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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척전_어지러운 세상 인연의 배를 띄워

최척전_어지러운 세상 인연의 배를 띄워

국어시간에 고전읽기-007이동
황혜진 편 / 박명숙 그림 | 나라말 | 2012년 05월 31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리뷰 총점10.0 리뷰 3건 | 판매지수 46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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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164쪽 | 360g | 170*225*20mm
ISBN13 9788996851592
ISBN10 899685159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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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관련자료 보이기/감추기

편자 : 황혜진
서울대학교에서 국어교육을 공부하였고, 「가치경험을 위한 소설교육내용 연구」라는 제목의 논문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지금은 건국대학교 국어국문학과에서 고전 소설을 가르치고 있습니다.
그림 : 박명숙
홍익대학교 미술교육과에서 서양화를 전공한 뒤 북디자이너로 활동하다가 HILLS(한국일러스트레이션학교)를 통해 일러스트레이션이란 신세계에 첫발을 내디뎠습니다. 『한국생활사박물관』과 ‘푸른도시국’ 사외보에 그림을 그렸으며, 지금은 우리나라 들꽃이 담고 있는 그윽한 미와 청초한 자태에 흠뻑 빠져 있습니다. 들꽃들로부터 전해지는 진실과 순수를 그림책에 담아내고자 노심초사하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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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적들이 물러가기를 기다렸다가 간신히 가족들이 숨어 있던 연곡으로 들어간 최척은 눈앞에 펼쳐진 비참한 광경에 넋을 잃었다. 연곡에는 시체가 가득히 쌓여 있고 흘러내린 피가 개울을 이루고 있었다. 최척은 실성한 사람처럼 하염없이 중얼거렸다.
“몽석 엄마, 몽석아, 아버님, 장모님! 저 왔어요. 어디 계세요? 부인, 내가 잘못했소. 같이 있어 줘야 했는데, 미안해, 미안해…….”
최척은 비틀거리면서 피범벅이 된 시체를 하나하나 헤집고 다녔다. 그러나 아무리 찾아보아도 가족들은 없었다.---p.63

갑판으로 내려간 옥영이 본 사람은 바로 꿈에 그리던 남편이었다. 중국옷을 입고 있었고, 수척해진 모습이었으나 서글서글한 눈매와 잔잔한 입매는 분명 남편의 것이었다. 옥영은 순간 뜨거운 눈물이 왈칵 솟았다. 최척도 옥영을 한눈에 알아볼 수 있었다.
“여보!”
둘은 끌어안아 보지 않고는 서로의 존재를 믿을 수 없었던지 소리를 지르며 끌어안고 백사장을 뒹굴었다. 목이 메고 기가 막혔다. 말도 더 이상 나오지 않아 꺽꺽대며 지난 세월에 대한 슬픔을 쏟아 내었다. 눈에서는 눈물이 다하자 피가 흘러내려 서로를 볼 수도 없을 지경이었다.
두 나라의 뱃사람들이 저잣거리처럼 모여들어 이들을 구경하였다. 그들은 처음엔 다만 그 둘이 친척이나 잘 아는 친구인 줄로만 알았다. 그러나 뒤에 그들이 부부 사이라는 것을 알고 사람마다 서로 돌아보며 소리쳐 말했다.
“정말 신기하고 놀라운 일일세!”
“이런 일은 하늘의 뜻이요, 사람이 할 수 있는 게 아니지.”
“내 평생 이런 일은 처음 들어 봤네. 참 세상에……”
최척과 옥영의 일이 마치 자기들 일인 양 눈물을 훔치는 사람들도 많았다.
---pp.83~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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