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실 목욕을 하다가 유레카를 외쳤다는 아르키메데스의 이야기는 그의 책 어디에도 나와 있지 않다. 그로부터 200년이 훨씬 지난 뒤, 고대 로마의 건축가이자 공학자인 마르쿠스 비트루비우스(Marcus Vitruvius)가 쓴 책에서 이 유레카 이야기를 처음 만날 수 있다. 역사학자 대부분은 아르키메데스가 벌거벗은 채 길거리를 내달린 장면은 일정 부분 꾸며진 이야기라고 말한다.
- 진짜 유레카의 순간이란 이런 것
---p.68
1930년대가 되자 콜리는 비행 조종사 와일리 포스트가 입을 기밀복(몸을 둘러싼 공간을 일정한 기압으로 유지해 비행사를 보호하는 특수한 옷)을 디자인해 달라는 요청을 받았다. 와일리는 이 옷을 입고 고도 12킬로미터까지 날아오르는 신기록을 수립했다.
패션 디자이너가 꿈이었던 소년은 「뉴욕타임스」의 전설적인 기자 로버트 토머스가 쓴 표현대로 ‘우주복 디자인 분야의 캘빈 클라인’이 되어 생을 마감했다.
- 좌절된 패션 디자이너의 꿈을 우주에서 이루다
---p.146
브래지어를 발명한 사람은 많지만 그중 단연 매혹적인 인물은 메리 제이콥스(Mary Jacobs)다. 1910년, 부유한 집에서 자란 18세 소녀 제이콥스는 가장무도회에 참석하기 위해 준비를 하고 있었다. 그녀는 딱딱한 코르셋의 답답함에서 탈출하기를 간절히 바랐다. 고심 끝에 손수건 두 장을 함께 핀으로 고정시킨 뒤 리본 몇 개를 활용해 가슴을 감싸는 새로운 속옷을 고안해냈다.
- 아무것도 걸치지 않은 듯한 속옷
---p.158
캔자스 시에서 장의사로 일하던 알몬 브라운 스트로우저(Almon Brown Strowger)는 지역 전화교환국에 근무하는 교환원들 때문에 끓어오르는 분노를 느꼈다. 스트로우저는 당시 여성 전화교환원들을 일컫는 말이었던 ‘헬로 걸스(hello girls)’ 한 명이 사업상 중요한 통화를 가로채 자기를 골탕 먹였다고 확신했다. 전화를 연결시켜 주지 않은 그 교환원은 스트로우저와 경쟁 관계에 있는 장의사의 여자 친구로 드러났다.
궁리를 거듭하던 그는 복수할 방법을 찾아냈다. 누구에게든지 직접 전화를 걸 수 있는 자동식 전화교환기를 개발한 것이다.
- ‘헬로 걸’에게 작별을 고하다
---p.174
세계 최초로 자동판매기를 발명한 주인공은 이집트의 도시 알렉산드리아에 살던 헤론(Heron)이라는 인물이다. 헤론은 아주 뛰어난 고대 그리스 과학자로 그가 만든 자동판매기는 오늘날의 수도꼭지처럼 신전에서 물을 나눠주는 기능을 했다. 드라크마 동전 5개를 자동판매기에 넣으면 얼굴과 손을 닦을 물 약간을 얻을 수 있었던 것이다.
- 시대를 너무 앞서 나간 그리스의 발명가
---p.190
현재 아인슈타인의 뇌를 보관하고 있는 크라우스는 이렇게 말했다고 한다. “미래의 어느 날 우리는…… 아인슈타인의 유전자 속에 있는 어떤 물질 때문에 그가 보통 사람보다 훨씬 똑똑했던 건지 밝힐 수 있는 기술을 갖게 될지도 모른다. 지금은 알 도리가 없어 한숨만 나온다.”
- 천재의 뇌를 둘러싼 기묘한 여정
---p.261
1921년 여름, 판즈워스는 아버지의 감자밭을 한 번에 한 줄씩 갈았다. 일을 마친 그는 자기가 간 밭고랑을 둘러보았다. 바로 그때 ‘유레카!’의 순간이 들이닥쳤다. ‘빛을 빈 병에 모은 뒤 막아두고 편향 자기장의 성질을 띤 전자 빔을 통해 한 번에 한 줄씩 전송하면 어떨까?’ 그의 아이디어에 따르면 밭을 가는 것과 똑같은 모양으로 이 빔을 앞뒤로 움직일 수도 있었다.
- 감자밭에서 TV를 발명한 소년
---pp.273~274
엥겔바트는 오려두기, 붙이기, 폴더, 하이퍼텍스트, 스크린에 여러 창 띄우기, 심지어 멀리 떨어져 있는 다른 사용자와 함께 작업하기 등의 개념을 선보였다. 청중들에게는 이 모든 것이 공상과학 드라마 〈스타 트렉〉에 등장하는 광선총 페이저만큼이나 환상적인 듯 보였다. 그가 마우스를 이용해 스크린 위에 ‘추적 지점’이라고 부른 곳 여기저기를 움직이는 모습을 보려고 청중 몇 명이 무대 위에 오르는 진풍경도 벌어졌다.
- 컴퓨터 사용에 혁명을 일으킨 나무 쥐
---p.30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