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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족의 탄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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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가족의 탄생

: 유별난 성소수자 가족공동체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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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8년 05월 28일
쪽수, 무게, 크기 272쪽 | 382g | 145*210*20mm
ISBN13 9788959406692
ISBN10 895940669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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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조광수·김승환 부부처럼 공개적으로 결혼 예식을 올려야 부부로 인정받을 수 있다면 보편적 권리 실현이라 보기 어려울 것이다. 심지어 김김 부부도 아직 법적으로 혼인신고가 수리되지 않았다. 성소수자로 살면서 결국에는 본의 아니게 정치적 흐름과 만날 수밖에 없는 상황이라면, 이를 어떻게 생각해야 할까” --- p.20

“국가와 사회가 이루어주지 못하는 주거의 공공성을 내가 알고 있는 사람들과 여럿이서, 우리 스스로 만들어보자는 마음으로 함께주택협동조합을 만들었어요. 넓게는 사회적으로 주거 문제를 해결하고자 시작했고요. 그 목표를 위해 공동으로 주택 자산을 소유해 운영하는 건데, 그러려면 운영 주체가 있어야 하는 터라 협동조합이라는 법인을 만들었죠. 건물을 신축 또는 리모델링해서 조합원들이 거주할 수 있게 하는 건데, 최소 1구좌 5만 원씩 출자하면 조합원이 되어 입주 자격이 주어져요. 거기에 토지 매입과 공사를 위한 입주 출자금, 대출 원금과 이자 상환을 위한 월 사용료가 붙어 전체 주거비용이 산정되죠.” --- p.44

“무지개집은 거주자들이 소유권을 조합으로 이전했다는 점에서 굉장한 시도라 평가할 수 있다. 집을 거주하는 곳이 아니라 사고파는 재산으로 바라보는 분위기가 만연한 한국 사회에서 무지개집 사람들은 안정적인 주거권을 얻는 대신 조합에 거주출자금을 내면서 재산권을 양도하는 획기적인 구상을 한 것이다. 그러한 의미를 좀 더 살리기 위해 운영하고 있는 공간이 ‘흥다방’과 ‘홍인재’다. 흥다방은 무지개집의 공동 공간으로, 각종 세미나, 회의, 파티, 소규모 전시회, 바자회 등에 이용할 수 있다. 수시로 손님들을 맞이한다는 결정이 쉽지는 않았다. 하지만 오픈된 성소수자 공간도 안전할 수 있음을 보여주는 의미도 있다는 게 입주자들의 설명이다.” --- p.52

“누군가는 말한다. 결혼을 꼭 해야 하느냐고. (…) 왜 굳이 결혼이라는 제도를 끌어안아서 조용히 지내는 사람들을 곤란하게 만드냐는 비판도 더러 있다. (…) 하지만 결혼 또한 모두가 선택하여 누릴 수 있는 하나의 권리라고 본다면, 동성 결혼은 마땅한 권리조차 누리지 못하는 현재를 바꾸고 실질적인 부부 관계의 존재를 드러내는 의미가 있다고 볼 수 있다. 한편 두 부부도 스위스에서 2005년부터 실시한 파트너십 제도를 활용해 등록하고 왔지만, 동성 부부만이 파트너십 등록을 할 수 있다는 점은 또 다른 논쟁을 야기한다.”
--- p.84~85

“주민세를 따로 내거나 집을 구할 때 가산점 제도에서 밀리는 것도 서글픈데, 전입신고 후 ‘동거인’으로 살아가는 사람이 몇 년에 한 번씩 무상거주 사유를 적어야 하는 현실은 누구를 탓해야 할까. 이성애·혈연중심주의 가족 제도가 너무나도 견고한 한국 사회에서는 조그마한 변화도 큰일이 아닐 수 없다. 실제로 재혼 가정의 배우자 자녀만 해도 얼마 전까지 주민등록 등초본에 ‘동거인’으로 표기됐다고 하니, 그동안 받았을 상처는 무슨 수로 아물 수 있을지 짐작조차 되지 않는다.” --- p.115~116

“사람 사는 곳 어디나 다양한 사람이 있기 마련이고, 성소수자 또한 존재한다. 성북구는 특히 2016년 20대 총선을 대비해 진행한 ‘평등을 위한 한 표 Rainbow Vote’의 레인보우 유권자 선언 참여자가 서울시 자치구 중 세 번째로 많은 비율을 기록했을 정도로 성소수자가 적지 않음이 확인됐고,. 주민참여예산 불용 사건 후 물 흐르듯 이어진 당사자·지지자 모임은 10여 명이 모여 자조 모임의 성격을 띠게 됐다. 서로 모여 각자 사는 이야기도 나누고, 공동으로 할 수 있는 일이 뭐가 있을까 머리를 굴리다가 ‘같이 지역 안에서 해볼 수 있는 걸 찾아보자’는 결론이 나왔다는데.” --- p.128

“가족/공동체라는 말 자체도 최근에 생긴 것 같아요. 기존에는 가족이라는 게 내가 선택할 수 없는, 그냥 태어나서부터 평생 없어지지 않는 정체성 중 하나였지만 세상이 바뀌어서 이제 그 정도는 아니잖아요. 가족이라는 단위의 구속력이나 표식이 점점 더 약해질 거라고 보지만, 그렇다고 사람들이 어떤 공동체의 구성원으로서 소속되지 않고 온전히 개인으로 살 수 있을까 하는 물음에는 회의적이에요.”
--- p.142

“배우자와 결혼하면서 얻게 되는 사회적 혜택에서도 이들은 아직 배제되어 있다. 특히 1세대(마땅한 도리 없이 현장에서 인권 운동을 외치며 존재를 드러낸 세대)를 지나 2세대(SNS, 게이 커뮤니티 등 다양한 곳에서 자신을 드러내는 세대)로 흐름이 달라지는 마당에서 이제 노년을 생각할 수밖에 없는 1세대 성소수자들에게 이는 절실한 문제일 수밖에 없다.”
--- p.163

“손만 잡아도 동성애자라고 생각할까 봐 두려워했던 사람들의 시선에서 풀려나고, 애인만 있으면 어떻게든 살아갈 수 있으리라는 억눌린 감정에서 벗어나면서 그동안 몰랐던 세상과 접하게 됐다는 하나. (…) ‘나만 혼자 잘 살면 되지 않을까’라는 생각이 곁에 있는 사람의 삶을 마주하며 ‘함께 살자’는 마음으로 물들어가는 건 축복이자 관계 발전의 기회가 아닐까.” --- p.178

“두 사람은 공통점보다 차이점이 더 두드러져 보인다. 심지어 대화할 때도 한 사람은 감정에 충실하게 얘기하는 걸 좋아하고, 다른 한 사람은 토를 달며 논리적으로 따지는 걸 즐긴다고 하니 서로 의사소통이 될까 싶다. 그런데도 뭔가 부족하다고 생각하는 순간 자석처럼 서로 이끌리는 관계라는 게 신기할 따름이다. 하긴 사람은 자신과 비슷하면서도 다른 매력을 지닌 사람에게 끌린다고 하지 않던가.” --- p.207

“좁은 집에서 불편을 감수하고서도 둘이 거의 붙어 지냈어요. 지금은 투룸인데, K가 제일 좋아하는 건 저랑 따로 자는 거예요. 제가 코를 좀 골아서요. 아, 그리고 K에게 따로 공간을 줄 테니 거긴 마음대로 하고 공동 공간은 깨끗이 쓰자고 했는데 별 의미가 없는 것 같아요. 빨래도 잘 안 걷으려고 해요. 이런 거로 티격태격하긴 하죠. 지금은 제가 이 더러움에 동화된 것 같아요. (웃음)” --- p.229

“결혼하고 싶은 생각은 당연히 있어요. 수술할 때 가족 동의서도 써야 하고, 죽기 전 유언장을 써도 원가족이 유류분 신청하면 최소보다 더 뺏길 수 있잖아요. 아무래도 법적으로 뭔가 연결고리가 있으면 뺏기지 않고 챙겨줄 수 있지 않을까요? 나중에 입양도 계획 중인데 게이랑 위장 결혼해서 아기만 입양하고 찢어질까도 생각해봤어요. (웃음)” --- p.238~239

“사실 표면적으로 얘기할 수밖에 없는 게 트랜스젠더도 아니고 젠더퀴어genderqueer라고 말해봤자 거의 아무도 모르는 개념이라서요. 예를 들어 “난 에이젠더야. 난 내 성이 무성無性이라고 생각해”라고 하면 십중팔구 미친 거 아니냐고 할 거예요. 그래서 안 밝히죠. 대신에 “네, 저는 덕성여대 다니고요. 머리는 왜 잘랐냐고요? 그냥 편해서요” 이런 식으로 소개하죠. “스물두 살, 여대생, 일할 준비가 되어있습니다”라고 하고요.”
--- p.246

“진선미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생활동반자법’ 대상 가족/공동체야말로 제가 예전부터 생각해왔던 가족 형태와 완벽히 부합하더라고요. 정상 가족에 대한 개념이 흐릿하고 ‘누구누구랑 동거할 거야’라고 집안에 얘기하면 혼나면서 ‘피로 맺어진 것만이 가족일까? 그냥 내가 좋아하는 사람들과 함께 공동체를 만들기로 결정했으면 그게 더 의미 있는 가족 아닐까?’ 하는 생각을 했어요. 탈가정을 한 상황에서 이렇게 언니와 가족이라고 말할 수 있는 공동체를 이루고 사는 거잖아요. 그래서 생활동반자로 꼭 인정받았으면 좋겠어요. 오늘 인터뷰하러 올 때도 같이 손잡으면서 “우리는 이제 가족이야”라고 말하기도 했어요.“
--- p.26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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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은 성소수자들이 관계 맺고 있는 커플 이야기, 공동체로서의 ‘무지개집’ 이야기, 성소수자와 비성소수자가 만들어가는 주민공동체인 ‘성북마을무지개’ 사례까지 사회적으로 차별이나 낙인에 순응하지 않고 삶의 자리를 만들어가는 다양한 관계망을 보여준다. 사회적인 불평등, 배제 속에서도 ‘두근거리는’ 현재의 삶을 함께 만들어가는 이 책의 이야기들이 우리 사회의 ‘정상성’의 균열에 소란스럽게 개입되기를 바란다.”
- 김순남 (박사, 가족구성권연구모임)
“열 가족공동체의 이야기를 담은 이 책은 요란한 소리를 내기보다는 일상을 담담하고 소소하게 담아낸다. 은은하고도 따스한 불빛을 머금고 ‘사랑’의 기운을 우리에게 전해준다. 서로를 깊이 보듬고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깃주머니에는 서로에게 반했던 순간이 담겨 있는가 하면, 함께 발붙이고 살아가는 이 사회에서 일어난 역사적 사건, 서로가 공유하고 있는 공간의 내음, 그리고 당사자들에게 용기를 북돋워줬던 이들의 온기가 담겨 있다.”
- 임보라 (목사, 섬돌향린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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