 대상화하는 것의 일환이다”라고 했다. 그녀는 정상적이고 자연스러운 여성의 체모가 이상적이지 못하다는 생각을 관철하는 미디어를 비판한다. “그 결과, 실제 자연스럽고 정상적인 체모가 여성들이 늘 싸워야 하는 전쟁터의 성가신 적이 되고 말았다.” --- pp.26~27
동성 커플에 관해서라면 불후의 신화들이 몇 가지 있다. 이 가운데 하나가 그들은 단지 성관계만을 원할 뿐이라는 것이다. 명백히, 이것은 진실이 아니다. 다른 모든 커플과 마찬가지로 동성 파트너들도 직업, 집안일, 라이프스타일 그리고 종종 아이 문제를 협상해야만 한다. 동성과 이성 커플들이 삶의 일상적인 측면들을 다루어내는 방법에 어떤 유사점과 차이점이 있는지를 살펴보는 흥미로운 문헌들이 있다.
쿠르덱의 종단연구는 아이가 없는 동성 커플, 그리고 결혼해서 아이를 둔 이성 커플을 비교한 것이다. 그는 관계의 건강성을 다섯 가지 척도로 살펴보았는데, 그 절반에서 게이/레즈비언 파트너들이 이성애자 파트너와 비슷한 양상을 보임을 알게 되었다. 물론 몇 가지 차이점들이 있었다. 하지만 재미있게도 쿠르덱은 이러한 차이점 대부분이(78%) “이성애 관계보다 동성애 관계에서 적응이 더 잘 이루어지고 있음을 반영하는 것이었다”라고 결론 내렸다. --- p.96
결국 보일링은 사람들이 최초 질문에서는 항문 성교에 대해 답하기를 꺼려하지만, 두 번째나 세 번째 인터뷰에서 이를 인정하고 논의한다는 사실을 밝혔다. 이러한 과묵함(또는 거짓말)에는 에이즈 노출 위험 같은 것은 없는 것처럼 보이고 싶은 마음이 일부 작용하고 있을지 모른다. 그리고 이와 같은 축소보고(혹은 부정)는 특히 이성애자의 항문 성교에 대한 연구에 대부분은 아니지만 많은 영향을 끼쳐왔다. …… 가장 최근의 전국 수준 자료는 ‘성 건강과 행위에 대한 전국 조사’가 2010년에 펴낸 자료에서 나왔다. 이 자료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16~19세 남성의 5%, 20~24세 남성의 11%, 25~49세 남성의 적어도 20% 이상, 50세 이상 남성의 11%가 항문 삽입 섹스를 했다. 여성의 숫자는 놀랍도록 비슷하다. 14~17세 여성의 4%, 18~19세 여성의 18%, 20~39세 여성의 20% 이상, 50세 이상 여성의 4%가 지난 한 해에 항문 성교를 했다. …… 현실에서는 항문 성교에 대한 낙인이 여전해서 솔직한 대답을 구하기 어렵기 때문에 이들 수치는 과소평가되었을 가능성이 높다. 민감한 행동에 대한 축소 보고 성향을 알아본 연구가 있는데, 대상자들은 항문 성교를 인정하기보다 낙태를 인정하기를 더 기꺼워했다. --- pp.147~148
거친 섹스를 하고 싶다는 여성 욕구에 대한 과장은, 또한 이것이 남자들이 시작하지만 여자들의 수줍은 응대가 마침내는 성적으로 흥분된 항복으로 나타나게 되는 춤사위의 일부일 뿐이라는 생각에 의해 뒷받침된다. …… 게다가, ‘명목상의 저항’이라는 생각, 여자들은 궁극적으로 섹스에 빠져들고 싶기 때문에 남자들은 여자들이 하는 말을 무시하거나 혹은 그 이상으로 자신의 성적 접근을 강력하게 밀어붙여야 한다는 그 생각은 여성들을 성폭력이나 강간의 위험에 빠트리며, 남성들은 성폭력으로 투옥될 위험에 처하게 한다. 실제로, 여자들의 ‘안 돼요’는 ‘돼요’를 뜻한다는 신념의 소유 여부는 남성들이 자신이 데이트강간을 했다, 안 했다라고 평가하는 것과 상관이 있었다. 강제적 성관계에 대한 시나리오를 제시했을 때, ‘안 돼요’가 그저 밀당의 한 부분이라고 믿는 남성들은 여성들이 말로만 저항하고 있는 시나리오에 대해 강간으로 판단하는 비율이 더 낮게 나타났다 --- p.180
1987년 임신중절 비합법화를 주장하는 사람들의 요구로 로널드 레이건 전 대통령이 에버렛 쿠프 박사에게 유산이 건강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 분석하고 보고할 것을 요청했다. 원래 유산 반대 의견을 가진 사람으로 알려진 쿠프 박사는 과학적인 증거들을 검토한 뒤 놀랍게도 보고를 포기하겠다고 선언했다. 왜냐하면 현존하는 증거들을 검토해본 결과, 임신중절이 신체적으로 정신적으로 해를 끼친다는 증거들을 발견할 수 없었기 때문이었다. 최근 연구들도 같은 결론에 도달했다. 애들러 외도 “합법적이고 합병증 없는 제1기 중절의 경우 심한 부정적 영향은 드물며, 일상생활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틀에서 이해해야 한다”라고 말했다. 이러한 결과는 1989년 미국심리학회 조사단의 의견을 기초로 했다. 2008년 미국심리학회에서 다시 새로운 조사단을 결성해 수십 년간 발표된 최신 연구를 다시 검토했다. 여기서도 같은 결론으로 “임신중절을 한 대부분의 여성들은 정신건강 문제를 경험하지 않는다”라고 했다. 부연하면, “미국 안에서 시행된 정밀한 연구에 의하면, 원치 않은 임신에 대해 중절 수술을 한 번, 합법적으로 임신 제1기에 시행했을 때 성인 여성의 정신건강 문제는 의도치 않은 임신 후 출산한 여성의 위험보다 높지 않다”. --- p.229
비아그라가 시판되고 나서 몇 년 후, 좋은 시간을 가지기 위해 이 약물들을 사용하는 젊은이들의 이야기가 뉴스에 흘러넘쳤다. 많은 보도들이 알코올, 코카인, 아밀니트레이트, 대마초, 엑스터시 같은 다른 약물과 함께 비아그라를 사용하는 젊은 남성들, 흔히 남성과 섹스를 하는 젊은 남성들에 대한 것이었다. 즐기기 위한 약물 사용이 실제로 얼마나 만연하고 있는지 미디어 보도만 두고 말하기는 어렵다. …… 즐기기 위해서 이 약물들을 복용했던 남성 대부분은 약이 어디서 만들어졌는지, 약의 용량이 얼마인지 모른다고 했다. 이 문제가 정확히 어느 정도로 만연하고 있는지에 대해선 합의가 이루어진 바 없지만, 온라인에서 판매되는 비아그라의 77%가 가짜라는 보고가 있다. 이들 가짜는 진짜가 보유하고 있는 유효성분 분량의 30~50%만을 함유하고 있었다. 하지만 함량 부족보다 더 큰 문제는 가짜 알약에서 푸른색 프린터 잉크, 암페타민, (알코올과 섞이면 구토를 유발하는) 항생제 메트로니다졸, 석고판이나 석고 반죽이 발견되었다는 점이다.
의료 전문가가 특별히 환자 자신에게 처방하지 않은 전문의약품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근원을 모르는 약물을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 그리고 전문의약품을 불법 약물과 함께 사용하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는 아무리 강조해도 지나치지 않다. 이런 일들은 모두 삶을 바꾸어놓을 정도의 건강 문제를 야기할 수 있다. --- pp.320~321
이 신화는 성폭행에 관한 모든 신화들 가운데 아마도 가장 흥미롭지 않은 신화일 것이다. 본질적으로 비난의 화살을 가해자로부터 피해자에게로 돌리기 위해서 공격을 이끌어낸 여성 행동의 모든 측면을 세밀하게 살피기 때문이다. …… 어디까지가 여성의 잘못인지를 판단할 때, 폭행이 있었던 낮이나 밤에 여성이 한 행동만 거론된 것이 아니었다. 여성의 평소 성격과 과거 성 행동까지도 논란이 되었다. 1970년대와 1980년대의 페미니스트와 옹호자들은 이런 종류의 성격 평가가 공정하지 못하다는 데 주목했고, 피해자의 과거 성 행동이 법정에서 다루어지지 않도록 법 제정을 촉구했다. ‘강간 피해자 보호법’의 목적은 재판에서의 비난과 굴욕감으로부터 피해자를 보호하는 것뿐 아니라, 재판 과정에서 경험하는 트라우마를 줄임으로써 강간 사건 신고 수를 증가시키는 것이었다. 그러나 많은 주의 ‘강간 피해자 보호법’에는 과거 성행위가 증거로 채택될 수 있는 상당히 광범위한 예외 조항이 있으며, 실제로 판사 재량에 맡기는 법도 있다. 더군다나 ‘강간 피해자 보호법’은 피해자의 과거 행동에만 적용될 뿐이며, 술을 마시고 있었는지 또는 남자들과 어울리고 있었는지 같은 폭행 시 피해자의 행동은 재판 과정에 사용될 수 있고 자주 사용된다. --- pp.335~336
헤픈 여자는 오늘날의 고등학교에서 1830년대의 런던 매춘부들과 비슷한 목적을 수행한다. 그녀들은 사람들로 하여금 사회적으로 수용되지 않는 행동선을 넘지 못하게 한다. 물론 화이트는 고등학교 때 헤픈 여자라고 불렸던 소녀들과의 인터뷰를 통해, 그런 별명이 잘못된 정보, 빈정거림, 유언비어에 바탕을 두고 지어진 것임을 알게 되었다. 헤픈 여자라는 딱지가 붙은 여자들 가운데 많은 사람들이 전혀 다른 이유로 따돌림을 받았다. 즉, 평판이 나쁜 지역 출신이거나, 그 학교에서 유일한 특정 인종 혹은 민족 출신이라는 이유로 말이다. 또 어떤 소녀들은 단지 또래들 가운데 처음으로 사춘기를 경험했다는 이유로, 또 어떤 소녀들은 나머지 소녀들에 비해 좀 더 빨리 여성스러운 몸매를 가졌다는 이유로 그런 별명을 달아야만 했다.
--- pp.37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