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치가 지닌 결정적으로 중요한 기능이 많은데도 불구하고, 적어도 미국에서는 어린이의 대부분이 아주 어린 나이에 자신의 터치 행위를 제한하도록 사회화된다. 아이들은 자신의 신체 부위를 만지면 꾸지람을 들으며, 다른 사람의 몸을 만지면 안 된다고 배운다. 주변의 많은 물건에 대해서도 마찬가지다. 청소년기에 이르면 그들은 육체적 친밀감을 조심해야 한다고 배우며, 터치보다는 얼굴 표정이나 말로 자신을 표현해야 한다고 배운다. 그렇지만 이상하게도 어른으로서 우리는 상당히 개인적이고 감상적인 방식으로 터치에 대해 말한다. “네 말이 나를 깊게 터치했어”, “그녀는 친절해”, “그는 약간 민감해”라고 말하는 것이다. 그리고 “손을 뻗어 누군가를 터치하라”(AT&T), “그들의 오늘을 터치하라. 그들의 내일을 터치하라”(Johnson & Johnson) 같은 광고 구호들에서 우리는 터치를 꽤 자유롭게 사용한다. 그러나 이런 호소 문구들은 좀처럼 행동으로 바뀌지 않는다. _22쪽 CHAPTER 1 터치에 굶주림
미국인은 터치 행위의 대상을 가족과 성적으로 친밀한 친구로 제한한다. 이것을 염두에 두고 당신의 손을 잡아줄 가족 한 명 없이 홀로 병원에 있다고 상상해보라. ‘터치 없이 지낸 병원에서의 15일’이 최근에 어떤 지역 병원에서 한 환자가 병원 손목 밴드를 낀 채 파자마 차림으로 병원을 탈주해 집까지 걸어간 이유다. 또는 요양원 침대에 누워 장기 요양을 해야만 하는 노인, 특히 무척 늙었는데도 말이나 생각을 또렷하게 표현할 수 있는 남성 노인이 되었다고 상상해보라. 요양원에서 늙은 남성은 늙은 여성보다 터치를 훨씬 적게 받는다. 어떤 사람들은 이는 남성이 그들 자신을 터치하지 못하도록 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즉, 남성은 자신보다 열등한 사람이 자신을 터치하는 행위에 익숙하지 않은데, 그들은 간병인을 자신보다 열등한 존재로 여긴다는 것이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노인들은 사정이 훨씬 낫다. 그들이 그리워하는 쓰다듬기와 안아주기를 애완동물에게 할 수 있기 때문이다. 애완동물을 기르는 노인들은 심혈관 질환에 덜 걸렸고 애완동물을 기르지 않은 노인들보다 오래 살았다. _23쪽 CHAPTER 1 터치에 굶주림
아이들이 태어나면서부터 받는 터치의 유형이 그 아이들이 훗날 보이는 행동의 몇몇 차이점을 설명할 수 있을 것이다. 일본 아기는 진정시키고 달래주고 쓰다듬는 터치를 받으며, 미국 아기는 더욱 단절되고, 자극적이며, 두드리고 찌르는 터치를 받는다. 예를 들어, 일본 어린이는 자신의 부모와 지속적인 신체 접촉을 하는데, 이 관계를 때때로 ‘스킨십’이라고 부른다. 이 경우 엄마에 대한 부단한 의존 때문에 아이는 독립적인 개인이라기보다는 그룹의 멤버로 인식되곤 한다. _44쪽 CHAPTER 2 의사소통으로서의 터치
우울했던 산모의 아기는 여러 얼굴을 대면할 때 주의를 덜 기울이고, 반응을 덜 하며, 청각적·촉각적·시각적 자극에 대한 지각 능력도 덜 발달된다. 게다가 이 아기들의 뇌파 활동은 산후우울증을 겪는 엄마의 뇌파 활동과 비슷하다. 발달 초기 단계에서의 이 차이는 아마도 아기 엄마가 임신 중에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 호르몬에 노출된 데서 기인할 것이다. 갓 태어난 아기들은 그들 산모와 똑같이 높은 수준의 스트레스를 보인다. 아기 출생 이후 우울해하는 산모들은 그렇지 않은 산모들보다 자신의 아기를 덜 터치했는데, 산모의 우울증이 계속될 때 아기의 성장과 발달은 지연된다. 만약 분만한 지 6개월이 넘었을 때도 엄마가 계속 우울하다면 일반적으로 아기는 정상보다 몸무게가 덜 나가며, 한 살 때의 베일리 인지 척도와 동작 척도 점수도 더 낮게 나타난다. _88~89쪽 CHAPTER 3 초기 발달에서의 터치
엄마가 없는 짧은 기간조차 신생아에게 스트레스를 줄 수 있다. 예를 들어 초기 상호작용 동안에 엄마가 반응이 없을 경우다. 엄마의 무표정이라고 불리는 실험실 상황에서 아기의 코르티솔 수준은 올라갔고 미주신경 활동은 저하되었다. 코르티솔은 스트레스 호르몬이며, 대부분의 몸과 통하는 감각을 담당하는 뇌신경인 미주신경 활동은 주의력의 척도다. 만약 엄마가 무표정 상태로 아기를 터치하지 않으면 아기의 미주신경 활동은 훨씬 더 저하된다. 자유롭게 노는 동안 일어나는 터치의 동시성은 아기의 더 높은 미주신경 긴장도와 관련이 있는 반면, 터치의 비동시성은 엄마와 아기의 더 높은 코르티솔 수준과 관련이 있었다. _109~110쪽 CHAPTER 4 터치 결핍
촉각이 없다면 세상을 돌아다니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보통 손이 우리에게 가장 많은 정보를 준다고 생각한다. 물체를 조정하기 위해 손을 쓰기 때문이다. 그러나 앉고, 걷고, 키스하고, 통증을 느끼는 것을 비롯해 우리가 하는 모든 일은 터치에 의존한다. 이는 우리가 미끄러운 거리를, 얼음으로 뒤덮인 스키 슬로프를, 암석이 많은 지형을 성공적으로 지나가려고 할 때 분명해진다. 어떤 것이 거친지, 부드러운지, 차가운지, 뜨거운지를 배우는 것은 쪼개진 조각들과 화상을 피하기 위해 매우 중요하다. 그리고 터치 감각이 없다면 살과 살의 접촉에서 오는 즐거움, 벨벳의 느낌, 동물을 쓰다듬는 일도 사라질 것이다. _135쪽 CHAPTER 5 뇌에 하는 터치 마사지
마스터스와 존슨이 발달시킨 관능 집중 훈련은 섹스 치료 프로그램들 가운데 가장 유명하다. 이 2주간의 프로그램에 참여한 커플들은 성교는 하지 않고 생식기와 가슴을 제외한 모든 신체 부분을 단지 부드럽게 터치만 하도록 지도받는다. 파트너들은 번갈아가며 상대를 터치하고 터치받는다. 이 프로그램은 수행 불안을 제거하고 섹스에 대한 각성과 욕구를 증진하고자 고안되었다. 어떤 커플이든 이 방법을 시도한 이후에도 여전히 수행 불안을 겪는다면 그들은 더욱 체계화된 마사지 절차를 계속 시도할 수 있다. 불안감 없는 친밀감을 제공하기 위한 또 다른 훈련은 같이 샤워하기, 서로 머리 감겨주기, 서로 족욕 해주기, 서로 등 닦아주기를 포함한다. 섹스 치료를 통해 공식적으로 하든 가정에서 비공식적으로 하든 간에 이런 터치 프로그램은 성적 친밀감을 향상한다. _205~206쪽 CHAPTER 6 터치 치료
네팔에서는 여성의 약 90퍼센트가 상당히 자주 아기에게 겨자씨유로 오일 마사지를 한다. 신생아는 태어난 지 12시간 안에 할머니나 그 집의 또 다른 중장년 여성에게 마사지를 받는다. 데운 오일에는 마늘과 향료도 종종 첨가된다. 이런 마사지는 하루에 세 번 반복된다. 네팔 사람들은 마사지를 받은 신생아는 감기에 걸리지 않고 피부도 부드러워지며 뼈도 튼튼해진다고 믿는다. _212쪽 CHAPTER 7 아기 마사지
마사지 치료는 오랜 역사에 걸쳐 분만 진통부터 정신적 질병에 이르는 여러 질환을 위해 사용되었다. 마사지는 부러지거나, 접질리거나, 부상당한 팔다리의 운동을 회복하는 것은 물론이고 류마티스 질병, 모유 촉진을 위한 가슴 자극, 복통 완화, 노화 방지를 위해 행해졌다. 마사지는 순환을 향상하며, 노폐물 제거를 돕고, 부기를 줄이며, 말초 및 중추신경계를 진정한다. 또한 다른 용법들로는 누워만 있는 환자들의 욕창 치료, 잇몸 질환을 위한 잇몸 마사지, 전립선염 치료를 위한 전립선 마사지가 있다. 마사지를 금기할 가능성이 있는 유일한 질환들은 관절에 생기는 염증인 점액낭염, 다리에 생기는 염증인 봉와직염, 감염에 의한 염증, 극심한 하지정맥류다. _233쪽 CHAPTER 8 어린이?청소년?성인을 위한 마사지 치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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