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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2년 06월 28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38쪽 | 125*192*20mm |
| ISBN13 | 9788996255253 |
| ISBN10 | 8996255254 |
어떤 도둑
: ‘시 읽어주는 사회선생님’ 노영민 시집
노영민 저
|
호밀밭
|
2012년 06월 28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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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 노영민
1956년 경남 김해에서 태어나 부산 범냇골에서 자랐다. 부산대학교를 졸업한 해인 1983년 부산에 있는 동인고등학교에서 사회교사 노릇을 시작했다. 1989년 전교조 결성으로 대량 해직사태가 벌어졌을 때 해직되었다가 1994년 금정여고에 복직하여 몇 학교를 거쳐 지금은 부산 기장군 정관에 있는 신정고등학교에서 가르치고 있다. 4년째 115번의 절을 하루도 거르지 않고 있으며, 걷기를 좋아해 산길을 통해 퇴근하는 일을 빠뜨리지 않으려 애쓴다. 현미밥맛에 매료되어 아침저녁은 물론 도시락을 스스로 싸서 학교에서 점심으로 먹는다. 좋은 습관이 좋은 삶이라는 신념을 실천하려 애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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꾸중?
안도현 시
실감나게 읽는다고?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개새끼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읽었더니
아이들 한 수 더 떠서
제목부터
“너에게 묻는다 개새끼야” 하더니
“… 발로 차지 마라 개새끼야”
“너는 개새끼야”
“…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개새끼야”라고 읽는다
아이들한테 꾸중 억수로 들었다
꽃과 아이
당당한 꽃이다가
고개를 꺾자말자 쓰레기가 되고 마는
그 급전직하(急轉直下)의 낭떠러지를 바라보다가
호사스러운 생각 하지마라
아이들 벌 세워 고개 숙이게 해놓고
무슨 꽃 타령이냐
그럼 고개 숙인 아이들은 뭐란 말이냐
못다 핀 꽃 한 송이
경찰서 피의자 대기실
깍지 낀 손으로 정강이 뼈 움켜쥔 채
가슴과 얼굴 무릎에 파묻은 한 젊은이의 자세에서
어떤 범죄도 미움도 보이지 않고
못다 핀 꽃 한 송이만 보였다
절반의 성공
한 시간 내내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수업하는 것
아무도 졸지 않는
어미가 물어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어린 새처럼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는
교단을 물러날 때까지 그런 수업 한 번은 하고 싶다고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한 아이, “꿈을 접으시죠” 한다
칠판 무겁게 누르며 체 게바라의 글 옮겨 적었다
“현실은 꿈을 타고 내려온다”
“선생님 꿈을 이루어드리자!”
조는 아이, 떠드는 아이를 저들끼리 꼬집고 때리면서
교실 오히려 난장판 되었다
수업 끝내면서 절반의 성공이라 속으로 말했다
순한 목소리로 수업한 건 성공이라고
이 아이들 아니면
누가 있어 아직 남은 절반의 성공 가져다 줄 것인가
감사하다, 참으로 고맙다 말하고
나는 교실 문을 나섰다
돈?
빈민구제기금도 내고
환경운동에도 보태고
장학금도 좀 거들고
돈,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쓰면 되지 말하는 사람아
내가 개같이 해서 많이 벌지 않으면
환경 파괴될 일 없고
가난해서 학교 못 다니는 아이 없고
손 벌려 비굴하게 살아야 할 빈민 없겠구나
황당하다 싶은 그런 생각도 좀 해 보아라
안도현 시
실감나게 읽는다고?
“연탄재 함부로 발로 차지 마라 개새끼야
너는
누구에게 한번이라도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읽었더니
아이들 한 수 더 떠서
제목부터
“너에게 묻는다 개새끼야” 하더니
“… 발로 차지 마라 개새끼야”
“너는 개새끼야”
“… 뜨거운 사람이었느냐 개새끼야”라고 읽는다
아이들한테 꾸중 억수로 들었다
꽃과 아이
당당한 꽃이다가
고개를 꺾자말자 쓰레기가 되고 마는
그 급전직하(急轉直下)의 낭떠러지를 바라보다가
호사스러운 생각 하지마라
아이들 벌 세워 고개 숙이게 해놓고
무슨 꽃 타령이냐
그럼 고개 숙인 아이들은 뭐란 말이냐
못다 핀 꽃 한 송이
경찰서 피의자 대기실
깍지 낀 손으로 정강이 뼈 움켜쥔 채
가슴과 얼굴 무릎에 파묻은 한 젊은이의 자세에서
어떤 범죄도 미움도 보이지 않고
못다 핀 꽃 한 송이만 보였다
절반의 성공
한 시간 내내 부드럽고 낮은 목소리로 수업하는 것
아무도 졸지 않는
어미가 물어주는 먹이를 기다리는 어린 새처럼
모두가 애타게 기다리는
교단을 물러날 때까지 그런 수업 한 번은 하고 싶다고
아이들에게 말했더니
한 아이, “꿈을 접으시죠” 한다
칠판 무겁게 누르며 체 게바라의 글 옮겨 적었다
“현실은 꿈을 타고 내려온다”
“선생님 꿈을 이루어드리자!”
조는 아이, 떠드는 아이를 저들끼리 꼬집고 때리면서
교실 오히려 난장판 되었다
수업 끝내면서 절반의 성공이라 속으로 말했다
순한 목소리로 수업한 건 성공이라고
이 아이들 아니면
누가 있어 아직 남은 절반의 성공 가져다 줄 것인가
감사하다, 참으로 고맙다 말하고
나는 교실 문을 나섰다
돈?
빈민구제기금도 내고
환경운동에도 보태고
장학금도 좀 거들고
돈, 개 같이 벌어서 정승 같이 쓰면 되지 말하는 사람아
내가 개같이 해서 많이 벌지 않으면
환경 파괴될 일 없고
가난해서 학교 못 다니는 아이 없고
손 벌려 비굴하게 살아야 할 빈민 없겠구나
황당하다 싶은 그런 생각도 좀 해 보아라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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