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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토리 in 대전

스토리 in 대전

: 우리 지역 우리 이야기 15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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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4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244쪽 | 152*210*20mm
ISBN13 9791196499181
ISBN10 119649918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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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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후끈한 증기가 얼굴에 끼치고 매연 냄새가 코끝을 스쳤다. 최대한 빠르게, 그리고 그럴 수만 있다면 조용하게 대전역으로 가야 했다.
이원역에서 기관총을 멘 미군 서른세 명을 열차에 태우고, 주영은 불현듯 두려워졌다. 서른세 명의 눈동자가 열차의 진동처럼 떨리고 있었기 때문이다. 죽음을 예감하고 있는 게 분명했다.
주영의 왼편으로 익숙한 풍경들이 스치고 지나갔다. 너른 들을 따라 드문드문 형성된 마을들, 작은 집들과 오두막. 아무것도 모른 채 털털거리며 돌아다니는 개들. 사람들은 보이지 않았다. 모두가 오직 남쪽으로, 남쪽으로 떠났다. 다만 주영이 운전하는 미카 129호는 조금씩 속도를 높이며 북쪽으로, 대전역으로 향했다.
“철도가 끊겨 있는 건 아니겠쥬?”
---「성수진, 〈모자를 잃어버린 기관사-고 김재현 기관사의 활약상〉」중에서

내수는 불안한 마음에 연와공장을 개조해 만든 임시 감방 7사에 갔다. 이웃집 재봉이 형님이 전쟁이 터지고 나서 바로 잡혀 왔다. 대전경찰서에서 조사를 받고 어제 대전형무소로 들어왔다.
“재봉이 형, 괜찮아유? 저여유. 금방 풀려날 거니께, 너무 걱정 말아유.”
“내수야, 아무래도 그렇지 않을 거 같어. 아까부터 트럭에 실려 가면 살아 돌아오지 못한다는 얘기가 파다 혀. 너도 아다시피 우덜이 보도연맹에 가입하고 싶어서 헌 게 아니잖여. 좋은 나라 맹기는디 앞장서야 헌다고 하도 그래 가지고 도장 찍어 준 거 아녀?”
“그니께요. 잘 알쥬. 그러니 별일 없을 거구먼유.”
재봉의 얼굴엔 버짐이 잔뜩 폈다. 날씨는 덥고 수용범위를 넘어선 감옥에서 제대로 씻지도 못해 꼬질꼬질하다.”
---「이용원, 〈잊히지 않는 비극-대전형무소와 골령골 이야기〉」중에서

크고 작은 산등성이를 제집 드나들 듯이 다녔던 나무꾼이기에 금방 형을 따라잡을 수 있었다. 어느새 동생에게 목덜미를 잡힌 형은 주머니를 바짓가랑이 깊숙이 넣고 내놓지 않았다.
“성님! 이게 대체 무신 짓이래유! 아무리 탐이 나두 아우 것을 훔쳐 가면 되겄슈?”
“요것이 왜 니 것이여! 주머니에 니 이름 석자라도 써 있는 겨?”
자신의 주머니를 도로 찾으려는 동생과 훔친 주머니를 돌려주지 않으려는 형이 서로 뒤엉켜 몸싸움을 벌였다. 그렇게 형제가 옥신각신 주머니를 잡고 팽팽한 줄다리기를 하던 중 그만 주머니가 땅에 떨어지고 말았다.
---「정덕재, 〈효심으로 탄생한 대전의 명산-보문산 전설〉」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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