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장메뉴
주요메뉴


닫기
사이즈 비교
소득공제
불국사 천년의 하늘 1

불국사 천년의 하늘 1

: 달빛 젖은 칼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정가
12,000
판매가
11,400 (5% 할인)
배송안내
서울특별시 영등포구 은행로 11(여의도동, 일신빌딩)
지역변경
  • 배송비 : 유료 (도서 15,000원 이상 무료) ?
신상품이 출시되면 알려드립니다. 시리즈 알림신청
eBook이 출간되면 알려드립니다. eBook 출간 알림 신청
  •  국내배송만 가능
  •  최저가 보상
  •  문화비소득공제 신청가능

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3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64쪽 | 148*210*20mm
ISBN13 9788959595082
ISBN10 895959508X

목차 목차 보이기/감추기

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지척을 분간하기 어려운 세찬 눈보라 속에 매서운 바람이 온 산하를 찢는다. 바람은 점점 강해져서 흡사 귀신이 울부짖는 듯 소름 끼치는 소리를 내며 세상을 뒤흔든다. 그 지옥 같은 풍경 속에서 어린아이를 품에 안은 여인이 거친 숨을 몰아쉬며 산길을 뛰어간다. 여인의 몸은 붉은 피로 흠뻑 젖었고, 눈 위로 연신 떨어져 내리는 핏방울은 날리는 눈 속에 금세 묻혀버린다.
그 눈보라 속 어디선가 호각 소리가 길게 난다. 여인은 흠칫 놀라며 발걸음을 재촉하지만 탈진한 듯 몸을 제대로 가누지 못한다. 그런데 여인 앞에 돌연 검은 복면을 한 괴한 두 명이 나타난다. 깜짝 놀란 여인은 비틀거리며 뒷걸음질 친다.
“흐흐, 네년이 여기서 빠져나갈 수 있다고 생각하느냐?”
한 사내가 칼을 뽑아들고 다가가자 여인은 체념했는지 눈물을 흘리며 애원한다.
“나리, 아이만은 제발 살려주십시오. 이 어린 게 무슨 죄가 있겠습니까?”
“씨를 말리라는 명령을 받았다.”
“나리, 자비를 베풀어주십시오. 제발 아이만은 살려주세요.”
“쓸데없는 말은 필요 없다. 나는 너와 네 아들 놈의 목을 가져가야 하니 말이다.”
사내가 칼을 치켜들자 여인은 품에 안은 아이를 불쑥 들더니 눈보라치는 벼랑 아래로 힘껏 내던진다.
“이런 고약한 년! 마지막까지 약은 수를 쓰다니.”
사내의 칼날이 번쩍 빛을 발하자 하얀 눈보라 속에 붉은 핏방울이 어지러이 흩날린다.
“이런, 자식놈까지 확실히 없애라고 했는데….”
칼은 든 사내가 낭패한 목소리로 중얼거리자 다른 사내가 입을 연다.
“이렇게 험한 벼랑에서 떨어졌는데 설마 살겠어? 설령 산다고 해도 이런 추위에 곧 얼어 죽을 걸세. 게다가 부근에는 인가도 없지 않은가”
“그럼 돌아가서 다 죽였다고 보고하기로 하세. 그런데 애 머리는 어떻게 하지?”
“그건 잘리면서 벼랑으로 떨어졌다고 함세.”
그들이 떠나자 세찬 눈보라가 모든 것을 덮어버리고 바람이 다시 귀신처럼 울부짖으며 세상을 찢어 나간다.

* * *

무릇 세상일이란 흥망성쇠를 되풀이하며 끝없이 흐른다. 꽃이 피면 언젠가 지고, 달이 차면 반드시 기울듯이 세상에 영원한 것은 없다. 이런 흐름 속에 하늘에 뜬 세 개의 해 중에서 두 개가 지고 하나만 남았다. 한때 흥하던 고구려와 백제가 멸망하고 신라만 남은 것이다. 물론 승리자의 화려한 영광 뒤에 지워진 나라의 도읍지는 폐허가 되어 무성한 잡초 속에 버려졌다. 다시 봄을 맞아 꽃은 피어도 오직 쓸쓸한 바람만 이를 맞을 뿐, 그때 웃음 짓던 사람들은 옛 영화와 함께 사라지고 아무도 남지 않았다.
시간 역시 물처럼 흐르면서 많은 것을 변화시킨다. 꽃향기 속에 봄이 오는가 했더니 어느새 붉은 낙엽과 함께 가을이 얼굴을 내민다. 그리고 이러한 순환 역시 이어져서 세월 속에 남는 것은 아무것도 없다.
아름다운 꽃이 그러하듯이 사랑하는 사람도, 사랑받는 사람도 사라지고, 아울러 미워하는 사람도, 미움받는 사람 역시 남지 않는다. 또한 봄이 오면 꽃은 다시 피지만 그전의 봄과 꽃이 아닌 것처럼, 이미 간 사람은 돌아오지 못한다. 까맣게 윤기 흐르던 초동의 머리는 어느새 흰머리가 되고, 그가 뛰놀며 부르던 즐거운 노랫소리는 불현듯 깊고 어두운 한숨 소리로 변한다. 이렇게 세상은 생명을 주기도 하고 뺏기도 하면서 끊임없이 흘러간다.
이런 사연을 아는지 모르는지 따스한 봄날이 다시 오고, 어느 마을 울타리 밑에서도 작은 꽃들이 고개를 내밀고 봄을 맞는다. 겨우내 움츠렸던 아이들 역시 마을 앞에 모여서 밝은 햇살 아래 흥겹게 뛰논다.
그런데 길 저편에서 굶주려 병색이 완연한 거지 소년이 나타나자 아이들이 그쪽으로 몰려간다.
“더러운 거지가 또 왔네.”
“야, 거지새끼야, 여기서 썩 꺼져!”
아이들이 돌멩이를 던지며 놀려대자 거지 소년이 눈을 무섭게 치뜬다.
“어라? 이놈 봐라. 네놈이 째려보면 어쩔 거야?”
그들 중에서 제일 큰 아이가 막대기를 주워 들더니 그에게 마구 휘두른다. 하지만 거지 소년은 믿지 못할 정도로 빠르게 움직이면서 요리조리 피한다. 결국 아이들이 일제히 에워싸고 때리자 그의 얼굴 여기저기에서 피가 흘러내린다. 그런 와중에 거지 소년이 막대기를 든 아이에게 갑자기 달려들어 그를 쓰러뜨리고 올라탄다. 그리고 주먹으로 얼굴을 마구 내려치자 다른 아이들이 거지 소년을 덮치며 무자비하게 짓밟는다. 하지만 그는 피투성이가 되어서도 닥치는 대로 물고, 때리고, 할퀴며 악귀처럼 날뛴다. 이에 아이들도 겁이 나는지 슬슬 물러서다가 한 아이가 뒤로 내뛰자 모두 우르르 도망간다.
이들과 가까운 곳에 가마 하나가 서 있다. 가마에 앉은 사람이 이 광경을 처음부터 지켜보다가 옆에 있는 검은 옷의 사내에게 말한다.
“호오, 쓸만한 놈이야.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민첩하고 악과 근기가 있어. 이봐, 흑귀!”
“예, 어르신.”
“저 아이를 데려가 잘 교육시키거라.”
“예, 알았습니다.”

어둠은 언제 어떻게 생겨났을까? 본래부터 있던 거대한 침묵일까? 어쩌면 침묵 속에 잠자던 영원이 인연이 만든 찰나의 불꽃에 눈을 뜨면서 시간이 생기고, 그 시간이 숱한 사연을 만들면서 흐르는 것인지 모른다. 그렇다면 이때 어둠 역시 눈을 뜨고 빛을 받아들였을 것이다. 그런데 어둠은 모든 것을 지우지만 겉모습만 지울 뿐, 존재 자체는 없애지 못한다. 아울러 빛은 홀로 나타나는 것도 아니고, 또한 빛이 나타나서 어둠이 사라지는 것도 아니다. 왜냐하면 빛은 언제나 어둠과 함께 나타나기 때문이다. 마치 달이 빛을 내지만 어둠 역시 머금는 것처럼 품은 어둠의 양이 다를 뿐이다. 이것이 세상에 나타나는 빛의 밝기가 전부 다른 이유이다. 그리고 빛이 있을 때 생기는 그림자 역시 어둠이다. 아니, 어쩌면 세상의 모든 존재는 빛과 어둠이 손잡고 움직이는 가운데 나타난 외로운 그림자인지도 모른다.
---「어둠의 시작」중에서

출판사 리뷰 출판사 리뷰 보이기/감추기

회원리뷰 (0건) 회원리뷰 이동

  등록된 리뷰가 없습니다!

첫번째 리뷰어가 되어주세요.

한줄평 (0건) 한줄평 이동

  등록된 한줄평이 없습니다!

첫번째 한줄평을 남겨주세요.

배송/반품/교환 안내

배송 안내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배송 구분 예스24 배송
  •  배송비 : 2,500원
포장 안내

안전하고 정확한 포장을 위해 CCTV를 설치하여 운영하고 있습니다.

고객님께 배송되는 모든 상품을 CCTV로 녹화하고 있으며, 철저한 모니터링을 통해 작업 과정에 문제가 없도록 최선을 다 하겠습니다.

목적 : 안전한 포장 관리
촬영범위 : 박스 포장 작업

  • 포장안내1
  • 포장안내2
  • 포장안내3
  • 포장안내4
반품/교환 안내

상품 설명에 반품/교환과 관련한 안내가 있는경우 아래 내용보다 우선합니다. (업체 사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반품/교환 안내에 대한 내용입니다.
반품/교환 방법
  •  고객만족센터(1544-3800), 중고샵(1566-4295)
  •  판매자 배송 상품은 판매자와 반품/교환이 협의된 상품에 한해 가능합니다.
반품/교환 가능기간
  •  출고 완료 후 10일 이내의 주문 상품
  •  디지털 콘텐츠인 eBook의 경우 구매 후 7일 이내의 상품
  •  중고상품의 경우 출고 완료일로부터 6일 이내의 상품 (구매확정 전 상태)
반품/교환 비용
  •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 반송비용은 고객 부담임
  •  직수입양서/직수입일서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20%를 부과할수 있음

    단, 아래의 주문/취소 조건인 경우, 취소 수수료 면제

    •  오늘 00시 ~ 06시 30분 주문을 오늘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오늘 06시 30분 이후 주문을 익일 오전 06시 30분 이전에 취소
  •  직수입 음반/영상물/기프트 중 일부는 변심 또는 착오로 취소 시 해외주문취소수수료 30%를 부과할 수 있음

    단, 당일 00시~13시 사이의 주문은 취소 수수료 면제

  •  박스 포장은 택배 배송이 가능한 규격과 무게를 준수하며, 고객의 단순변심 및 착오구매일 경우 상품의 반송비용은 박스 당 부과됩니다.
반품/교환 불가사유
  •  소비자의 책임 있는 사유로 상품 등이 손실 또는 훼손된 경우
  •  소비자의 사용, 포장 개봉에 의해 상품 등의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예) 화장품, 식품, 가전제품, 전자책 단말기 등
  •  복제가 가능한 상품 등의 포장을 훼손한 경우 : 예) CD/LP, DVD/Blu-ray, 소프트웨어, 만화책, 잡지, 영상 화보집
  •  소비자의 요청에 따라 개별적으로 주문 제작되는 상품의 경우
  •  디지털 컨텐츠인 eBook, 오디오북 등을 1회 이상 다운로드를 받았을 경우
  •  eBook 대여 상품은 대여 기간이 종료 되거나, 2회 이상 대여 했을 경우 취소 불가
  •  중고상품이 구매확정(자동 구매확정은 출고완료일로부터 7일)된 경우
  •  LP상품의 재생 불량 원인이 기기의 사양 및 문제인 경우 (All-in-One 일체형 일부 보급형 오디오 모델 사용 등)
  •  시간의 경과에 의해 재판매가 곤란한 정도로 가치가 현저히 감소한 경우
  •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보호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소비자 청약철회 제한 내용에 해당되는 경우
소비자 피해보상
  •  상품의 불량에 의한 반품, 교환, A/S, 환불, 품질보증 및 피해보상 등에 관한 사항은 소비자분쟁해결기준(공정거래위원회 고시)에 준하여 처리됨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
  •  대금 환불 및 환불 지연에 따른 배상금 지급 조건, 절차 등은 전자상거래 등에서의 소비자 보호에 관한 법률에 따라 처리
  •  쿠폰은 결제 시 적용해 주세요.
1   11,400
뒤로 앞으로 맨위로 공유하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