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84년 조안 오는 조안 상사를 설립했다. 이후 미국 독일 등 유수한 완구 회사에 인형을 개발 수출해왔다. 그녀는 조안 상사의 대표로 있으면서도 수많은 인형 작품을 직접 만들어왔다.
그녀가 만드는 인형들은 그녀만이 표현해내는 꿈의 세계를 선명하게 그려내 보여준다. 또한 그녀의 인형들은 바라보는 이의 기억 속에 오래도록 남아 그 잔상을 지울 수가 없다. 열정적인 예술혼이 녹아든 다양한 인형 캐릭터를 통해 놀랍도록 아름다우면서도 독특한, 꿈의 세계를 생생한 현실의 세계로 연출해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조안 오의 작업 과정을 살펴보면 모든 창작자들이 그렇듯 쉽고 순탄하지만은 않았다.
특히 영국에서 1996년 공부를 마치고 돌아온 후 1년 여의 연구 끝에 천연 모 헤어를 수입하고 홍화, 소목 등으로 염색해 아름다운 원단을 만들어냈다. 하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색상이 변하거나 털이 빠지는 등 문제점이 드러났고 열정만큼 작품으로 표현내지 못하는 어려움도 숱하게 겪는다. 그러나 자기만의 세계를 창의적 활동으로 표현해내는 이들이 그렇듯이 그녀 또한 따뜻한 가슴과 결코 주저앉거나 지치는 법이 없는 열정적인 노력만으로 그 모든 어려움을 극복해낸다.
조안 오, 그녀는 베틀에서 직접 원단을 짜고 손수 인형을 만든다. 이러한 남다른 노력은 전 세계에 수많은 테디 베어 예술가가 있지만 그녀만의 특장이자 그녀만의 세계가 구축되는 데에 가장 큰 역할을 해냈다.
삼베나 모시 적삼 등 한국의 원단을 베틀로 짜는 모습은 우리에게는 낯선 장면이 아니다. 하지만 테디 베어를 만드는 조안 오의 작업세계에서 인형의 재료가 되는 원단을 직접 만드는 그녀의 삶은 그 자체로 작품이다.
인형의 기본재료인 원단을 자아내는 그녀의 베틀은 이국적이면서도 한국적인 오묘한 조화를 느끼게 한다. 이전에는 그 어떤 것에서도 느낄 수 없었던, 그녀만의 세계이기 때문이다. 그러한 남다른 노력과 추구하는 세계의 독창적인 방향성이 들실과 날실의 오묘한 조화를 독특하고도 생생하게 보여주고 있는 것이다.
예술의 역할은 공기처럼 우리 곁에 늘 존재하나 눈에 보이지 않고 느끼지 못할 때가 많다. 하지만 그것이 결핍되었을 때는 모두가 고통 속에서 죽을 수밖에 없는, 세속의 그 어떤 것과도 비교 불가능한 영역에 존재한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은 궁극적으로 선을 추구할 수밖에 없다.
이처럼 창의적 역량이 드러난 예술의 모든 영역이 그렇듯이 조안 오 역시 그녀의 작품 세계는 더불어 살아가는 공동체가 추구해야 할 선과 맞닿아 있다.
조안베어뮤지엄 박물관장이기도 한 조안 오는 서태지와 함께 ‘북극곰 살리기 운동’을 시작했다. 앞으로 서태지는 ‘세상을 바꾸는 온도의 차이’라는 모토 아래, 북극곰 캐릭터를 제작해 온·오프라인에서 판매할 예정이다. 수익금은 전액 PBI (Polar Bears International)에 기부할 방침이다.
온라인에서는 뮤직샵 ‘etpshop’에서 판매된다. 오프라인으로는 서태지의 전국 투어 공연장에서도 판매될 예정이다.
서태지 컴퍼니와 공동 작업을 하고 있는 조안 오는 제주도 작은 포구인 대포마을에 스튜디오(www.joannestudio.co.kr)와 박물관을 만들어, 미국과 유럽 등지로 캐릭터완구를 제작, 판매중이다.
이번 프로젝트는 환경메시지를 전하고자 하는 서태지의 의지와 온난화로 인해 고통 받는 북극곰을 보고 북극곰을 살려야겠다는 조안 오의 뜻이 맞닿아 이루어낸 것이다.
서태지 측은 “첫 번째 프로젝트를 북극곰 캐릭터로 시작한 것은 다소 의외이지만 상징적인 뜻이 있다. 북극곰은 지구 온난화 폐해의 상징적인 동물이다. 매년 북극곰이 살아 갈 수 있는 빙하는 사라지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는 지구의 멸망의 시작이기도 하다. 이러한 북극곰 캐릭터라는 상징적인 매개체를 통해서 생활 속에서의 환경 수호를 다짐하고 우리의 자손들에게 그 의미를 친숙하게 교육하자는 작지만 큰 의미가 담겨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강승훈, ?서태지, 조안 오와, ‘북극곰 살리기’ 환경운동동참?, ≪아시아경제신문≫, 2009.06.12.)
조안 오의 의지도 그 곳, 선한 곳에 가 닿아 있는 것이다.
조안 오는 인생을 만남의 연속이라 규정하며 사람과 사람 또는 특별한 사람들과의 만남이 이어지면서 인간의 삶이 포도주처럼 익어가는 것이라 말한다. 그녀는 제주도에서 테디 베어를 통해 새로운 인연을 꿈꾼다. 마치 아이를 낳아 세상에 내보내고 그 아이가 돌아올 때 두 팔 벌려 맞이하는 어머니의 마음으로 테디 베어를 만드는 것이다.
그러한 남다른 열정은 드라마에 등장하는 수많은 캐릭터들의 이미지를 독특한 방식으로 살아나게 만드는 힘의 원천이기도 하다. 무생물이면서 팔려나가는 재화에 불과한 인형이 마치 피노키오의 오랜 소망이 이루어진 것처럼 따스한 생명의 옷을 입게 된 것이다. 예술혼이 무엇인지를 그녀의 테디 베어만큼 온몸으로 생생하게 느낄 수 있게 하는 존재를 찾기는 쉬운 일이 아니다.
제주도에는 조안 오의 테디베어 스튜디오와 테디뮤지엄이 있다. 조안베어뮤지엄. 그곳은 그녀의 남다른 영혼의 무늬가 아로새겨진 곳이라 관광지라는 표현보다는 아트갤러리라는 표현이 더 어울리는 곳이다.
연인과 함께 가족과 함께 가 볼만한 곳으로 조안베어뮤지엄이 추천되는 것은 다양한 인형 캐릭터가 주는 재미와 함께 그녀의 예술혼을 입은 인형들이 지니는 독특한 이미지 때문이다.
조안베어뮤지엄과 만나는 순간 그곳은 ‘조안 오’라는 이미지가 각인될 정도로 그녀의 예술혼과 열정이 가득한 곳이라는 사실을 알 수 있다. 그곳에 사는 그녀의 캐릭터 인형들은 욘사마 배용준으로부터 배어나는 겨울연가의 순수한 이미지는 물론, 꽃보다 남자의 이민호, 영화 놈놈놈의 다양한 캐릭터들과 함께 이 세상 어디에서도 느낄 수 없는 조안베어로 다시 태어났음을 너무도 생생하게 전하고 있기 때문이다.
공장에서 찍어낸 조안베어가 아니라 손수 만든 조안 오의 작품들은 활기찬 생명력과 함께 온기를 느낄 수 있는 작품들이다. 이런 조안 오의 독특한 작품 활동 과정은 세상을 따듯하게 만드는 열정이 만드는 매력이 있다.
특히 ‘미노미’는 한국의 유명 테디베어 아티스트인 조안 오가 이민호를 모델로 손으로 제작했다. 이민호를 닮은 뚜렷한 이목구비 그리고 길고 긴 다리와 총명한 눈망울이 특징이며 왼쪽 귀에는 정품임을 확인할 수 있는 로고가 새겨져 있다.
조안 오는 미노미를 만들면서 가장 신경을 쓴 것은 꼭 껴안았을 때의 감촉이라고 밝힌다. 그는 기분 좋은 감촉을 표현하기 위해, 엄선된 소재로 전 공정을 직접 손으로 만들었으며 타 인형에 비해 무게감을 더해 실제 안아들었을 때의 다른 인형과의 차별점을 잘 알 수 있게 하려고 노력한 것이라는 설명을 덧붙였다.
또한 “이민호라는 실제 캐릭터가 존재하기 때문에 그 순수하고 정열적인 모습과 고급스러움을 해치지 않기 위해 샘플만 17번을 거쳤을 정도로 많은 애착이 있는 작품”이라 전했다.
조안 오의 이러한 작품들은 친환경 테디베어, 배우 배용준 씨의 캐릭터 준베어, 영화 ‘놈놈놈’의 캐릭터, 가수 서태지와 환경프로젝트 ‘Save The Polar Bears’(세이브 더 폴라 베어스)를 거쳐 오면서 언제나 새롭게 진화한다.
특히 진호(이민호 분)라는 캐릭터의 이름을 본따 ‘지노’라고 부르는 인형은 누구나 외로울 때 하소연 할 수 있는 친구 같은 캐릭터로 등장한다.(고재완, ?이민호 캐릭터 인형 ‘이노미’, 팬들 사이에 인기 폭발?, ≪아시아경제신문≫, 2010.05.07.)
드디어 인간의 역할을 확실하게 맡게 된 인형이 창조된 것이다. 조안 오의 작업이 남다른 평가를 받는 이유도 그곳에 있다. 창조란 영감을 통해 일상에 존재하는 것들을 끌어내어 새로운 가치를 만들어내는 행위이기 때문이다.
조안 오는 그런 점에서 가장 편안하고 친숙한 방법으로 인간의 삶에 온기를 불어 넣은, 이 시대에 가장 절실히 요구되는 예술가의 영역을 확보한 것이다.
--- 「꿈의 세계로 빚어낸 예술 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