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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동네 씨앗 도서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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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26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76g | 148*210*23mm
ISBN13 9791159253935
ISBN10 11592539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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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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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이 필 때면 울 밑에 오이랑 호박씨를 뿌린다. 처마 밑에 걸어두었던 옥수수를 내려서 심고, 어린이날이 지난 5월 중순에는 지하실 광에서 이른 참깨를 꺼내서 뿌린다. 장마가 오기 전, 마을은 분주해진다. 양파를 부지런히 들이고 나면, 좀콩(메주콩)이랑 서리태, 팥, 녹두를 꺼내서 1년 내 두고두고 먹을 콩을 넉넉히 뿌린다. 그러고 나서 가을이 되면 할머니와 엄마는 다시 씨앗을 면 보자기에 싸서 부엌 지하실 멍석 위에 가지런히 보관하셨다. 이듬해에 뿌릴 씨앗들이다. 우리 집에서만 이런 풍경을 볼 수 있었던 건 아니다. 불과 30년 전만 해도 적어도 우리 동네 여섯 가구 농가에서는 모두 그렇게 했다. 아니 우리 동네뿐만 아니라 홍동면 대부분의 농가에서는 씨앗을 받았다가 다시 심는 ‘씨앗 자급 농사’를 지었다.
하지만 지금, 사람들은 더 이상 씨앗을 받지 않는다. 수박·참외·오이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종묘상에 가서 사고, 메주콩마저 면사무소에서 추천해주는 대로 알이 굵고 벌레가 잘 안 먹고 꼬투리가 많이 달리는 품종으로 바꾼 지 오래다. F1 씨앗 육종이 시작되면서 씨앗 받는 일은 이제 농부의 손을 떠나 종묘회사에서 돈을 주고 구입하는 1회용 상품이 되었다. 이에 따라 재배 기술도 단작 위주로 바뀌면서 단순화되었고, 공부에 대한 농가의 의지도 점점 희박해져서 씨앗 받는 기술은 농가의 기술이 아닌 기업 기술이 되어버렸다. 무엇이든 돈으로 해결하는 자본주의 시장의 논리가 이제 우리의 식탁을 넘어 목구멍까지 차올랐으니, 숨이 턱턱 막히는 게 당연하다.--- 「여는 글」 중에서

우리는 씨앗이 어떻게 생겼는지(구조)에서부터 싹이 트는 과정, 시중에서 파는 F1 씨앗은 어떤 것인지, GMO 씨앗의 문제점은 무엇인지 등등 아주 기초적인 것부터 공부하기 시작했다. 더 나아가 왜 우리가 씨앗을 지켜야 하는지에 대해서도 토론했다. 공부를 하면 할수록 꼬리에 꼬리를 무는 질문들이 물밀듯 터져 나왔고 참가자들은 또한 그 답을 찾기 위해 애썼다. 농부로 살아가면서 씨앗을 돈 주고 사야 하고, 사서 쓴 씨앗을 다시 받아서 쓸 수 없다는 사실을 알고 났을 때의 어이없음은 뭐라 표현할 수 없는 절망감과 무력감으로 다가왔다.
일제강점기에 우리 민족이 주권을 빼앗겼다면, 오늘날의 농부들은 신자본주의 권력 앞에 농부의 권리를 송두리째 빼앗기고 있는 셈이다.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서서히 모든 권리를 잃어가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선조들의 끈질긴 투쟁과 희생으로 끝내 우리 민족이 해방을 맞이했던 것처럼, 우리도 잃어버린 씨앗을 다시 찾고 빼앗긴 농부의 주권을 다시 찾기 위해 노력해야 할 것이다.--- 「우리 동네 씨앗 도서관을 소개합니다」 중에서

씨앗 도서관에서는 회원들에게 씨앗을 빌려주고, 1년 후에는 반납 받는 것을 원칙으로 한다. 하지만 해가 갈수록 반납하는 분들이 적어지고 있는 게 현실이다. 이런 상황은 아마도 다른 씨앗 도서관이나 씨앗을 나누는 기타 단체들에서도 공통적으로 겪는 일일 것이다. 왜냐하면 회원들이 건강하고 의미 있는 씨앗으로 농사를 짓고 싶어 씨앗을 빌려가지만, 정작 씨앗을 받는 방법까지는 모르는 경우가 많기 때문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민 끝에 ‘채종 워크숍’을 준비했다. 하지만 1년에 세 차례만 운영하다 보니 충분한 교육이 이루어지지 않는 것 같다. 아직 많이 부족하지만 씨앗들마다의 재배방법과 채종방법을 기록해서 씨앗과 함께 가져가실 수 있도록 준비하는 작업이 필요하다.--- 「씨앗을 반납하는 일」 중에서

할머니는 시집오고 난 후 친정 올케를 통해 친정아버지께서 농사짓던 ‘푸른콩’을 얻으셨다고 했다. 그 콩을 50년이 넘도록 지금껏 농사짓고 계신 것이다. “어떻게 이렇게 한 해도 거르지 않고 농사를 이어오셨어요”라는 질문에 할머님은 “친정에서 얻은 씨앗을 밑지면 친정과의 연이 끊긴다라는 말을 어디서 들어서 그러지 않으려고 지금까지 지켜온 거지”라고 대답하셨다. 어쩌면 그렇게라도 해서 고향과의 연을 놓지 않고 싶으셨던 것이리라.
위안부에 끌러가지 않으려고 열여덟 살에 시집와서 낯선 땅에서 새로운 삶을 시작해야 했던, 우리 할머니들의 애환이 씨앗 한 알 한 알 속에 고스란히 담겨 있는 것이다. 누가 그 가슴 저린 서러움을 알까. 토종 씨앗이 지켜져야 하고, 대물림되어야 하는 진짜 이유는 살충제나 GMO 문제 이전에 바로 여기에 있는 것 아닐까? 우리가 알아야 할 역사이기에 토종의 소중함을 외치는 것 아닐까?--- 「씨앗을 지키는 사람들」 중에서

우리는 2014년에 모두 열네 분의 할머니를 만났다. 그중에서 제 일 많은 종류의 씨앗을 가지고 계시고, 가장 많은 종류의 씨앗을 나눠주신 할머니. 그리고 가지고 계신 씨앗과 작물의 특징을 알기 쉽게 가장 잘 설명해주셨다. 팔순이 넘은 연세에도 또렷하게 기억 하고 계신 모습을 보며 천상 농사꾼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농사를 지으시면 제일 좋은 것부터 씨앗 창고에 쟁여놓고, 조 금만 달라고 해도 남는 건 갖다 밥에 넣어 먹으라고 하시며 움푹 움푹 퍼 주신다. 몇 해 전에 “김치를 주는 사람은 인심이 좋은 사 람이래요”라는 말을 들은 적이 있다. 나는 씨앗 마실을 다니면서 씨앗을 나눠주는 사람이 진짜 인심이 좋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할머니가 챙겨주신 열세 중류의 씨앗이, 몇 십 년 동안 할머니 의 손에서 자란 씨앗들이, 옛날 조상들과 지금, 그리고 앞으로 태어날 아이들 사이를 연결해주는 매개체 역할을 할 게 틀림없다고 기대해보며 돌아왔다.--- 「씨앗은 이야기를 품고」 중에서

여든 넘으신 할머니가 씨를 보관하는 곳은 ‘땅속’이었다. 이제 허리가 꼬부라지고 몸을 마음대로 움직이실 수 없으니 거두어들일 힘도 없으신 것이다. 모든 걸 전기(기계나 냉장고)에 의존하면서 사는 우리와는 전혀 다른 방식이다. 굳이 씨를 받지 않아도 되는 놈들은 그냥 두면 살 놈만 살아남아 다음 세대를 이어간다고 한다. 특히 호박은 씨앗 수명이 길어서 몇 년에 한 번만 씨를 받아두면 5년 동안은 심을 수가 있다. 잎에서 열매, 씨앗까지 먹을 수 있는 호박이 사라지지 않고 지금까지 우리 곁에 남아 사랑을 받을 수 있는 배경이다. 할머니께서 주신 두 번째 씨앗은 취나물이다. 시멘트를 바른 마당 가장자리에는 빈틈이 없을 정도로 취나물이 심겨져 있다. 8년 전에 할아버지께서 돌아가신 후 대부분의 농사를 접고 할머니는 주로 집에서 드실 수 있는 채소나 나물만 가꾸신다고 한다. 그중 하나가 취나물이다.
이 동네는 들어오면서부터 길 양옆으로 비닐하우스가 여러 동 있었다. 그런데 비닐이 벗겨져 있는 게 이상했다. 여쭈어보았더니 취나물을 재배한다는 것이다. 언젠가부터 농사로 먹고살기 힘들어지면서 하우스에 취나물을 심어서 자식들을 학교에 보냈다고 하신다. 취나물은 한겨울 빼고는 잎을 계속 뜯어 먹을 수가 있고 향이 좋다 보니 우리나라 사람들이 누구나 좋아하는 나물이기도 하다. 할머니도 예전에는 하우스에서 재배하다가 아제는 다 없애 고 자식들 오면 줄 거랑 당신 드실 것만 하신다고 했다. 다년생이라서 한 번 심어놓으면 계속 수확할 수 있어서 손이 덜 가면서 쓸모가 많다고 하신다.
“이 동네에선 다른 채소나 쌀농사는 안 해요”
“쌀은 너무 싸니까 쌀 허여? 그런 거(취나물)나 해서 쓰지.”
이야기를 듣고 마음이 착잡해졌다. 더 이상 말을 잇지 못하고 대문 앞에서 할머니와 사진을 찍고 인사를 드렸다. ‘할머니, 그래도 쌀농사는 해야 되지 않아요’라고 말하고 싶었지만, 그냥 나 혼자 머릿속으로만 중얼거렸다. 동행했던 사람 누구 하나 말을 잇지 못했다. 싸니까 안 하는 농사. 비단 쌀농사뿐만이 아닐 것이다. 그래서 결국 토종씨앗들도 사라지고, 씨앗을 사서 쓰게 되는 것이 아닐까? 그래서 결국은 우리 식탁이 비료와 농약으로 버무려진 GMO 작물로 차려지고, 결국엔 원인을 알 수 없는 희귀병과 암으로 생을 마감하게 되는 것 아닐까? --- 「할머니와 호박들」 중에서

요즘은 무엇이든 밭에서 키우고 야생에서 캐거나 뜯어 먹기보다 마트에 가서 돈을 주고 사서 쉽게 요리한다. 봄에나 먹을 수 있던 각종 나물이 사계절 내내 시장에 나오고, 간장과 된장을 벗어난 각종 양념과 외국산 향신료 등이 다양하게 사용된다. 그러다 보니 각 지역에서 재배되던 특산물도 점점 사라지고, 제철 음식에 대한 개념도 사라지는 추세다.
이런 와중에도 고향에 가면 아직 ‘고향의 맛’이 남아 있다. 같은 재료를 쓰더라도 지역마다 기후나 물, 공기, 흙이 다르기 때문에 뭔가 다른 느낌이 나는 것은 아닐까? 어려서부터 나를 키워온 엄마의 손맛이 다시 한 번 나를 존재하게 해주는 힘이 되어주는 셈이다. (…) 토마토를 무척 좋아하는 딸아이는 씨앗 도서관에서 토마토 씨앗을 빌려 텃밭에 심고, 그 씨앗을 다시 받아 반납했다. 그리고 완두콩을 좋아하는 열세 살 아들은 풋완두콩을 따서 실컷 쪄먹고, 꼬투리를 몇 개 남겨두었다가 씨앗을 받아서 내년에 심겠다며 냉장고에 넣어두었다. 이 아이들이 커서 토마토 맛이랑, 막 쪄서 따뜻하고 달짝지근한 완두콩 맛을 기억하며 고향으로 다시 돌아왔으면 좋겠다. 나는 그 연결고리가 ‘씨앗농사’이길 바란다.
--- 「닫는 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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