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러나 열보다 아홉을 선호하는 게 나이에만 통용되는 게 아니다. 합리적인 분석으로도 증명할 수 있다. 사회과학의 여왕이라는 경제학에도 흔히 나타나는 현상이다. (중략) 9개에서 10개로 생산을 늘릴 때 추가적인 한계수입은 1만 원이다. 그때 더 들어가는 한계비용은 1만 2,000원이라고 하자. 10개를 생산하면 9개 때보다 오히려 2,000원의 이윤이 줄어든다. 차라리 9개를 생산하는 것이 낫지 않은가. 소비자도 열보다 아홉을 더 좋아한다. 사람은 행복, 만족감, 쾌감을 추구하며 살아간다. 소비도 그런 만족을 얻기 위한 행동이다. 그런 만족을 경제에서는 효용이라고 한다. 소비자는 소비를 한 단위 더 늘릴 때마다 추가로 늘어나는 효용, 즉 한계효용을 좇아 행동한다. 소비로부터 느끼는 한계효용이 최소한 가격보다는 높아야 구매를 하는 것이다. 한계효용은 1,000원인데 가격이 1,500원이라면 누가 그 물건을 사겠는가. 돈을 지급한 만큼 만족을 얻을 수 없는데 말이다.---p.27
기회비용은 물론 시간에만 적용되는 것이 아니라 제한된 자원의 선택에 모두 적용될 수 있는 개념이다. 예를 들어 기회비용은 삼성자동차의 투자에 따른 기회비용의 엄청난 자금을 다른 사업 부분에 투자했더라면 얻을 수도 있었던 수익이 된다. 따라서 삼성자동차의 실질적인 청산비용을 산출하기 위해선 자동차 자체의 손실뿐만 아니라 기회비용까지도 포함해야만 한다. 기회비용이 큰 투자는 경제적 수익이 적다는 얘기가 된다. 기회비용을 적게하는 선택이 가장 현명한 것이다. ---p.45
물론 결혼하기 전에도 여러 사람을 찾아 나서는 짝짓기 게임이 많은 것이 사실이다. 왜 그렇게 여러파트너를 찾으려 하는 것일까? 앞서 설명한 한계효용의 체감이나 기회비용의 개념으로도 ‘체인징 파트너’를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프리드먼D. Friedman과 랜스버그S. E. Lansberg는 한걸음 더 나아가 왜 남자가 여러 파트너를 찾는 경향이 더 많은가를 경제모형으로 설명한다. 즉 결혼과 성에도 시장이 있어서 가격과 비용을 통해 균형과 배분(?)이 이루어 진다는 것이다. 특히 생물학적인 특성, 사회제도와 문화적 전통이라는 제약조건하에서는 ‘백작’의 외도비용이 부인보다 저렴하다는 것이다. 그래서 “남자는 여러 여인을 통해 한 가지 목적을 달성하려 하지만 여자는 한 남성을 통해 여러 목적을 실현하려 한다”는 것이다. ---p.70
영어에서는 레몬을 성능과 품질이 조악한 저급재화나 서비스를 지칭하는 단어로 쓰고 있다. 나아가 경제학에서는 그러한 저급재화나 서비스가 거래되는 시장을 레몬시장이라고 한다. 물론 벼룩시장이나 다른 중고품 시장이 모두 여기에 해당하는 것은 아니다. 레몬시장은 판매자와 구매자가 같은 정보를 공유하지 못할 때 형성된다. 레몬시장은 도덕적 해이와 정보의 비대칭성이 만들어 내는 바람직하지 않은 결과이다. 따라서 경제분야에서 양화는 구축되고 오히려 악화가 판을 치는 레몬시장이 많이 형성되어 있다. 우리 사회도 도덕적 신뢰를 회복하고 모든 정보를 공유하여 레몬을 맛있는 귤로 바꾸어야 할 것이다. ---p.96
2012년부터 발효된 한미FTA도 우리 경제 전반에 큰 도움이 될 것이다. 특히 미국으로부터의 수입보다 수출이 절대적으로 많은 우리 현실에서 미국 시장이 열린다면 당연히 경제적 이득이 크지 않겠는가. 물론 아직 해결하지 못한 어려운 숙제도 많이 남아있다. 경쟁력이 뒤처진 농업을 어떻게 할 것인가. 생산비가 많이 들어 경쟁력이 취약한 열위 산업을 어떻게 처리해야 하는가. 앞서 살펴봤던 사례에서 보자면 중국의 싼 마늘을 수입하지 않고 국내에서 생산한다면 누군가 그 비용을 지급해야 한다. 경제에는 공짜 점심이 없다. 소비자가 비싸게 사거나 정부가 세금으로 보조해야 한다. 그것 때문에 경쟁력이 있는 휴대전화의 수출길도 막힌다면 큰 손해가 아닌가.---p.111
세계적 예언가로 널리 알려진 노스트라다무스는 나폴레옹과 히틀러의 출현은 물론 무솔리니의 최후도 정확히 맞혔다고 한다. 그러나 이것도 그의 추종자들의 주장일 뿐 예언시의 내용은 해독에 따라 달라진다는 비판도 많다. 그의 1999년 지구종말론은 많은 화제가 되기도 했지만 지금까지 지구는 버젓이 움직이고 있지 않은가. (중략) 기업가는 당연히 일반인보다 더 정확하게 피부로 느끼는 감을 갖고 있을 것이다. 불확실한 미래에 대응하는 능력과 감각이 더 탁월해야만 성공적인 사업을 할 수 있을 것 아닌가. 또한 기업가의 판단과 계획은 단기적인 경기변동에 큰 영향을 미치기도 한다. 이런 기업가의 감을 기초로 경기를 예측하는 시도가 바로 BSI 자료이다.---p.149
새해 경기가 더 침체할 것이라고 믿는다면 어떤 기업이 투자를 늘리겠는가. 그런 기대를 소비자도 갖고 있다면 누가 돈을 더 쓰려하겠는가. 투자는 위축되고 소비는 줄어든다. 그렇게 되면 당연히 경제는 더욱더 침체할 수밖에 없지 않은가. 내일이 불안하면 투자도 소비도 늘지 않는다. 오히려 저축만 늘어나고 경제는 더욱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러나 세상을 밝게 보면 경제의 미래도 밝아질 수 있다. 미래를 어둡게 바라보지 않는 것 하나만으로 세상이 달라질 수도 있다. 내일의 시장이 어둡다고 생각하면 결코 새로운 컴퓨터를 개발할 수 없다. 밝은 기대 속에서만 새로운 상품을 새로운 투자와 소비가 뒤따를 수 있다. 내가 밝은 기대를 하는 것이 경제의 흐름을 바꿀 수 있는 요인이 될 수 있다면 얼마나 흐뭇한 일인가. 아무리 현실이 어려워도 내일이 밝아질 것이라는 긍정적인 믿음을 갖자. 그것이 바로 내일의 경제를 바꾸는 첫걸음이 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