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기 동물은 어떻게 유능한 어른이 될까? 새끼들이 성장하여 나름대로 힘이 생겼기 때문이기도 하고, 또 자신이 무엇을 할 수 있고 그것을 어떻게 활용하는지를 배우기 때문이기도 하다. 학습은 본성과 양육의 궁극적 조합이다. 자라는 동물은 학습을 통해 자신의 지능, 호기심, 인지, 기억 같은 능력을 주변 세계에 적용하며, 그 과정을 되풀이하다 보면 나중에는 전에 없던 지식과 능력을 갖추게 된다. 막 태어난 동물에게는 완전한 지침서가 없다.
학습과 지능은 연관되어 있지만 같은 것은 아니다. 우리는 가끔 “침팬지의 지능은 얼마일까”, “돼지는 얼마나 영리할까”, “우리집 고양이는 얼마나 멍청할까”라는 질문을 한다. 그런데 이 책은 정반대로 침
팬지, 돼지, 고양이가 무엇을 배울 수 있는지를 살펴본다. 이런 질문은 변화를 인정하고, 본성과 양육 사이의 상호작용을 살펴보고, 그 자체가 흥미로운 이야기가 된다. - 서문
---pp.6~7
하지만 수달의 관점에서 볼 때, 그 행동은 이미 낡은 것이었다. 수달은 고리를 통과하다가 중간에 멈췄다. 그런 다음 보상을 달라고 위를 올려다보았다. 그러나 보상은 없었다. 수달은 그대로 고리를 통과했다. 하지만 거의 다 통과할 즈음 뒷발로 고리를 움켜쥐더니 홱 잡아챘다. 그런 뒤 보상을 달라고 올려다보았다. 또 보상은 없었다. 그러자 수달은 고리 안에서 드러눕고, 고리를 깨물고, 고리를 거꾸로 통과하기도 했다. 새 행동을 할 때마다 올려다보았다. “보셨죠 수달은 타고난 실험가예요.”프라이어가 말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던 과학자는 농담으로 자기 학생들에게 저런 식으로 생각하도록 가르치려면 4년이 걸릴 것이라고 말했다. - 1장 새로운 것을 알거나 배우는 법
---p.25~26
칸지는 단순한 구문 규칙을 쓸 줄 알았다. 예를 들어 단어들을 순서대로 나열하여‘누가 누구를 뒤쫓는다.’같은 문장을 만들었던 것이다. 렉시그램으로 대화하는 것은 한계가 있는지라, 연구원들은 사람들이 칸지에게 말하는 문장을 그가 얼마나 잘 이해하는지 살펴보았다. 연구원들은 칸지가 무슨 말인지 추측할 수 없도록 엉뚱한 질문들을 해보았다. “수영장에 포도를 넣어줄래”그러자 칸지는 수영장 쪽으로 갔다. 포도를 발견한 그는 신이 나서 그것을 물에 던졌다. 여전히 영리한 한스의 망령이 떠올랐던 새비지럼보는 거울 뒤쪽에 앉아서 칸지에게“닭을 변기에 넣어줄래”라고 요청했다. 새비지럼보의 말을 듣고서 자신도 모르게 칸지에게 단서를 주지 못하도록 다른 사람들은 헤드폰을 끼고 있었다. 하지만 칸지는 부산스럽게 닭을 변기로 가져가서 넣었다. - 4장 핵심을 알려주는 의사소통
---p.189
하지만 그들을 가장 잘 아는 사람들의 말을 믿는다면, 거의 모든 동물은 우리가 아는 것보다 더 영리하다. 학습과 지능은 긴밀한 관계에 있다. 모듈 지능과 일반 지능 둘 다 동물이 학습하기 쉽게 해주고, 통찰력을 드러낼 가능성을 더 높인다. 하지만 학습은 생존에 대단히 중요하므로, 가장 아둔한 동물이라도 조금은 배운다. 곤충에서 유인원에 이르기까지 모든 새끼 동물은 정보를 모으고, 자신의 재능을 완벽하게 다듬고, 세상으로 나아간다. - 10장 학습과 지능의 관계핵심을 알려주는 의사소통
---pp.472~47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