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이스는 “지상 생명체가 모두 이런 식으로 진화했음을 입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그는 “생명이란 다윈식 진화를 하는 화학이다.”라고 결론지었다. “다윈식 진화”란 돌연변이를 통한 자연 선택을 받는다는 뜻이다. 무정하게 들릴지 모르지만, 조이스의 결론에서 “다윈식 진화”란 말을 지워 보자. 그럼 다음 결론이 나온다.
“생명은 화학이다.”
--- 「생명으로 가는 길」 중에서
세포에서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생명체 안에서 일어나는 화학 반응을 물질 대사(物質代謝, metabolism) 혹은 신진 대사(新陳代謝)라 한다. 그리스 어 metabole는 영어로 change를 뜻한다. ‘신진’은 새 것(新)과 묵은 것(陳), ‘대사’는 번갈아(代) 갈아듦(謝)을 뜻한다. 즉 묵은 것이 없어지고 새것이 대신 생기는 일이다.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생명체가 필요한 것을 섭취하고 불필요한 것을 배출해야 한다.
--- 「물질 대사」 중에서
일여름철에 우리는 가끔 흔히 ‘녹조 라테’라고 부르는 물 위의 초록색 양탄자를 볼 수 있다. 이른바 녹조(綠潮, algal bloom) 현상이다. 담수 조류의 일종으로서 옅은 초록색을 띠는 녹조(綠藻, green algae)와 혼동하기 쉽다. 녹조 현상은 남조류(藍藻類)가 과도하게 성장해 물의 색깔이 짙은 초록색으로 변하는 현상을 말한다. 이 남조류의 조상이 바로 37억 년 전 스트로마톨라이트를 만든 그 남세균이다. 스트로마톨라이트를 아는 사람들에게 남조류는 35억 년 전으로 돌아가는 타임머신이다. 이 타임머신을 타면 지구 최초의 광합성 세균이면서 아직도 산소 방울을 보글보글 내뿜는 오스트레일리아 샤크 만 해멀린 풀의 남세균 조상을 만날 수 있을 것이다
--- 「미생물의 진화」 중에서
섬미생물(微生物, microorganism)은 일반적으로 맨눈으로는 관찰할 수 없는 작은 생물이다. 맨눈으로 볼 수 있는 사물의 크기가 머리카락 한 올의 지름이 평균 50~70마이크로미터(μm, 1마이크로미터는 100만분의 1미터다. 20개의 머리카락을 쌓아야 1밀리미터 두께가 된다.) 정도임을 감안하면, 그 크기를 짐작할 수 있다. 미생물은 영어로 ‘microorganism’이라고 하는데, micro-는 그리스 어로 ‘작다.’라는 의미다. 안 보인다고 없는 것은 아니다.
--- 「미생물이란?」 중에서
미생물학의 ‘큰아버지’ 레이우엔훅, ‘아버지’ 파스퇴르, ‘작은아버지’ 코흐의 시대가, 곧 근대 미생물학 시대이고 그들의 미생물 연구 역사가 곧 근대 미생물학 역사다. 개인적으로 파스퇴르가 미생물학의 아버지라고 생각하는데 우연히 맞아 떨어진다. 초기 미생물학의 역사는 이 세 사람의 전기나 마찬가지다.
--- 「미생물학의 태동」 중에서
지난 몇 년간 그러한 기술의 진보에 기초한 극한 미생물의 연구는 현대 생물학의 패러다임들에 도전하고, ‘생명이란 무엇인가?’, ‘생명의 한계는 어디까지인가?’, ‘생명의 기본 특징은 무엇인가?’ 같은 생명에 대한 흥미로운 질문들을 다시 생각하게 하는 만드는 획기적인 발견을 제공했다. 이러한 발견들은 극한 환경에서 사는 생물들의 연구를 가장 흥미진진한 연구 분야 중 하나로 만들었으며 생명의 기초에 대해서 많은 것을 이야기해 줄 것이다.
--- 「자연과 미생물」 중에서
지표면 70퍼센트를 덮고 있으며 평균 깊이가 3,800미터나 되는 바다는 맨눈으로 보이지 않는 미생물들로 가득 차 있다.7, 8 약 3.6×1030개로 추정되는 해양 미생물은 해양 생물 총량의 90퍼센트 이상을 차지한다. 바이러스 입자들의 수는 이보다 100배 많을 수 있다.
--- 「자연과 미생물」 중에서
항생제 내성을 가지는 세균 출현의 원동력은 돌연변이와 형질 전환이다. 돌연변이는 막을 수 없는 자연 현상이므로 항생제 붉은 여왕 효과의 결과는 자명하다. 이 시점에서 우리가 선택할 수 있는 방법은 간단하다. 또 다른 슈퍼 박테리아의 출현을 최대한 늦추는 것이 상책이다. 병원균의 항생제 내성 돌연변이가 될 수 있으면 안 일어나게 항생제 노출, 즉 항생제의 사용을 최소화해야 한다.
--- 「항생제」 중에서
우리 밥상 위에서 활약하는 미생물들을 다루는 학물이 식품 미생물학이다. 식품 미생물학은 음식 부패를 유발하는 미생물의 연구를 포함해, 음식물에서 살아가고, 음식물을 만들거나 오염시키는 미생물에 대한 학문이다
--- 「밥상 위의 미생물」 중에서
전 세계적으로 산업 미생물학 제품의 시장 규모는 2016년 현재 89억 달러에 이르며 2026년에는 165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이중 식품 관련 산업이 49퍼센트를 차지하며 의약 산업이 21퍼센트, 화장품을 비롯한 미용 및 위생 등의 개인 생활용품(personal care product, PCP) 산업이 17퍼센트, 맥주 등 음료 산업이 7퍼센트, 수질 관리 등 환경 산업이 4퍼센트, 그리고 기타 산업이 2퍼센트를 차지한다. 전 세계적으로 9만 개의 산업 미생물학 관련 공장이 운영되고 있다.
--- 「미생물 공장」 중에서
면역 체계를 갖춘 다세포 생물에서 몸의 일부분이지만 몸 밖이라고 여겨지는 모든 기관 혹은 부위에서 세균이 살 수 있다. 사람의 경우 입부터 항문까지의 소화 기관, 허파, 콩팥을 비롯한 비뇨기, 귓속, 생식기, 피부 등이 해당되며 서식하는 미생물의 수는 인간의 전체 세포 수의 10배 이상이다.
--- 「장내 세균」 중에서
2012년부터 활성균 효과에 대한 연구를 검토한 끝에 유럽 식품 안전청은 유럽에서 생산된 활성균 제품이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상업적 활성균 제조자들의 주장에 대한 모든 청원을 기각했다. 이유는 건강에 이롭다는 주장을 바탕으로 유럽 식품 안전청에 요청된 모든 사례에서 활성균 제품 복용과 건강상 이로움 사이의 인과 관계를 증명하기에는 과학적 증거가 불충분한 것으로 판단했다. 미국 FDA는 미국에서 판매되는 활성균의 효능을 알리는 문구에 대해 사전 승인을 요구한다. 임상적 증거 없이 활성균 제품이 건강상 이롭다는 주장만 하면 법적 조치를 당할 수 있다.
--- 「활성균」 중에서
오늘날까지 1,200종 이상의 생물 무기 또는 잠재적 생물 무기가 생산 또는 연구되고 있다. 그러나 이 생물 무기는 전쟁과는 아무런 상관없는 민간인을 대량 살상하는 단점을 가지고 있다. 생물 무기, 화학 무기 등은 매우 싼 값의 개발비와 대량 생산비로 대량 학살을 할 수 있어서 ‘빈자(貧者)의 핵무기’라고 불린다.
--- 「생물 무기」 중에서
상대방을 죽여야 자기가 사는 병원체와 숙주의 숨바꼭질이 언제 시작되었는지 모르지만 둘 중 하나는 멸종될 때까지 계속될 것이다. 역사상 인류가 정복한 유일한 병원체인 천연두 바이러스가 그 사례다. 거대한 종의 진화 사다리에서는 벗어났지만 병원체와 숙주의 숨바꼭질은 매우 정교한 국소적 진화의 정수를 보여 준다. 미생물은 숙주의 면역 체계를 고도로 변화시켜 종분화를 촉진했는지도 모른다.
--- 「미생물과 면역 체계의 진화」 중에서
공생 관계에 있는 생물들은 서로를 받아들이도록 진화하며 공생 관계는 참여 종들의 전체적인 건강을 증진시킨다. 전유전체 이론은 아직도 논쟁 중일지라도 그것은 전통적인 다윈주의 틀 안에서는 일어나기 어려운 신속한 적응 변화를 설명하는 수단으로서 과학계 안에서는 상당한 정도의 인기를 얻고 있다
--- 「미생물과 공진화」 중에서
합성 생명체의 밝은 전망에도 불구하고 우려의 목소리 또한 크다. 이것은 순전히 인간의 신뢰에 대한 문제다. 이미 그러한 조짐이 보이지만 잘못 사용된 인공 생명체가 가져올 재앙은 상상하기 쉽지 않다. DNA 합성으로 효모의 염색체 3분의 1 정도 만들 수 있는 현재의 기술력으로 보아 세균을 만드는 것은 단지 시간 문제일 것이다. 컴퓨터 바이러스나 생화학 무기의 예에서 볼 수 있듯이 미친 인간은 언제든 어디서든 있어 왔고, 장담하건대 또 있을 것이다. 최선을 바랄 수 없으면 차선을 구해야 한다. 유전자 재조합과 동물 복제 경우처럼 합성 생명체의 악용 가능성에 대한 최악의 상황을 상정해 사회적 합의하에 적당한 규제를 통해 해결하는 수밖에 없다.
--- 「인공 미생물」 중에서
--- 「인공 미생물」 중에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