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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명인간 2 큰글씨책

투명인간 2 큰글씨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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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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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9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31쪽 | 152*225*20mm
ISBN13 9791189604288
ISBN10 118960428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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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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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느 얼어붙을 듯한 2월, 낯선 사내는 아늑한 시골 여관에서 묵기를 청하며 그 모습을 드러낸다. 여행철도 아닌 시기에 나타난 이 여행객은 대체 누구인가? 더 당혹스러운 것은 그의 얼굴을 가린 두툼한 붕대이다. 그는 왜 이렇게 변장하고 있는 걸까? 뭣 때문에 방에 숨어 지내는 걸까? 마을사람들의 두려움과 호기심은 그 답을 찾아낸다. 그들이 찾아낸 것은 비단 그 존재 자체가 자아내는 공포에 사로잡힌 남자뿐만이 아니었다. 그들은 영적으로도 풀리지 않는 미스터리의 차디찬 형상을 발견한다.

“내가 지어낸 공상적인 이야기들은 가능한 것들을 다루는 척 하지 않는다. 누군가가 황홀하고 멋진 꿈을 꿀 때 그것을 믿는 것과 같은 신념에만 집중한다.” ? 허버트 조지 웰스

그녀가 문을 두드리고 재빨리 방에 들어옴과 동시에 그녀의 방문객도 재빨리 움직였기 때문에 부인은 탁자 뒤로 사라지는 하얀 형상만 간신히 볼 수 있었다. 그가 마룻바닥에서 뭔가를 집어 들려 했던 것 같았다. 탕 소리를 내며 탁자 위에 머스터드 통을 내려놓은 그녀는 남자가 벗어둔 외투와 모자가 난롯가에 놓인 의자에 걸쳐져 있는 것을 보았다. 젖은 장화 한 켤레가 그녀의 철제 울타리를 녹슬게 할 양으로 위협하고 있었다. 부인은 단호한 자세로 그 물건들에 다가갔다.
“얼른 말리는 게 좋겠어요.”
그녀는 거절은 거절하겠다는 목소리로 이렇게 말했다.
“모자는 그대로 두시오.”
그녀의 방문객은 거의 기어가는 목소리로 말했다. 그를 향해 돌아선 부인은 그가 고개를 들고 자리에 앉은 채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녀는 너무 놀라서 입을 떡하니 벌린 채 아무 말 없이 그를 쳐다보며 잠시 동안 서 있었다.
그는 얼굴 맨 아래쪽에 하얀 천 - 그가 가져온 냅킨 - 을 동여매고 있었기 때문에 입과 턱이 완전히 가려져 있었다. 그래서 목소리가 잘 들리지 않았던 것이었다. 하지만 홀 부인을 놀라게 한 것은 그게 아니었다. 그녀를 놀라게 한 것은 파란 안경이 걸쳐있는 앞이마 전체가 하얀 붕대에 싸여 있으며, 솟아 있는 분홍색 코를 제외하고는 귀까지 모두 칭칭 감겨 얼굴을 한 조각도 내보이고 있지 않다는 점이었다. 그의 코는 원래 그랬던 것처럼 밝은 분홍색에 윤까지 났다. 그는 린넨 천으로 안감을 댄 검은 깃을 거의 목까지 높이 세워 올린 다갈색 벨벳 재킷을 입고 있었다. 붕대 아래와 틈 사이로 삐져나온 무성한 검은 머리칼은 기이한 꼬리와 뿔처럼 불쑥 튀어나와 있어서 상상할 수 있는 가장 괴이한 생김새를 자아내었다. 냅킨과 붕대로 칭칭 감싼 머리는 생각했던 것과 완전 딴판이었기 때문에, 그녀는 잠시 동안 뻣뻣하게 굳어 있었다.
그녀가 지금 보고 있는 것처럼, 그는 냅킨을 풀지 않고 갈색 장갑을 낀 손으로 그것을 붙든 채 꿰뚫어볼 수 없는 파란 안경으로 그녀를 바라보고 있었다.


이렇게 해서 투명인간의 기이하고 사악한 실험에 관한 얘기는 끝이 났다. 투명인간에 대해서 더 많은 얘기를 알고 싶다면 포트 스토 근처의 작은 선술집 주인에게 그 이야기를 들을 수 있다. 그 선술집의 간판에는 널빤지에 모자와 장화만 그려져 있으며, 이 이야기의 제목과 이름이 같다. 선술집 주인은 원통처럼 돌출된 코와 철사 같이 빳빳한 머리카락을 가진 땅딸막한 체구의 사람으로 이따금씩 붉게 취한 얼굴을 하고 있다. 술만 많이 마셔준다면, 주인은 그 후에 자신에게 일어난 모든 일과, 변호사들이 어떻게 해서 자신의 보물을 빼앗으려 했는지에 관해서 신나게 이야기해 줄 것이다.
“그 돈이 누구의 것인지 입증할 수 없다는 사실을 발견했을 때 난 정말 기뻤소.”
그가 말한다.
“그 자들이 나를 주인 없는 매장물 따위로 취급하지만 않았다면 말이오! 내가 매장물로 보이오? 그러다 한 신사가 엠파이어 뮤직홀에서 내가 겪은 일들을 들려주는 조건으로 하룻밤에 1기니를 주었소. 그저 내 입으로 내 식대로 들려주는 것만으로 말이오. 단 한 가지 만 빼고.”
혹시 그가 쉴 새 없이 내뱉는 엄청난 회고를 갑자기 중간에 끊고 싶다면, 그 이야기 속에 세 권의 원고에 관한 사실은 없는지 물어보면 된다. 그는 원고에 관한 사실도 있다는 것을 인정하고, 다들 자신이 그 원고를 가진 줄 안다고 단언하면서 계속 설명하려 할 것이다. 하지만 그는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내가 도망쳐 포트 스토로 갔을 때, 투명인간이 그것을 가지고 가서 숨겨버렸소. 내가 그 원고를 갖고 있다고 사람들이 생각하는 것은 다 켐프씨 때문이지.”
그러고 나서 그는 시름에 잠긴 듯한 얼굴로 당신의 얼굴을 쳐다보다가, 불안한 눈빛으로 안경을 만지작거리다가 술청을 떠난다.
그는 노총각이다. 노총각이 가질 법한 취향을 가졌다. 집에는 여자가 한 사람도 없다. 겉옷에는 단추를 채우지만 멜빵을 멜 때, 그것을 끈으로 대체한다. 집안 일을 할 땐 계획 없이 하면서도 유난히 예법을 따진다. 동작은 느릿느릿하고 엄청난 사색가이다. 하지만 그는 마을에서 지혜롭고, 지나칠 만큼 검소한 사람으로 평판이 나 있다. 그리고 잉글랜드 남부의 도로에 관한 지식은 코벳을 능가할 것이다.
일요일에는 외부 세계와 담을 쌓고 있지만, 일 년 내내 일요일 아침만 되면, 그리고 밤 열 시가 넘기라도 하면 물을 섞은 빛깔이 연한 진 한 잔을 들고 술청의 특별실로 들어가곤 한다. 그리고 그 술잔을 내려놓고, 문을 잠근 다음 블라인드를 점검해보고 심지어 탁자 밑까지 확인한다. 그런 다음에는 완전 혼자라는 사실에 만족하며 벽장문에 달린 자물쇠를 풀고 문을 열어 그 안에서 상자 하나를 꺼낸다. 그는 상자에 달린 서랍을 열고 갈색 가죽으로 제본한 책 세 권을 꺼내어 진지하게 탁자 한가운데 내려놓는다. 책 표지는 거센 풍파에 시달렸는지 해조처럼 푸르스름하게 변해 있다. 한번 개천에 빠져 일부 페이지가 더러운 오물에 흠뻑 젖은 적이 있기 때문이다. 그 선술집 주인은 안락의자에 앉은 채 길쭉한 사기 파이프에 천천히 담배를 채우며 흡족한 듯이 책을 들여다본다. 그러다 자기 앞으로 한 권 끌어당겨 그 책을 펼치고는 책장을 이리 저리 앞뒤로 넘기면서 연구하기 시작한다.
그는 이맛살을 찌푸리고 입술을 일그러뜨린다.
“6각형. 허공에 붕 뜬 작은 책 두 권. 엉터리야. 야! 그자는 정말 머리가 좋았지!”
그는 곧 긴장을 풀고 의자에 등을 기댄다. 그러곤 담배 연기 속에서 그 방 맞은편 쪽으로 다른 사람들 눈에는 보이지 않는 사물들을 깜빡거리며 바라본다. ‘비밀로 가득해.’ 그는 말한다. “엄청난 비밀이야!
“내가 그 모든 비밀을 알아내기만 하면.. 이런!”
“그자가 했던 실수를 하지 않을 거야. 난 잘할 거야!” 그는 파이프를 빨아댄다. 그는 꿈으로 빠져든다. 삶에 대한 영원하면서도 불가사의한 꿈속으로..
켐프가 열렬히 찾아다니고, 애다이가 꼼꼼히 수사해왔지만, 이 선술집 주인 말고는 그 누구도 투명성에 대한 기묘한 비밀과 십여 가지의 이상한 비밀을 담은 그 책들이 여기 있다는 것을 알지 못한다. 아마 그가 죽을 때까지 그 누구도 그 비밀을 알지 못할 것이다.
---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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