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이책의 편집자 입니다.
2019-04-25
왜 영문판을 내는가(4) - 아미의 번역 봉사팀이 이 책의 번역에도 참여했다고 하던데…. “이 책의 역자 4명 중 2명이 아미의 번역 봉사팀이다. 이들은 국내에서 생산된 방탄 관련 소식을 거의 실시간 영문으로 번역해 세계로 발신한다. 어릴 때부터 영미권에서 자라면서 학교에 다닌 이들은 영어로 글쓰기가 한글로 글쓰기보다 더 익숙하다. 한글판 ‘BTS 예술혁명’이 출간된 뒤 이 책의 서평 기사가 나오자 이를 앞장서서 영어로 번역해 세계로 알린 이들이기도 하다.” - 나머지 2명은 누구인가. “영미권 대학에서 예술을 공부한 연구자들이다. 이 가운데 원지예씨는 영국 옥스퍼드대 재학 당시 저자인 이지영 박사의 영화 철학 강의를 들은 인연으로 번역에 참여했다. 또 스텔라 김씨는 미국 MIT 건축학부에서 아트를 공부한 뒤 하버드 대학원에서 미디어 아트를 전공한 재원이다. 그는 대학원 졸업 즈음에 버스에서 우연히 방탄소년단의 음악을 들은 뒤 박사 과정 진학을 미루고 귀국해 조감독으로 아이돌의 뮤직 비디오 제작 현장에 뛰어들었다. 더 이상 나이 들기 전에 현장 경험을 하고 싶었다는 거다. 이 책의 번역에 참여한 것도 또 다른 현장 체험의 의미가 없지 않다. 그는 이 책의 번역 뿐 아니라 교정 등도 담당했다.” - 책을 내면서 걱정이나 바람, 혹은 기대가 있다면. “한국의 작은 출판사가 낸 영문판 책이 어떤 평가를 받을 것인가? 걱정과 동시에 기대가 교차한다. 2018년 이 책을 낸 것을 계기로, SNS에서 알게 된 미국 대학의 어느 교수가 말했다. 영문판이 나오면 학생들과 함께 읽고 싶다고. 물론 대학이 아니라도 좋다. 이 책을 전 세계의 기성세대는 물론이고, 방탄소년단을 좋아하는 10대, 20대가 많이 읽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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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왜 영문판을 내는가(3) - 영문판을 해외 출판사에 의뢰하지 않고 왜 직접 내는가? “영문판을 내는 방법은 두 가지였다. 하나는 영어권 출판사로 판권을 수출하는 방법, 또 하나는 직접 번역해 책을 내는 방법이었다. 이 중에서 후자를 택한 것은 한글판을 만들며 가졌던 아쉬움 때문이다. 이번에는 책을 방탄의 청년 팬들에게도 어필하게 만들고 싶었다. 그래서 방탄소년단의 이들도 책을 읽었으면 하는 바람이 있었다. 무엇보다 이들에게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중요하고 의미있는 일인지를 말해주고 싶었다.” - 그러나 영문판에도 한글판이 지닌 문제는 여전하지 않은가. “영문판은 방탄소년단의 일부 활동을 업데이트했을 뿐, 내용은 그대로다. 하지만 영문판에서는 들뢰즈를 전면에 내세우지는 않는다. 들뢰즈를 잘 모르는 독자들이 지레 겁을 먹게 할 필요가 없다고 보기 때문이다. 이 책은 들뢰즈의 철학은 물론이고, 들뢰즈의 이름조차 몰라도 읽기에 전혀 어려움이 없다. 뿐만 아니라 들뢰즈를 모르는 이가 이 책을 보면, 들뢰즈에게 매력을 느끼면서 들뢰즈를 공부하고 싶게 될 수도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 책의 디자인을 20대 감성에 맞추려고 노력했다.” - 북 디자인이 여느 책과 달라 보인다. 표지에 저자와 역자, 출판사 이름도 없고. “읽고 싶은 책을 넘어 소장하고 싶은 책을 만들고자 했다. 이 책을 디자인한 사람은 북 디자이너가 아니다. 대형 기획사의 아이돌 브랜딩 작업과 앨범 디자인 작업을 진행한 것에 이어 음악 레이블의 크리에이티브 디렉터 겸 케이팝 뮤직 비디오의 비주얼 디렉터로 일하는 20대다. 북 디자인의 목표는 책의 내용과 더불어 청년들의 감성도 담는 것이었다. 표지에서부터 파격이 가능했던 것은 이 때문이다. 이 책의 표지와 본문에서는 반원과 원이 여러 가지로 변주되며 어우러진다. 디자인의 의미에 대한 해석은 보는 이에 따라 다르겠지만, 출판사로서는 이를 만남과 변화로 풀이한다. 방탄소년단과 아미의 만남, 그리고 이들이 이루어내는 세상의 변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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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9-04-25
왜 영문판을 내는가(2) - 2018년 이 책의 한글판이 나온 지 1년이 지났다. 반응은 어땠는가? “적어도 국내 중앙 일간신문과 지상파 방송에서 이 책을 언급하지 않은 매체는 없었다. 서평으로도 다루고 대중음악 기사로도 다루고 칼럼으로도 다루고 대담이나 다큐멘터리로도 다루었다. 저자가 방송에 출연하거나 강연에 나선 것도 헤아릴 수 없을 정도다. 2018년 세종도서(구 문화체육관광부 우수교양도서)로도 선정되었다. 책이 나온 지 1년 동안 이 책은 5000부 정도 팔렸다. 요즘 같은 출판 불황에, 인문학 책 치고는 꽤 많이 팔린 셈이다. 그러나 출판사로서는 아쉬움이 없지 않다.” - 어떤 아쉬움인가? “이 책을 출간한 이유는 방탄소년단과 그 팬덤 아미가 만들어내는 변화를 알리는 것이었다. 방탄을 잘 모르는 세대가 읽는 것도 중요했지만 이 보다 중요한 타겟 독자는 방탄소년단의 팬덤인 아미들이었다. 아미들에게 자신들이 얼마나 중요한 일을 하고 있는지를 말해 주고 싶었다. 그런 만큼 누구든 이 책을 재미있게 읽을 수 있도록 만들려고 노력했다. 그런데 이 책의 판매는 40대와 50대에 집중됐다. 2019년 3월 어느 대형 서점의 연령별 판매량을 보니 40대와 50대 판매량이 3분의 2나 되고 20대 이하 판매량은 10% 이하에 지나지 않았다. 이 책이 타겟 독자로 삼은 청년들에게 메시지를 전하는데 실패한 셈이다.” - 그런데 왜 영문판을 내는가? “방탄소년단에게는 국내보다 해외에 더 많은 팬이 있다. 실제로 이 책이 나온 뒤 기사로 보도되자 전 세계 아미들의 반응이 뜨거웠다. 책을 소개한 몇몇 기사는 거의 실시간 전문이 영어로 번역돼 트윗으로 전파됐고 이 기사는 다시 각국 언어로 번역돼 세계로 퍼져나갔다. 리트윗도 수십만 회에 이르렀고 영문판을 내달라는 요청도 쇄도했다. 이런 요청을 접하며 방탄소년단과 아미가 함께 만들어가는 변혁의 의미를 국내 뿐 아니라 해외에도 전하고 싶었다.”
안녕하세요. 이책의 편집자 입니다.
2019-04-25
왜 영문판을 내는가(1) 영문판 ‘BTS, Art Revoluton’이 파레시아 출판사에서 번역 출간됐다. 2018년 4월 한글판‘BTS 예술혁명’이 출간된 지 1년여 만이다. ‘BTS 예술혁명’은 아이돌 그룹 방탄소년단과 그 팬덤 아미(ARMY)가 연결접속하며 만들어내는 예술과 이들이 야기한 사회 문화적인 변화를 분석, 조명한 책이다. 이 책이 나온 뒤 방탄소년단은 앨범 3개가 연속해서 ‘빌보드 200’ 1위에 올랐고, 시사주간지 "타임"에 의해 ‘2019년 가장 영향력있는 100인’에 선정됐다. 명실상부한 세계 최고의 아이돌 그룹이 된 것이다. 영문판 ‘BTS, Art Revoluton’은 어떤 책인가? 이 책을 낸 계기와 과정, 그리고 의미 등을 문답으로 풀어본다. - 방탄소년단이 인기를 끌면서 많은 책이 나왔다. ‘BTS 예술혁명’은 다른 책과 어떻게 다른가? “방탄소년단과 관련해 출간된 책은 대부분 이들의 음악 활동을 조명하거나 비평한 것이다. 그가 세계적인 아이돌로 성장할 수 있었던 요인을 분석한 책도 있다. 물론 ‘BTS 예술혁명’에서도 방탄의 음악을 리뷰하거나 그가 세계적인 아이돌로 성장한 이유를 분석했다. 그러나 이보다 중요한 내용은 방탄소년단이 그 팬덤 아미와 더불어 만들어가고 있는 특별한 변화와 그 변화가 지닌 의미이다.” - 그 특별한 변화가 무엇인가? 그리고 이것이 지닌 의미는? “저자는 이들이 보여주고 있는 변화가 일시적이거나 표면적인 것이 아니라고 말한다, 오늘날 사회 구조와 미디어, 예술 형식에서 일어나고 있는 근본적인 변혁을 함축하고 있다고 보는 것이다. 이는 기존의 위계질서와 권력 관계를 침식하며 사회 전체를 뒤흔드는 혁명의 의미까지 지니고 있다. 방탄소년단이 세계적인 뮤지션이고, 그의 트위터 팔로우가 2019년 2월 현재 1800만 명이 넘는 만큼 혁명이 일어나는 범위랄까, 규모도 전 세계적이다. 그러니 방탄소년단이 시사주간지 "타임"의 ‘2019년 가장 영향력 있는 100인’에 선정된 것은 당연한 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