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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에덴까지

걸어서 에덴까지

문예중앙 시선-017이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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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6월 11일
쪽수, 무게, 크기 143쪽 | 218g | 125*205*20mm
ISBN13 9788927803324
ISBN10 8927803329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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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타는 말의 기하학

쉬운 걸 굳이 어렵게 말하고
그럴듯한 거짓말로 참말만 주절대며
당연함을 완벽하게 증명하고 싶어서
당연하지 않다고 의심해보다가
문득 문득 묻게 된다

유리 벽을 지나다가
니가 나니?
걷다가 흠칫 멈춰질 때마다
내가 정말 난가?

나는 나 아닐지도 몰라
미행하는 그림자가 의문을 부추긴다
제 그림자를 뛰어넘는 아무도 없지만
그래도 확인해야 할 것 같아
일단은 다시 본다
이단엔 생각하고 삼단에는 행동하게

손톱 발톱에서 땀방울이 솟는다
나는 나 아닐 때 가장 나인데
여기 아닌 거기에서 가장 나인데
불타고 난 잿더미가 가장 뜨건 목청인데.

--- p.19


타동사에 얹혀서

너무 힘들어서 죽고 싶다고 했더니
언제 살았던 적 있었느냐고
살아본 적도 없으면서 어떻게 죽고 싶어질 수 있느냐고
정색하고 반문한다

너무 괴로워서 그만 헤어지자고 했더니
언제 사귄 적 있었느냐고
사귄 적 없는 이들이 헤어지려면 어떻게 해야 하느냐고
비웃듯 다그친다

온 적도 없이
오래전에 벌써 가버린 시대
구호와 운동의 스테레오 이중주 속에서
암흑물질을 찾다가 기다리다가
살았던 적도 없이 사귀었던 적도 없이
지칠 대로 지쳐 눈뜨기도 힘든 아직 여기.

--- p.25


기다림을 기다린다

한때는 남북통일을
또 한때는 메시아의 재림을
어느 때는 아시아와 유럽 대륙이 자리바꿈하기를
핼리혜성도 목마르게 기다렸는데
이제는 지구의 자전 방향이 바뀌기를 기다린다
지구도 반대로 돌아보고 싶을 테니까

기다린다는 건
거대한 것 아득한 것 무궁한 것을 기다린다는 것
후천개벽(後天開闢)을 기다린다는 것
우주의 혁신 계획에 참여하고 싶다는 것

기다리지 않아도 오게 되어 있는 건 기다림이 아니다
기다림에 길들여져
기다릴 게 없다는 것이 견딜 수가 없어서
이루어지기를 기다리는 게 아니라 기다림을 기다린다
위대한 허무(虛無)란
기다릴 게 없는데도 기다리는 것이다.

--- p.49


반성 방법으로

다들 앞으로만 걸으니까
다들 너무 빨리 걸으니까 따라갈 수 없어서
나는 뒤로 걷는다
걸어온 내 발자국을 보고 싶어서
어떻게 생겼나
얼마나 갈 지(之) 자로 비틀거렸나
아직도 헛발 딛나 헛걸음질인가
내 눈으로 확인하며 걷고 싶어서
역할도 모르고 걸어야 하니까
앞으로 걸어봐도 앞은 볼 줄 모르니까
보이는 건 어제의 발자국뿐이니까
혹시 누가 내 발자국을 신고 따라오나 하고.

--- p.72


발에게 맡긴다

침대에서 죽는 것이
바이킹에게는 최대의 수치였다지
쉰셋의 나혜석도 길에서 죽었다지만
나는 살기 위해 길을 간다
길에 배고픈 발을 위하여
마음의 병도 발에게 맡긴다

보아도 못 보고 들어도 깨닫지 못할 때까지
아픈 마음 아프지 않을 때까지
마음이 없어져버릴 때까지
몸도 없어져 발만 남을 때까지
발이 발인 줄도 모를 때까지
걸으면서 걷는 줄도 모를 때까지
걸어서 에덴까지
낡은 지팡이 하나로 우뚝 서버릴 때까지
지팡이에 싹 돋아, 금단의 사과 꽃필 때까지.

--- p.1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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검은 시집이다. 책장 어디를 펼쳐도 캄캄하다. 왜인가? “출입구 없는 맹토(盲土)”인 이 세계를 벗어나려면 버려지는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삶의 난장을 바닥까지 디디고서야, 그 모든 캄캄함에 닿아야 “버림받은 찌꺼기들 품어 안는 칠흑 슬픔” 하나로 태초이거나 종말인 카오스에 닿을 수 있기 때문이다. 유안진 시인에게 초월은 헛된 가상이며, 현재(present)는 잘못 배달된 선물(present)이다. 이것이 시집에 무수한 소리은유(동음이의어와 유음이의어들을 활용한 말장난)들을 심어놓는다. 우리는 세계를 뒤틀 수는 없으나 말을 뒤틂으로써 적어도 그것의 상징질서를 뒤틀 수는 있다. 그렇게 함으로써 모든 은유가 강제하는 질서에서 벗어나, “궤도탈출”의 여정에 오를 수 있다. “내 발길”만이 “길이 된다.” 이것은 불가역적이다. 길이 발을 품는 게 아니라 처음부터 발이 길을 품은 것이다. 길발이 아니라 발길이니까. 그렇게 “맨발바닥이 만들어가는” “검은 파라다이스”가 있다. “걸어서 에덴까지” 이르는 길 하나가 시집의 행간 사이로 아스라이 펼쳐져 있다.
권혁웅(시인)
삶을 내부에서 확장하려는 의지가, 단지 삶을 이어가려는 욕망과는 전연 다른 것임을 이 시집은 보여준다. 이 시집에는 두 발로 시간 위를 활보할 때 우리가 미처 넘보지 않던 바깥이 문득 반대방향의 팽팽한 인력으로 불거지며 펼치는 시간의 곡예가 담겨 있다. “어느새 기다림이 없어졌다”라는 말은 누구나 흉내 낼 수 있는 잠언이 아니라 제 안에 어둠을 발견한 이, 바로 그 어둠이 생의 바깥에서 발생하는 인력으로부터 발생함을 태연하게 승인하는 이에게만 허용된 천기누설이다. 그러니 이 시집은 한편으로는 바깥을 안쪽으로 포개는 장한 운동을 포함하고, 또 한편으로는 시간 위로 자신을 밀어온 힘들의 반대자들과 더불어 “나를 추상(抽象)”해내는 기하학을 내포하고 있다. “걸어서 에덴까지” 가는 일은 에덴을 당겨서가 아니라 삶의 내부를 확장함으로써 가능한 일임을 시는 증언한다.
조강석(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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