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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의 현기증

문학의 현기증

이경호 | 문학과지성사 | 1999년 11월 30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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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1999년 11월 30일
쪽수, 무게, 크기 330쪽 | 148*210*30mm
ISBN13 9788932011233
ISBN10 89320112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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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세기를 보내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시점에서 문학 비평집을 펴내는 마음이 착잡하다. 내가 사랑하고 즐기는 문학의 자리가 너무 달라지거나 초라해졌기 때문이다. 시를 쓰고 소설을 쓰는 사람들의 수는 많이 늘었으나 시를 읽고 소설을 읽는 사람들의 수는 나날이 줄어들고 있는 형편이다. 대학마다 글쓰는 일을 가르치는 문예창작과는 늘어나고 있으나 문예창작과에서 시나 소설 분야에 관심을 갖는 학생들은 점점 감소하고 있다. 방송 스크립터나 시나리오 작가, 카피라이터가 되려는 뜻을 품고 있는 학생들의 수는 늘어나고 있다. 이러한 현상과 더불어 ‘문학의 위기’를 거론하는 입장이 드세던 시절도 있었다. 그러나 이 평론집에 수록되어 있는 글들을 주로 발표하던 1990년대 중반 무렵 내내 나는 문학의 자리가 뒤바뀌고 있다는 믿음을 견지하였고 지금도 그러한 믿음에는 변함이 없다.

고대부터 근대에 이르기까지 문학의 자리는 정치적으로는 변방에 속하되 문화적으로는 중앙에 마련되어 있었다. 문화의 중심에 놓여 있는 역할이나 영향력으로 말미암아 문학은 늘 정치 권력의 주목을 받으면서 정치 권력과 밀월 관계에 놓여 있든지 아니면 정치 권력에 저항하거나 그로부터 독립된 전문성을 인정받는 자리에 놓여 있었다. 그런데 20세기를 보내고 새로운 천년을 맞이하는 작금의 시기에 문학의 자리는 문화의 중심을 차지하고 있지 못하다. 문화의 안방을 영상 매체가 주도하는 대중 문화에 넘겨주고 사랑방이나 행랑채를 겨우 차지하는 형편에 머무르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따라서 자본주의 권력의 관심이나 두려움을 이끌어내기도 어렵게 되었다. 문화의 변방에서 소수 집단이 주도하는 문학의 영향력은 점차로 위축되어가고 있다. 그렇다면 기존의 영토를 상실한 문학은 그저 과거의 영화를 향수하는 자리에 안주해야 할 것인가?

우리나라가 경제 대공황을 겪고 있는 시절에 그에 대한 타개책으로 ‘벤처 기업’의 창업 정신이 제시된 바 있다. 아직 내실을 별로 다지지 못한 작금의 상황 속에서 그러한 방안의 성과는 가늠하기가 어렵다. 그러나 소수 집단의 치열한 창조적 노력이 새로운 영토를 개발하고 가꿀 수 있다는 발상은 문학이 처해 있는 오늘의 어려운 상황을 타개하는 방안으로도 가늠해볼 만한 상징으로서의 의의를 갖는다. 새로운 세기를 맞이하는 문학의 자리도 기존의 영토를 벗어난 지점에서 새롭게 도모되어야 할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말하자면 문학의 새로운 부가 가치가 탐색될 필요성이 대두되고 있는 것이다.

그런 점에서 새로운 문학의 영토를 탐사하는 문학인들의 시선은 현재로서는 매우 어지러운 상태에 놓여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전통적인 글쓰기의 지형도가 그들의 시선을 압도하고 있는, 특히 시에서는 전통적인 서정성이 그리고 소설에서는 리얼리즘의 서사 질서가 여전히 그들을 끈질기게 유혹하고 있는 작금의 상황에서 새로운 출발을 꿈꾸는 문학인들의 시선은 강한 현기증을 느끼고 있는 것이다. 그 현기증은 기존의 영토에 적응하지 못하는 자가 기존의 영토에 대한 윤곽을 지워버리고 싶은 욕망을 느끼는 순간 생겨난다. 그런데 현기증은 새로운 영토의 윤곽을 흐릿하게나마 제시해줄 가능성도 내포하고 있다. 다르게 말해서 현기증은 기존의 세계를 지우는 ‘미혹’의 기능과 새로운 세계를 떠오르게 하는 ‘예시’의 상호 보완적 기능을 감당하는 알리바이로 제시되고 있는 것이다. 나는 그러한 문학의 현기증을 금세기 초두의 카프카 문학에서 엿본 바 있다. 낯선 문체와 환상적 요소를 도입하여 새로운 문학의 영토를 개척한 카프카의 작업을 소외된 ‘소수 집단 문학’의 성공적 사례로 분석한 최근의 평가도 있거니와, 새로운 문학의 부가 가치를 탐사하기 위한 탈영토화 전략은 우리의 문학에서도 이제는 진지하게 논의되고 탐구되어야 할 것이다.

나의 글들이 이러한 문제 의식을 깊이 천착하고 문학 현장에서 본격적으로 탐구하여 쓸모 있는 결실을 거두었다고 주장하기는 어렵다. 많은 글들이 주문 생산의 모양을 갖추고 있을 뿐만 아니라, 대상으로 삼은 작품들도 그러한 문제 의식을 충분히 끌어안고 씨름한 흔적이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러나 부족함의 명분이 글을 발표하려는 욕망을 가로막지는 못하였다. 그리하여 부끄러움의 결과가 책 한 권의 모양을 7년 만에 만들어내게 되었다. 문학 비평집이 출판과 독서의 가장 어두운 뒷자리에 놓이는 현실을 돌아보지 않고 책을 꾸며준 문학과지성사의 후의가 새삼스럽다.
--- 머리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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