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권은 ‘인간의 권리’ 또는 ‘인간이 인간으로서 당연히 누리는 권리’라고 할 수 있습니다. 인권이라는 말이 나오면 보편성, 천부성, 항구성, 불가침성 같은 딱딱한 단어들이 붙기도 합니다. 그런데 생각해 보면 ‘누구에게나 인권이 있다’고 했을 때 당연히 연관되어 나오는 것들입니다. 먼저 인권은 인종ㆍ성별ㆍ신앙ㆍ사회적 신분 등에 구애받지 않고 모든 인간이 보편적으로 누리는 권리입니다. 이것을 인권의 보편성이라고 설명합니다. 인권은 사람이면 누구나 태어날 때부터 가지고 태어나는 것입니다. 사람이 태어나서 인권을 가지게 되기까지 다른 절차가 필요한 것은 아닙니다. 그냥 태어나면 됩니다. 이것을 인권의 천부성이라고 합니다. 그리고 인권은 박탈당하지 않고 영구히 보장되는 권리입니다. 따라서 범죄자라고 해도 그 사람의 인권 전체를 박탈할 수는 없습니다. 그것을 인권의 항구성이라고 합니다. 또한 인권은 인간이 향유하는 것을 침범 받지 않는 권리라고 설명됩니다. 이것을 인권의 불가침성이라고 합니다. ---「젊은 지성을 위한 세계인권사 1부 1장」 중에서
역사를 보면, 인권의 발전은 늘 인권에 관한 사상의 발전과 함께해 왔습니다. 1차 인권 혁명으로 불린 영국의 청교도혁명과 명예혁명, 미국 독립혁명, 프랑스 대혁명이 있기까지는 인권 사상의 발전이 있었습니다. 혁명에 이론과 논리를 제공해 준 것이 바로 인권 사상이었다고 할 수 있습니다. 서양에서 인권 사상이 발전해 온 과정을 언급하려면, 자연권과 사회계약론에서부터 출발할 수밖에 없습니다. 태어날 때부터 인간이면 자연적으로, 그리고 당연히 누리는 권리라는 의미의 ‘자연권’ 사상은 여러 사상가들에 의해 발전해 왔습니다. 영국의 토머스 홉스, 존 로크 등이 큰 역할을 했습니다. …한편 ‘사회계약론’은 ‘국가가 휘두르는 권력이 어떻게 발생했으며 어떻게 정당화될 수 있는가’에 관한 사상입니다. 이 사회계약론 역시 여러 사상가들에 의해 발전되었는데, 토머스 홉스, 존 로크, 장 자크 루소가 큰 역할을 했습니다. ---「젊은 지성을 위한 세계인권사 2부 2장」 중에서
‘인간’의 범위에 제한은 있었지만, 미국 독립혁명과 프랑스 대혁명을 통해 구체적으로 이룬 성과도 적지 않았습니다. 고문이 폐지되었습니다. 종교의 자유가 확립되고, 사상ㆍ양심의 자유가 인정되는 성과가 있었습니다. 그렇지만 이 성과들은 확고하지 않았습니다. 확고해지기 위해서는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했습니다. 혁명 당시에는 완전히 해결되지 못했지만, 다음 시대인 19세기를 지나면서 차차 이루어진 과제들도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노예제도가 그렇습니다. 프랑스 대혁명을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논쟁의 대상이 된 노예제도는 점차 폐지되어 가는 과정을 밟아 왔습니다. 미국에서는 남북전쟁까지 거치면서 폐지되었습니다. 정치적 불평등도 개선되어 왔습니다. 미국 독립혁명과 프랑스 대혁명으로 왕정은 폐지되었지만, 그때도 소수의 사람들에게만 선거권이 주어졌습니다. 그러한 모순은 19세기 동안 투표권이 확대되는 과정에서 조금씩 극복되어 왔습니다. 한편 미국 독립혁명과 프랑스 대혁명이 일어난 다음에도, 자본주의의 발전은 불평등과 빈곤을 심화시켜 왔습니다. 이 문제를 어떻게 극복할 것인가에 대한 숙제도 이제 다음 세대로 넘겨졌습니다. ---「젊은 지성을 위한 세계인권사 3부 1장」 중에서
세계 곳곳에서 대학살과 인권유린이 자행되고 무려 6천만 명이라는 인명이 희생된 2차 세계대전이 끝날 무렵부터 새로운 국제기구를 설립하기 위한 논의가 시작됩니다. 사실 국가 간의 분쟁을 해소하기 위한 연합체가 필요하다는 생각은, 국제 평화에 관심이 많았던 칸트가 이미 1795년에 ≪영구평화론≫을 통해 제안했을 정도로 역사가 오래되었습니다. 그리고 1차 세계대전 후에 국제연맹이 생겼지만, 제 역할을 하지 못하는 바람에 2차 세계대전이 일어나는 것을 막을 수 없었습니다. 그래서 2차 세계대전을 거치면서 다시금 세계평화와 기본적 인권을 지키기 위해서는 국제기구가 필요하다는 문제의식이 생겨났습니다. 그리고 이러한 노력은 국제연합(유엔)을 결성하는 것으로 이어집니다. ---「젊은 지성을 위한 세계인권사 4부 2장」 중에서
차이와 차별은 구분할 필요가 있습니다. 사람들은 남성과 여성, 장애인과 비장애인 등을 비롯하여 저마다 차이가 있습니다. 서로의 차이를 존중하고 평등하게 바라본다면 차별이 일어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그런데 한쪽이 우월하고 다른 쪽은 열등하다든지, 한쪽은 옳고 다른 쪽은 틀렸다라고 생각하면 차별이 됩니다. 앞으로 살펴볼 내용은, 소수자 또는 사회적 약자라고 불리던 사람들에 대한 차별을 극복해 가는 역사입니다. 여성, 아동, 장애인, 성적 소수자, 이주노동자, 원주민 같은 사람들에 대한 차별이 어떻게 극복되어 왔는지를 이해하는 것은 차이를 존중하고 다른 사람들과 공감할 수 있는 토대가 될 것입니다. ---「젊은 지성을 위한 세계인권사 5부 1장」 중에서
지금까지 인권의 역사를 살펴보더라도, 수많은 사람들의 노력으로 인권이 한발 한발 진전되어 온 것을 볼 수 있습니다. 그렇게 한 걸음씩 나아갈 수만 있다면 인권의 미래가 결코 어둡지는 않을 것입니다. …직장에서 쫓겨나면서도 버스 승차 거부에 참여한 몽고메리 시의 많은 흑인들, 폭력이나 체포를 당할 것을 무릅쓰고 백인 전용 식당에 앉아서 흑백 분리 정책을 폐지하라고 요구한 이름 없는 청년들, 이런 사람들에 의해 무너지지 않을 것처럼 보이던 차별의 벽은 조금씩 허물어져 내렸습니다. 이들이 바로 역사의 진정한 주인입니다. 결국 인권의 미래, 아니 인간의 미래는 지금 이 시대를 살아가는, 상식을 가진 평범한 사람들의 손에 달려 있습니다. 다른 사람의 처지에서 생각해 볼 수 있고, 다른 사람과 공감할 수 있고, 그리고 모든 인간이 존엄하다는 것을 믿는 사람들의 마음과 생각과 말과 행동에 따라 우리의 미래는 달라질 것입니다.
---「젊은 지성을 위한 세계인권사 6부 5장」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