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책의 제1부는 급속한 세계화라는 거대한 현실의 변화 속에서 근대 국가가 처한 현실적 딜레마와 이에 대응하기 위한 진보적 개혁의 방향에 대한 정책적 방향을 다루고 있다. 주지하듯 1980년대 이래 나타난 서구의 저성장, 고실업은 단순히 경기순환을 조절하는 국가의 역할을 넘어서서 사회의 구조적 변화를 지향하는 정책들을 요구하고 있다. 정부 역할의 이러한 변화에 대해 제솝(Jessop)은 케인즈주의적 복지국가(Keynesian Welfare State)에서 슘페터주의적 근로연계국가(Schumpeterian Workfare State)로의 전환으로 명명한 바 있다. 이외에 1990년대 등장 한 사회투자(social investment state)나 제3의 길(the third way) 모두 이러한 국가의 역할 변화를 지칭하는 개념이다.
제1장은 우선 급속한 세계화 속에서 정부의 역할과 기능은 어떻게 변화되어야 하는가를 논의한다. 이를 위해 우리는 국민국가와 세계화, 세계 사회의 도전이라는 문제를 점검해보고, 이에 기초하여 정부의 기능과 조직을 바라보는 패러다임 전환을 필요성을 제기한다. 이 글은 글로벌 세력과 정부의 관계에서 일어나는 구조적 불균형 문제를 속도의 차이라는 개념을 통해 조명해본다. 주지하듯 세계화와 정보화는 기업에 이동의 자유와 유연성을 가능하게 한 반면, 국민국가는 여전히 영토와 국민을 떠나서는 존재할 수 없다. 세계화와 정보화로 인해 발생한 이러한 기업과 국민국가 사이의 불균형을 해소하기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정부의 역할 조정과 창조적인 대응을 요구하고 있음을 강조한다.
2장에서 4장까지는 복지국가와 노동시장 정책의 변화를 다루고 있다. 복지국가는 2차 대전 이후 자본과 노동의 합의 아래 구축되어온 가장 중요한 사회 제도이다. 복지국가를 통해 기업은 수요를, 노동은 고용과 소득을, 정부는 정치적 지지를 확보할 수 있었다. 그러나 급속한 세계화는 전후 이루어진 3자 사이의 타협을 근본적으로 약화시키는 바 이로 인해, 노동은 실업과 양극화를, 자본은 심화된 경쟁을, 그리고 국가는 정치적 불신임을 경험하고 있다. 이러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대안으로 권리가 아닌 근로와 연계된 복지국가를 제시하는 바 근로연계복지국가(workfare state), 활성화 전략(activation policy) 등은 모두 이러한 정책적 변화를 지칭하는 개념으로 사용되고 있다.
2장에서는 사회투자 국가의 현실적 가능성을 스웨덴과 핀란드의 사례를 중심으로 검토한다. 이들 국가는 다른 서구의 복지국가와는 달리 자비로운 복지국가와 다양한 근로의욕 강화 전략을 결합함으로써 복지를 소비가 아닌 인적 자본에 대한 투자로 전환시켜 왔다. 이어 3장에서는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이 1980년대 이래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급속한 세계화는 정부의 역할에 대해 새로운 수렴론을 제기하여 왔다. 즉 기업 간 이동의 자유로 인해 정부는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기업에 대해 더 많은 인센티브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서 세금인하나 복지지출 감소 등을 추진할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이러한 관점은 노동시장정책에도 유지되는 바 노동시장정책도 국가별 다양성이 소멸될 것으로 예상한다. 본 장은 이러한 주장이 타당한지 경험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마지막 4장은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을 대표하는 국가인 스웨덴의 사례를 중심으로 급속한 세계화에 직면하여 적극적 노동시장정책이 어떻게 변화하여 왔는지를 검토한다.
세계화와 정보기술의 발전은 기업에게 위기이자 기회로 다가온다. 기업은 급속한 세계화 속에서 과거에 비해 더욱 강화된 경쟁에 직면하게 되는데, 강화된 경쟁으로 인해 기업은 생산전략, 마케팅 전략, 노사 관계 등에 있어서 새로운 전략을 개발해야 하는 필요성에 직면하게 되었다. 다른 한편으로 세계화는 기업에 대해 이동의 자유를 부여하는 바 이를 통해 기업은 더 이상 특정 국가나 지역에 얽매이지 않고 자신의 고유한 장점을 최적의 환경과 결합할 수는 기회를 얻게 되었다. 급속한 세계화외 정보기술의 발달이 가져온 위기와 이동의 자유라는 새로운 기회라는 현실 속에서 특정 기업과 산업이 추구한 전략의 성?패에 따라 기업들은 단숨에 글로벌 수준으로 성장하기도 하는 반면, 급속한 추락을 경험하기도 한다.
제2부는 급속한 세계화에 직면하여 기업과 산업의 대응 전략을 검토한다. 우선 5장은 자동차 산업을 경험으로 분석하고 있다. 유럽, 미주, 그리고 일본의 주요 자동차 메이커를 중심으로 이들이 급속한 세계화에 대응하기 위해 어떠한 전략을 추진하고 있는지 비교 검토하고, 이를 바탕으로 우리나라의 자동차 산업에 대한 함의를 도출한다. 이어 4장에서는 우리나라의 철강산업을 중심으로 급속한 세계화에 따른 대응 전략을 분석한다. 구체적으로 이 연구는 한국 철강산업의 핵심 기업들과 그 계열사들을 중심으로 전개되어온 고용관계 전환 시도와 이러한 노력의 확산 과정에 주목하고, 여기에 영향을 미치는 핵심 요인들을 파악하고 있다.
급속한 세계화 속에서 가장 큰 영향을 받는 사회집단은 노동자이다. 특히 세계화 과정에서 나타나는 노동시장의 양극화와 이로 인해 나타나는 소득 양극화 문제는 우리 사회뿐만 아니라 서구에서도 근본적인 사회적 문제가 아닐 수 없다. 이 책의 3부는 세계화 속에서 변화하는 노동의 현실을 분석하고 있다. 우선 7장에서는 새롭게 등장하는 서비스 산업을 중심으로 고용관계의 변화를 검토한다. 서비스 산업의 성장은 보몰(Baumol, 1967)이 주장하듯 비용악화의 위기로 인해 열악한 일자리를 증가시키는 요인으로 언급되어 왔다. 7장은 서비스 산업화에 따라 고용의 질이 악화되고 있는지를 우리나라의 자료를 통해 경험적으로 검증한다. 이를 통해 우리는 산업구조의 변화와 고용관계의 변화 사이의 관계를 탐색한다.
이어 8장은 노동조합이 세계화 속에서 어떻게 변화하고 있는지 검토한다. 2차 대전 이후 서구의 노동조합은 사회의 주요한 의제를 결정하는 행위자로서 이해되어 왔다. 그러나 1980년대 이래 세계화, 정보화, 서비스화 등 동시 다발적으로 나타난 다양한 사회변화로 인해 노동조합 조직률은 지속적으로 하락해 왔다. 이 장에서는 노동조합 조직률의 하락 경향을 경험적으로 분석하고, 노동조합 조직률을 제고하기 위한 방안을 모색한다. 이어 9장에서는 여성 저임금 근로자의 현실을 경제협력개발기구 자료를 통해 분석한다. 노동시장에서 나타나는 성별 격차는 어느 나라에서나 발견되는 현상이다. 이 글에서는 우리나라 여성 근로자의 실태를 경제협력개발기구 국가와 비교하고, 여성 저임금 근로를 개선할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은 무엇인지 검토한다.
마지막으로 10장에서는 앞서의 논의를 종합하며 글로벌화 되는 경제 속에서 새롭게 만들어 가야하는 국가, 기업, 노동의 역할을 검토한다. 기업 활동의 글로벌화가 급진전되고, 기업의 사회적 영향력이 국가의 통제 범위를 넘어 확대되어감에 따라 전 세계적 차원에서 기업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요구가 크게 증가하고 있다. 또한 경제사회 활동의 글로벌화는 이른바 글로벌 대기업들에 의해서만 주도되지는 않는다. 그들의 이동과 활동 영역을 따라 알려지지 않은 수많은 중소기업들이 함께 이동하면서 거대한 경제지리 생태계를 형성하고 있으며, 이러한 변화에 따라 세계 곳곳에서 저임금, 아동 착취, 고용 불안정 등의 문제가 끊임없는 글로벌 이슈로 등장하고 있는 것이다. 전 세계를 휩쓸고 있는 글로벌 금융 위기의 확산은 글로벌 경제?사회 시스템을 무대로 사업을 전개하고 있는 기업들의 사회적 책임에 대한 문제를 더욱 극명하게 드러내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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