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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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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6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424쪽 | 153*224*30mm
ISBN13 9791160870473
ISBN10 1160870470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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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월의 쾌청하고 쌀쌀한 날, 시계 종이 울리며 13시를 가리켰다. 윈스턴 스미스는 지독한 바람을 피하려고 가슴에 턱을 파묻으며 빅토리 아파트(Victory Mansions)의 유리문을 빠르게 지나갔다. 하지만 그가 나름 빠르게 움직였어도 회오리 같은 모래 먼지가 따라 들어오는 건 막지 못했다. 복도에선 삶은 양배추와 낡아서 누더기가 된 매트의 냄새가 났다. 복도 한쪽 끝엔 실내에 전시하기엔 지나치게 큰 컬러 포스터가 압정으로 벽에 고정되어 있었다. 포스터에는 거대한 얼굴이 하나 그려져 있었는데, 너비가 1미터도 더 되었다. 마흔다섯 정도 되어 보이는 이 남자의 얼굴엔 검은 콧수염이 무성하게 자라 있었고, 그 얼굴은 다부지게 잘생긴 모습이었다. 윈스턴은 계단 쪽으로 걸어갔다. 엘리베이터를 타려고 하는 건 쓸데없는 짓이었다. 그 물건은 가장 상황이 좋을 때에도 좀처럼 작동하지 않았는데, 지금은 대낮이라 아예 전력이 공급되지 않았다. 그것은 증오 주간을 준비하는 절약 운동의 일환이었다. 윈스턴의 집은 7층에 있었는데, 나이가 서른아홉인 데다 오른쪽 발목에 정맥류 궤양까지 있어 천천히 계단을 오르면서도 여러 번 쉴 수밖에 없었다. 층계참마다 엘리베이터 통로 반대편 벽에는 거대한 얼굴의 포스터가 붙어 있었고, 그 얼굴은 사람을 뚫어지게 쳐다봤다. 포스터의 얼굴은 무척 교묘하게 그려져 있어서 사람이 움직일 때마다 그 눈이 따라서 움직였다. 포스터 아래에는 이런 글이 적혀 있었다. “빅브라더(BIG Brother)가 당신을 지켜보고 있다.”
--- p.30

윈스턴이 지금과는 크게 다른 상황을 아예 기억하지 못한다는 것 사실이었다. 정확히 기억할 수 있는 때라면 그 어느 때든 먹을 것은 단 한 번도 충분하지 않았고, 구멍이 안 난 온전한 양말이나 속옷을 입어본 적 역시 단 한 번도 없었고 가구는 늘 낡은 상태였다. 곧 무너질 것 같은 방은 난방이 제대로 되지 않았고, 지하철 열차는 사람이 가득했고, 집은 산산조각이 나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로 낡았고, 빵은 우중충한 색깔이었고, 홍차는 진귀했으며, 커피는 지독하게 맛이 없었고, 담배는 부족했다. 합성 술인 진을 제외하고는 아무것도 싸거나 충분하지 않았다. 물론 나이가 들면서 육체가 점점 쇠약해지긴 한다. 하지만 불편함과 불결함, 그리고 결핍에 넌더리가 나는 이런 생활을 자연의 질서라며 받아들일 수가 있을까? 끝없이 계속되는 겨울, 딱딱한 양말, 절대 작동하지 않는 엘리베이터, 차가운 물, 사포 같은 비누, 산산조각이 나는 담배, 기괴하고 악랄한 맛이 나는 음식, 대체 이게 자연의 질서일까? 어째서 사람들은 이런 상황을 견디질 못하는 것일까? 이것은 사람들이 과거의 생활 형편이 이렇지 않았다는 어렴풋한 기억을 갖고 있기 때문이 아닌가?
--- p.99

그는 일기장을 펼쳤다. 적어야 할 중요한 것이 있었다. 텔레스크린에서 나오는 여자의 목소리는 새로운 노래를 시작했다. 그 목소리는 뾰족한 유리 조각처럼 뇌에 들이박히는 것 같았다. 그는 오브라이언을 위해, 또 그를 향하여 일기를 적고 있는 것이라는 생각을 먼저 하려 했다. 하지만 그 대신에 사상경찰에게 붙잡힌 다음에 벌어질 일을 생각하기 시작했다. 그들이 곧바로 그를 죽여 버린다면 문제될 것이 없었다. 죽는 건 어차피 예정된 일이었다. 하지만 죽기 전에 거쳐야만 하는 통상의 자백 과정이 있었다(아무도 그것을 얘기하지 않지만, 모두가 알고 있다). 바닥에서 기어 다니며 비명을 지르면서 자비를 구하고, 뼈가 부러지는 소리가 나고, 이는 부서지고, 머리카락은 피로 엉겨 붙는다. 최후가 언제나 동일하게 죽음으로 끝나는 것이라면 왜 그런 고문을 견뎌야만 하는 것일까? 왜 고문당하는 며칠 혹은 몇 주를 사람의 삶에서 아예 삭제해 버릴 수 없을까? 일단 잡혀가게 되어 있는 사람은 그 누구도 들키지 않은 적이 없고, 또 자백하지 않은 적이 없다. 사상죄를 저지르면 지정된 날짜에 죽게 되어 있었다. 그렇다면 왜 아무것도 바꿀 수 없는 그런 공포가 미래의 어느 기간 동안 계속 남아 있도록 내버려두어야 하는가?
--- p.150

오늘 아침 같은 만남이 되풀이될 수 없음은 명백했다. 그녀가 기록과에서 일한다면 만나는 일이 비교적 간단할지도 모르지만, 그녀는 창작과 직원이었다. 그는 창작과 건물이 어디에 있는지 아주 막연하게 아는 데다 거기에 들를 구실조차 없었다. 그녀가 어디에 사는지 알고 언제 퇴근하는지 알면 퇴근길에 어딘가에서 만날 수도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귀가하는 그녀를 따라가려고 하는 건 안전하지 않았다. 청사 밖에서 어슬렁거리는 건 사람들의 눈에 띄기 마련이었다. 우편으로 편지를 보내는 것도 불가능했다. 비밀 사항이 아니더라도 모든 편지는 발송 과정 중에 개봉되는 게 일상이었다. 실제로 편지를 쓰는 사람도 거의 없었다. 가끔 메시지를 보낼 필요가 생길 때면, 미리 정해진 문구가 길게 적힌 인쇄된 엽서를 활용하여, 상황에 맞춰 부적당한 문구만 지우고 보내면 됐다. 게다가 그는 여자의 주소는커녕 이름도 몰랐다. 마침내 그는 가장 안전한 장소가 구내식당이라고 판단했다. 텔레스크린에서 그리 가깝지 않은 중간쯤의 식탁에 홀로 앉아 사방이 대화로 시끄러울 때 또는 그런 상황이 30초 정도 지속될 때, 몇 마디 정도는 이야기를 나눌 수 있을 터였다. 여자로부터 고백을 받고 나서 한 주 정도의 생활은 불안한 꿈과 비슷했다. 다음 날 오후 일과를 알리는 호각 소리가 들려와, 구내식당을 떠나야 할 때까지 그녀는 거기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근무 교대를 점심식사 이후의 시간으로 미룬 모양이었다. 그들은 만나더라도 눈길도 주지 않고 지나쳤다. 그 다음 날 그녀는 늘 나타나던 시간에 식사하러 왔지만, 다른 여자 세 사람과 함께 텔레스크린 바로 아래 식탁에 앉았다. 이후 사흘 동안은 정말 괴로웠다. 그녀가 전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기 때문이다. 그의 심신은 견딜 수 없을 정도로 예민해져서 너무나 괴로웠다. 그 예민함은 일종의 투명함이었다. 모든 움직임, 모든 소리, 모든 접촉, 해야 하거나 들어야 하는 모든 말은 그 투명함을 통과하는 고통이 되었다.
--- p.160

갑자기 새로운 포스터가 런던 전역에 등장했다. 별다른 문구 없이 그저 괴물 같은 유라시아 군인의 모습을 그린 것이었다. 그 군인은 키가 3~4미터는 되었고, 감정이 없는 특유의 몽골 얼굴에, 성큼성큼 걸어가고 있었는데 발에는 거대한 군화를 신었다. 엉덩이에선 자동 소총이 불쑥 튀어나와 있었다. 어떤 각도에서 포스터를 보든 총구는 원근화법에 의해 확대되어 보였는데, 보는 사람을 정조준하고 있었다. 이 포스터는 거리의 빈 벽이라면 모조리 붙었는데, 심지어 빅브라더의 초상화보다도 더 많았다. 평소 전쟁에 심드렁한 프롤들은 그 포스터를 보고서 특유의 주기적인 광분에 빠져 들어 애국심이 고취되었다. 마치 이런 전반적인 분위기와 조화를 이루기려라도 하는 것처럼 로켓 폭탄은 평소보다 더 많이 떨어져 더 많은 사람의 목숨을 앗아갔다. 스테프니에선 관객이 가득한 영화관에 폭탄이 떨어져 수백 명의 희생자가 폐허에 파묻혔다. 이웃 주민 모두가 길고 느릿느릿 움직이는 장례 행렬에 합류했는데 예식은 몇 시간이나 계속되었다. 그들이 모인 자리에선 실제로 분노가 이곳저곳에서 터져 나왔다. 또 다른 폭탄은 놀이터 구실을 하는 공지에 떨어졌는데, 수십 명의 아이가 산산조각이 났다. 성난 군중이 시위에 참석하는 일은 늘어났고, 골드스타인 인형이 불태워졌다. 유라시아 군인 포스터 역시 찢겨 나가고 불탄 것만 수백 장에 이르렀다. 간첩들이 무전기로 로켓 폭탄을 조종하고 있다는 소문이 떠돌았고, 외국인 혈통으로 의심되는 노부부의 집이 불타버려 그 부부가 질식사하는 일도 벌어졌다.
--- p.209

작업복에 벨트를 채우며 윈스턴은 한가로이 창문으로 걸어갔다. 태양은 집들 뒤로 넘어가 버렸다. 더는 마당에 햇빛이 비치지 않았다. 판석들은 막 씻기기라도 한 것처럼 젖어 있었는데, 윈스턴은 하늘도 역시 씻겨나간 것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었다. 굴뚝 꼭대기에 달린 통풍관 사이로 보이는 하늘이 무척 푸르고 맑았다. 마당의 여자는 지친 기색도 없이 이리저리 움직이며 감정을 억제했다가 발산했고, 노래를 불렀다가 잠잠해지기를 반복하며 기저귀를 더 많이, 더 많은 빨래집게로 고정시켰다. 윈스턴은 그 여자가 세탁으로 먹고사는지, 아니면 단순히 스무 명이나 서른 명 정도 되는 손주들의 노예인지 궁금했다. 줄리아가 그의 곁으로 다가왔다. 그들은 함께 창문 아래의 튼실한 여자에 매혹된 것처럼 내려다봤다. 그녀의 특징적인 태도, 빨랫줄로 내민 두꺼운 양팔, 힘이 넘치고 뒤로 돌출된 암말 같은 엉덩이를 쳐다본 그는 처음으로 그녀가 아름답다는 생각이 들었다. 여러 번 출산하여 덩치가 거대하게 불어나고, 가사 노동으로 피부가 굳어지고 거칠어져 피부색마저 너무 익은 순무 같은 색으로 바뀐 50대 여자의 육체가 아름다울 수 있다는 생각은 전에는 전혀 해보지 못한 것이었다. 아무튼 그녀의 육체는 아름다웠고, 그렇게 여기지 않을 이유도 없다고 그는 생각했다. 화강암 덩어리처럼 튼튼하고 윤곽 없는 육체와 거칠거칠한 붉은 피부를 소녀의 육체와 비교해 보자면 장미 열매와 장미 같은 관계일 것이다. 열매가 꽃보다 열등할 이유가 어디에 있는가?
--- p.288쪽

윈스턴이 그녀에게 느낀 신비스러운 존경심은 구름 한 점 없는 창백한 하늘의 풍경과 뒤섞였다. 굴뚝 꼭대기 통풍관 너머 끝없이 펼쳐져 있는 저 하늘. 이곳과 마찬가지로 유라시아나 이스트아시아의 모든 사람에게 하늘은 똑같을 것이라고 생각하니 참으로 기묘한 느낌이 들었다. 그런 하늘 아래 사는 사람들 역시 똑같았다. 전 세계에 사는 무수한 사람이 이처럼 서로의 존재를 모르고 증오와 거짓의 벽으로 나뉘어 있지만, 그들 역시 거의 똑같은 사람이었다. 생각하는 법을 단 한 번도 배우지 못했지만, 언젠가 세상을 뒤집을 만한 힘을, 가슴, 배, 근육에 쌓아두는 사람들이 바로 그들이었다. 희망이 있다면, 그건 바로 프롤들에게 있다! ‘그 책’을 끝까지 읽어보지 않았지만, 그는 그것이 골드스타인의 마지막 메시지라는 걸 알았다. 미래는 프롤들의 것이었다. 프롤들의 시대가 왔을 때 그들이 세운 세상에서 윈스턴 스미스 그 자신은 당의 세상에서 느꼈던 낯선 감정을 느끼지 않을 것이라고 확신할 수 있을까? 확신한다. 왜냐하면 적어도 그 세상은 온전한 정신으로 유지되는 세상일 것이기 때문이다. 평등이 있다면 온전한 정신도 있을 수 있다. 조만간 그들의 세상이 올 것이고, 그들의 힘은 의식으로 바뀔 것이다. 프롤들은 불멸한다. 저 아래 마당의 씩씩한 여자를 보면 그것을 의심할 수 없다. 결국 그들이 각성하는 때가 올 것이다. 그런 일이 벌어질 때까지 천 년이 걸릴 수도 있지만, 그들은 당이 공유하지 못하고, 없앨 수도 없는 활력을 새처럼 다른 사람에게 전하며 모든 역경을 넘고 살아남을 것이다.
--- p.290

“저는 제가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윈스턴이 지친 목소리로 말했다. “저는 제 정체성을 의식합니다. 저는 태어났고, 죽을 겁니다. 저는 팔과 다리가 있습니다. 저는 공간의 특정 부분을 차지합니다. 어떤 다른 단단한 물체가 저와 동시에 같은 공간을 차지할 수 없어요. 빅브라더는 이런 방식으로 존재하고 있습니까?”
“그런 방식은 중요하지 않아. 그분은 존재하시네.”
“빅브라더는 언젠가 죽을까요?”
“물론 안 죽지. 그가 어떻게 죽을 수 있겠나? 다음 질문을 하게.”
“형제단은 존재합니까?”
“윈스턴, 그건 자네가 절대 모를 일이야. 우리가 자네와 볼 일을 다 보고 자유롭게 풀어주고, 이후 자네가 아흔 살까지 산다고 하더라도 그 질문의 대답이 예, 인지, 아니오, 인지 절대 알지 못할 것이네. 자네가 살아가는 동안 그건 자네 마음속에 풀리지 않는 수수께끼로 남을 것이야.”
--- p.340

그랬음에도 윈스턴은 잠시 말하지 않았다. 그는 피로감에 휩싸였다. 오브라이언의 얼굴에 무분별한 광신의 징후가 희미하게 드러났다. 그는 오브라이언이 무슨 말을 할 것인지 이미 알고 있었다. 당은 자기 목적을 위해서가 아니라, 다수의 이익을 위해서만 권력을 추구한다. 인간은 전체적으로 허약하고 비겁하며, 자유를 견디거나 진실을 마주하지 못하기에 반드시 그들보다 강한 다른 자들에게 체계적으로 기만되고 또 그들의 지배를 받아야 하므로 당은 권력을 추구한다. 인류는 자유와 행복 사이에서 선택해야 하고, 절대다수는 행복이 더 낫다고 본다. 당은 약자의 영원한 수호자이며, 선을 위해 악을 행하는 헌신적인 집단이며, 다른 이들의 행복을 위해 자신의 행복을 희생한다. 이것이 바로 오브라이언이 하려는 말이었다. 윈스턴은 오브라이언이 그런 말을 할 때 자신이 그것을 믿어야 한다는 생각을 하면 끔찍했다. 오브라이언은 모든 걸 알았다. 그는 세상이 정말로 어떤지, 대다수 사람이 어느 정도로 열악하게 살고 있는지, 어떤 거짓말과 만행으로 당이 그들을 그 상태로 유지하는지를 윈스턴보다 천 배 만 배 잘 알았다. 윈스턴은 모든 걸 알고 또 따져봤지만, 그런다고 달라질 건 없었다. 자기보다 훨씬 더 지적이고, 상대방의 주장을 잘 들어주다가 결국에는 자신의 광기만 고집하는 미치광이를 만나면 아무것도 할 게 없다는 게 윈스턴의 생각이었다.
--- p.343

텔레스크린의 목소리가 멈추고 훨씬 엄숙한 다른 목소리가 이렇게 말했다. “15시 30분에 중대 발표가 있습니다. 15시 30분입니다! 무척 중요한 소식입니다. 절대 놓치지 않도록 신경 쓰십시오. 15시 30분입니다!” 딸랑딸랑 하는 음악 소리가 다시 흘러나왔다. 윈스턴은 마음이 동요되었다. 그것은 분명 전선에 대한 소식일 것이었다. 그는 본능적으로 좋지 못한 소식일 거라고 짐작했다. 그는 하루 종일 약간 흥분한 상태였고, 아프리카에서 참패했을 거라는 생각이 그의 머릿속을 들락날락했다. 유라시아 군대가 절대 무너진 적이 없는 국경을 가로질러 개미 무리처럼 아프리카 끝으로 쏟아지는 모습이 그에게 실제로 보이는 것 같았다. 어떻게든 적군의 허를 찌를 수는 없는 걸까? 서아프리카 연안의 모습이 그의 눈앞에 생생하게 떠올랐다. 그는 하얀 기사를 들어 체스판 위로 움직였다. 행마를 할 수 있는 적당한 곳이 있었다. 그는 검은 무리가 남진하는 동안, 신비한 방식으로 집결된 병력이 갑자기 그들의 후방을 공격하여 육로와 해로의 연결을 차단하는 광경을 상상했다. 그는 상상만으로도 그런 군대를 존재하게 할 수 있다는 느낌이 들었다. 하지만 무엇보다도 재빠르게 행동하는 것이 필요했다. 그들이 아프리카 전역을 장악하여 케이프타운의 비행장과 잠수함 기지를 손에 넣게 된다면 오세아니아는 둘로 쪼개질 것이다. 그렇게 된다면 정말 엄청난 사건이 벌어질 것이었다. 패전, 몰락, 세계의 재분할, 당의 파멸! 그는 깊게 숨을 들이쉬었다. 놀라울 정도로 여러 감정이 뒤범벅되어 그의 내부에서 마구 소용돌이 쳤다. 하지만 정확히 말해서 뒤범벅이라고 할 수는 없었다. 오히려 여러 층으로 연속되는 감정의 덩어리라고 할 수 있는데, 어떤 층이 가장 밑에 있는지 알 수 없는 그런 것이었다. 한순간의 경련이 지나갔다. 그는 하얀 기사를 들어 다시 원래 자리로 돌려놓았지만, 잠시 동안 체스 문제를 진지하게 탐구할 수 없었다. 그의 생각은 다시 방황했다. 거의 무의식적으로 그는 탁자에 앉은 먼지 위로 손가락을 움직였다.

--- p.37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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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책을 스탈린주의의 야만적인 잔학성에 대한 묘사로만 해석하고 그것이 우리 사회에 의미하는 바를 깨닫지 못한다면 더없이 불행하고 안타까운 일이 될 것이다.”
- 에리히 프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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