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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습니다

아이와 시베리아 횡단열차를 탔습니다

: 열혈 아빠와 사춘기 아들의 러시아 스케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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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69쪽 | 480g | 152*210*20mm
ISBN13 9791189706722
ISBN10 1189706725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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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2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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꽤 오래전부터 나의 꿈은 ‘좋은’이라는 형용사를 나를 칭하는 모든 명사 앞에 붙이는 것이었다. 예를 들면 좋은 선배, 좋은 형, 좋은 아들, 좋은 남편, 좋은 아빠 같은 것이다. 아이가 태어나자 나는 ‘좋은 아빠’라는 환상을 쫓아 미친 듯이 달렸다. 좋다는 것을 다해주면서 키우지만 결과는 기대만큼이 아니었다. 어쩌면 좋은 아빠가 아니라 좋은 아빠이길 바라는 나쁜 아빠였을지도 모른다. 이제는 내려놓고 놓아주기를 연습 중이다. 무심한 것은 무관심한 것과는 다르게 묵묵히 지켜보는 것이다. 그것이 아이 스스로 커 가는데 도움이 된다는 것을 이제야 알게 됐다.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나는 천천히 그 길을 아이와 같이 갈 것이며 그 연습 과정 중 하나로 아들과의 여행을 선택했다. ---「프롤로그 ‘천천히, 그러나 함께 걷는 길'」중에서

아빠가 대부분 준비한다 하더라도 어떤 식으로든 아이를 참여시키는 것이 좋다는 생각이다. 그래서 준비물도 함께 생각하고 장도 같이 본다. 그러다 보면 여행에 대한 기대로 아이와 대화가 많아질 수밖에 없다. 아이와 함께 준비하는 여행은 하루가 아닌 한 달짜리 여행이 되고 1년짜리 여행이 된다.
아들과 머리를 맞대고 여행의 큰 밑그림을 그려나가는 동시에, 세부 일정도 세웠다. 여행 가서 하고 싶은 일을 미리 골라보는 것인데, 이름난 관광지를 쫓아다닐 게 아니라 우리 부자가 함께 보고 듣고 즐길 수 있는 것이 중요하다는 게 철칙이었다.
어른이 주도하는 잘 짜인 여행이 아닌, 조미료나 소금기 없는 다소 맛없고 투박한 음식처럼 아이 스스로 체험하고 배울 여지가 많은 여행. 그런 여행이야말로 인터넷을 비롯한 수많은 자극에 길들여진 아이에게 더 의미 있는 여행이 되지 않을까. ---「아이가 상상하는 여행 계획하기」중에서

시베리아 횡단열차에서 처음 본 아저씨는 만난 지 5분 만에 자신의 휴대폰 속 사진을 보여주며 만담을 시작했다. 곰 털로 만든 색 바랜 코트를 입고 면도를 안 해 덥수룩한 모습이 딱 사냥꾼 같았다. 철도 수리하는 일을 하며 이르쿠츠크에 산다고 했다. 그는 한참 동안 휴대폰을 뒤져 동영상을 보여줬는데 친구들과 함께 숲속에 있는 곰을 잡는 장면이었다. 러시아에서 곰 사냥은 합법적이라 여행 온 외국인들도 많이 즐긴다고 하는데, 말로만 듣던 곰 사냥이라니 상상하기 힘든 장면들이 횡단열차 안에서 펼쳐지고 있었다. 그는 집 근처에서 마주친 호랑이와, 불곰을 잡으려다 곰에 물리는 장면을 찍은 동영상도 보여줬는데, 자기가 봐도 재미있는지 혼잣말을 하며 껄껄 웃기도 했다. 그 모습에선 강인한 러시아 남자들의 ‘마초 기질’이 배어 나왔다. ---「새로운 세상이 펼쳐지다」중에서

흔들리는 기차 안에서는 침대째 하늘을 떠다니는 느낌이었는데, 이곳에서는 물안개를 침대삼아 떠다니는 기분이다. 기차 흔들림 속에서도 책을 보고 그림을 그리는 등 시간이 갈수록 적응이 돼서 뭐든지 할 수 있을 것 같았는데 호숫가에서 책이나 스케치북을 펼쳐도 한없이 좋을 것 같다. 차창 밖 대평원의 장대함과 러시아 사람들의 소박한 모습, 아이들의 웃음소리, 그리고 은근한 마음의 교감이 횡단열차가 주는 선물 같았는데, 바이칼 호수의 장엄함과 고요한 아름다움도 기차가 내려놓고 간 또 다른 선물 같았다.
둘만 있는 이곳이 마치 우리 집인 양 느릿느릿 움직였다. 대자연의 장관을 보고 마음의 안정과 평안을 느끼고 왔으니 배고픔 정도는 아무 것도 아닌 듯했다. 때늦은 식사를 해결한 뒤 숙소로 돌아가 침대 속으로 들어갔다. 마치 안방에서 뒹굴거리듯 편안한 기분이다. 옆에서 포근히 자는 아들이 있어 좋다. 아이가 잠꼬대를 하는데 무려 러시아 말이 튀어나온다. 깜짝 놀라 잠이 덜 깬 상태에서도 아들을 쳐다보며 키득거렸다. ---「바이칼 호수에 손을 담그다」중에서

이르쿠츠크는 어떤 때는 대도시 같고 어떤 때는 폐허의 도시 같은 이중적 느낌을 준다. ‘시베리아의 파리’라지만, 먼지 날리는 뒷골목과 손질되지 않은 정원, 비포장도로가 지금도 계속 개발 중인 도시임을 증명해준다. 러시아는 냉전 시대에 소련으로 대표되는 공산주의의 종주국이었고, 우주개발과 핵미사일 등으로 미국과 치열하게 경쟁을 하던 나라다. 또한 소련 붕괴 당시 세계사의 변화를 주도했던 나라이다. 그렇게 세계 패권을 쥐고 흔들던 러시아가 이토록 평범하고 소박한 면모가 있었던가 싶은 생각을 떠올리게 하는 곳이 이르쿠츠크의 뒷골목이다. 그런 길을 새로 산 캐리어를 끌고 간다는 건 어쩐지 어울리지 않는 듯했다. 하지만 버스를 타자는 내 말에도 아들은 거침없이 캐리어를 끌고 앞으로 나갔다. ---「시베리아의 파리, 이르쿠츠크」중에서

고리키 공원은 우리나라에도 온 적 있는 독일 메탈그룹 스콜피온스의 세계적인 히트곡 [윈드 오브 체인지]의 첫 소절에 등장하는 곳이기도 하다. ‘모스크바 강을 따라 고리키 공원을 거닐며 변혁의 바람 소리를 들었지(I follow the Moskva, Down to Gorky Park, Listening to the wind of change)’
나는 스콜피온스의 공연을 직접 본 적이 있어 이 공원에 더욱 와보고 싶었다. 아들과 이어폰을 나눠 끼고 [윈드 오브 체인지]를 들으며 공원을 산책했다. 이 곡은 냉전이 끝나갈 무렵, 구소련 체제의 막을 내리고 글라스노스트(고르바초프 서기장이 실시한 개방정책)의 길로 나아가던 모스크바의 모습을 담았다. 한 마디로 구소련 붕괴를 ‘변화의 바람’이라 노래한 것이다. 당시 독일에 이어 러시아까지 동구권의 거대한 변화를 목격하며 도도한 역사의 흐름에 전율했던 우리 세대에게는 특별한 의미로 다가오는 명곡인데, 아들은 그런 배경 설명을 듣고도 큰 감흥은 없는 듯했다. 역사 인식이 서로 다른 만큼 세대 차이가 나는 것이라고나 할까. ---「한낮의 모스크바 산책」중에서

드디어 공연을 보러 가는 길. 하지만 공연 시간에 임박해 도착한 곳은 알렉산드린스키 극장이 아닌, 미하일로프스키 극장이었다. 미하일로프스키 극장 매니저는 러시아어 억양이 강한 영어로 ‘시간이 늦어서 공연 시간에 맞춰갈 수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러시아 여행에서 꼭 하고 싶었던 한 가지를 못 하게 된다는 청천벽력 같은 소리였다. 하지만 망설일 시간조차 없었다. 구글 지도로 확인하니 달려가면 충분히 시간을 맞출 수 있을 것 같았다. 아들에게 뛰어야 한다고 하니, 걱정 말라며 쏜살 같이 달리는 녀석. 바람처럼 달려 겨우 도착했다. 숨이 턱까지 차오르고 몸이 땀에 흠뻑 젖었지만 본고장에서 발레를 보기 위해서라면 기꺼이 감수할 일이다. 언젠가는 이마저도 잊지 못할 아들과의 소중한 추억이고 기억이리라. ---「백조처럼 우아하고 히피처럼 자유로운」중에서

현명이에게 USK 상트 멤버들과 만나기 전에 연습 삼아 그림 한 장 그려보자고 했지만 자기는 현장에서 바로 그리겠단다. 사진을 보고 그린 모스크바 대학본부를 실제와 비교해 보며 자신감을 얻었던 것 같다.
아이의 그런 용기와 배짱이 부러운 한편, 나중에 이 여행이 어떤 식으로든 아이의 삶에 양분이 되어 줄 거라는 믿음이 들었다. 아이들은 강요 대신 믿고 기다려 주는 만큼 쑥쑥 자라다는 믿음도.
… 나중에 듣기로는 USK 상트 멤버들은 한국에서 온 우리 부자를 위해 피의 구세주성당을 모임 장소로 선정했다고 한다. 자신들은 이미 수없이 그린 곳이지만, 한국에서 온 아빠와 아들이 그리기 좋으면서도 러시아와 상트페테르부르크를 대표할 만한 곳으로 고심 끝에 이곳을 골랐다는 것. 우리는 그런 사정도 모르고 며칠 전까지도 연락이 없길래 ‘못 만나겠구나’ 싶었는데, 이런 따뜻한 배려가 숨어 있었을 줄이야. ---「상트페테르부르크를 그리다」중에서

어려운 고전도 아빠와 함께 읽어 좋았던 것일까. 현명이와 반나절을 라스콜니코프가 되어 그의 동선을 따라다니는 사이, 150년 전 러시아를 배경으로 한『죄와 벌』은 인쇄된 활자가 아닌 우리 머릿속에서 생생한 현실로 되살아나는 듯했다.
… 물론 좋기만 한 것은 아니었다. 사춘기 아이들은 특유의 반항심과 고집스러운 태도로 부모를 속상하게 할 때가 있는데, 이날도 아들의 어이없는 태도에 기가 막히고 말았다. 주인공이 전당포 노파를 죽이고 소냐 집까지 갔던 길을 되짚어 가보자고 하니, 퉁명스럽게 “진짜 있었던 일도 아니고 소설인데 굳이 이 길로 가야 해? 그냥 편한 길로 가면 되지”라고 말하는 것이다. 이제까지 즐겁게 잘 다니다가 갑자기 시큰둥하게 돌아서버리는 녀석. 이것이 방황하는 사춘기 아이들의 특징이라는 걸 알면서도 화가 났다. 30도 가까운 날씨에도 무더운 줄 모르고 다녔는데 갑자기 더워진다. 하지만 감정을 가라앉혀본다. ‘우리 아들은 모순덩어리이자 한없이 엇나가고 싶은, 영락없는 사춘기다. 그걸 잊지 말자.’ 그러자 마음이 조금 편해졌다. 다시 웃으며 아들을 봤다. ---「소설이 현실이 되는 마법의 시간」중에서

그러나 아무리 고생스러워도 따뜻한 우리 집으로 다시 돌아갈 것을 알기 때문에 힘들지도, 두렵지도 않았다. 오히려 아들과 좀 더 가까워지고, 더 많이, 더 자주 소통했다는 기쁨이 가득했다. 짧은 시간이지만 물설고 낯선 곳에서 우리 부자는 완벽한 한 팀이 되곤 했다.
… 하지만 우리는 갈등과 시행착오, 용서와 화해를 통해 다시 회복되고 돈독해지는 가족이다. 신뢰는 단번에 만들어지는 것이 아니라 여러 상황과 시간의 단련을 통해 탄탄해지는 것 같다. 멋진 경험은 사소한 작은 일들이 모여 이루어진다는 것도 여행을 통해 배웠다. 이 모든 기억과 깨달음이 훗날 우리 둘 사이에 변치 않는 화석이 되어 힘들고 깨지고 다쳤을 때 끈끈한 접착제가 되고 치료제가 될 거라는 믿음, 그것이 바로 내가 이번 여행에서 받은 선물이었다.
---「우리 여행은 감동이었어」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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