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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예술가소설의 지형

한국 예술가소설의 지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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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경 | 파란 | 2019년 05월 1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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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15일
쪽수, 무게, 크기 292쪽 | 450g | 138*210*20mm
ISBN13 9791187756408
ISBN10 11877564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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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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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학장의 구조적 변동이 문학 관념의 변화를 야기하듯, 근대 예술가소설에 나타나는 현실과 예술의 이항 대립적 구도 또한 시대적 문맥에 따라 그 강도와 양상을 달리한다고 할 수 있다. 사회정치적 변혁기나 이데올로기적 전환기에 밀도 있는 예술가소설이 부상하는 것은 아마도 그런 맥락에서 이해할 수 있을 것이다. 김수영의 작시(作詩)가 곧 메타시(詩)가 되었던 시대적 정황은, 최인훈이나 이청준에게도 유사하게 적용된다. 혁명의 환희와 쿠데타로 인한 좌절감에서 배태된 양가적 감정은 부조리하고 모순된 현실을 반영하는 재현적 리얼리즘을 거부하고, 새로운 문학적 상상력과 소설의 형식을 창출해야 한다는 강한 책무감으로 이어진다. 최인훈과 이청준의 일련의 예술가소설은 이런 맥락에서 창작되며, 이들은 공히 예술과 문학으로써 모순된 현실을 넘어서고자 하는 작가적 의지와 모색을 ‘자기 반영적 서사’를 통해 표출하고 있다. 현실과 길항하는 예술 세계로의 침잠은 그러므로, 최인훈과 이청준의 예술가소설에서 비로소 설득력을 얻는다. 최인훈은 순수예술의 형식으로서의 추상회화에서 그의 문학의 길을 실험하고, 이청준 또한 현실과 유리된 장인적 예술에서 예술가의 현실 대항 논리를 탐색한다. 김동인의 예술지상주의 혹은 반리얼리즘의 문학론은 이처럼 1960년대의 최인훈과 이청준에 이르러 변주된다.
--- p.30

허준 소설은 전체가 마치 한 편의 성장소설처럼 읽힌다. 지식인의 정신적인 변화, 갱생의 과정이 작품 전반에 걸쳐 순차적으로 드러나고 있기 때문이다. 결국 자신의 삶의 존재 방식을 모색하는 지식인의 여로가 허준 소설의 서사 형식이라고 할 수 있는데, 1930년대 후반기의 문학사적 구도 속에서 그의 작품을 평가하거나, 해방 공간의 문학사 속에서 그의 작품 세계를 논의할 때, 허준 문학의 특성이 온전히 드러나지 않는 것은 이러한 이유에서이다. 같은 맥락에서, 그의 소설을 심리소설이나 모더니즘 소설이라는 틀로 접근할 경우에도, 허준 문학의 전반적인 의미를 포착하기는 어렵다고 할 수 있다. 허준 소설의 의의는 문학을 통해서 자기 존재의 의미를 밝히고 추구하려 했던 진지하고 성실한 실존적 개인, 작가 허준의 정신세계와 현실의 대응 방식을 보여 주는 데 있다.
--- p.57

“우리 자손들은 모두 천사가 되는 것일까”라는 물음은 이러한 맥락에서 도출된 것으로, 벤야민의 ‘역사의 천사’가 그러하듯 『하늘의 다리』의 최인훈 또한 과거를 향해 서서, 현재와 과거 사이에 놓인 “이 거리의 내력을 앓지 않으면 안” 된다는 잠정적인 결론을 내리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원시’와 ‘문화’ 사이에 놓인 그 공백을 메우지 못한다면, 결국 인류는 쌓여 가는 파멸의 잔해들을 보면서도 진보의 폭풍 앞에 속수무책인 ‘역사의 천사’가 될 수도 있다는 것이다. 최인훈의 역사적 상상력은 이처럼, 폐허처럼 파편화된 기억의 잔해들을 모아서 과거의 역사들을 복원하고 해명하지 않으면 안 된다는 어떤 절박한 책무감과 결합되어 있다.
--- p.83

예술의 자율성과 완전성에 대한 추구는 어쩌면 모든 예술가의 욕망이다. 그런 의미에서 예술(가)은 태생적으로 현실과 불화하며, 예술(美)의 완성은 때로 예술가의 목숨을 요구하기도 한다. 토마스 만의 『베니스에서의 죽음』이나 서머싯 몸의 『달과 6펜스』가 보여 주는 예술가의 죽음은 이러한 의미의 죽음이다. 이청준의 소설 『줄광대』도 이와 유사한 예술가의 죽음을 묘사한다. 현실을 향한 눈과 귀가 닫히고 생각이 땅에 머무르지 않아야만 비로소 만나는 예술의 경지, 그것이 『줄광대』가 보여 주는 예술의 세계이다. 그러나 이청준의 소설 미학은 현실과 유리되는 절대적 미에의 경도를 추수하지 않는다. 그가 생각하는 문학의 자리는 ‘미학과 사회학’ 사이, 그 경계의 어름에 있는 것으로 보인다.
--- p.110

김훈 문학의 일관된 특징 중의 하나는 삶과 죽음의 문제를 다루면서도 죽음에 대한 비극적 인식도 통탄도 보이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의 문학은 오히려 삶의 자연성에 대한 수락과 순응을 통해 어떤 달관과 체관의 경지로 나아간 것처럼 보인다. 화택(火宅) 앞에서 두려움에 떨던 어린 소년은 노회한 ‘견자(見者)’의 음성으로 삶과 죽음의 ‘본래 그러함’을 얘기한다. 그러나 깨달음은 소설의 몫이 아니다. “연못 속에 뿌리를 내리고 수백 년을 피고 지는 왕버들”의 수동적인 자연성은 또한 우리 인간의 것이 아니다. 강인한 턱 선과 젖니와 걸음걸이로 유전되는, 피할 수 없는 인간의 “생물학적 씨내림의 법칙”이 지속되는 한, 우리는 안쓰러운 시선으로 과거와 현재와 미래를 더듬고 방황하고 되짚어 보며, 새로운 꿈을 꾸지 않을 수 없다. 어쩌면 인간 운명의 비극성은 생로병사의 자명성에 있는 것이 아니라, 그 자명성을 뚫고 나아가려는 인간의 부단한 욕망과 행위로부터 솟아난다.
--- p.133~134

자성적 소설가소설의 형식으로 이어지는 정찬의 소설 쓰기는 우리 소설사에 유례가 없는, 문학의 말과 언어에 대한 집요한 통찰과 엄중한 윤리 의식을 보여 준다. 그의 소설은 도저한 완전주의자의 목소리로 “의로움의 탑은 오직 의로움의 돌로 쌓아졌을 때 이룩될 수 있다”고 주장하며, 거짓된 언어, 훼손된 말이 아닌 절대적이고 무결한 ‘말의 원형’으로 회귀할 것을 요청한다. 이 과정에서 정찬 소설의 특징적 경향이라 할 수 있는 신성의 추구와 반역사주의의 논리가 제기되거니와, 끝없는 권력욕과 권력에의 연쇄로 파악되는 불완전한 인간, 불완전한 역사는 배제되고 모든 상대적인 가치와 진리, 이념 또한 부정된다.
--- p.161

1980년대 문학의 중심축이 ‘광장’에 있었다면 1990년대 문학은 사인화된 ‘밀실’의 문학으로 이동했다고 평가되거니와, 1990년대 소설가소설의 부상은 이러한 한국소설사의 변화와 그대로 조응한다. ‘광장’에서 ‘밀실’로 옮겨 간 문학사적 변화의 기저에는 요컨대 1980년대와 1990년대를 가르는 사회 · 정치적 변화와 그로 인한 반성적 현실 인식이 개입한다. 사회주의의 붕괴와 그로 인한 탈이데올로기적 시대 상황이 전면화되면서 ‘광장’의 문학을 지탱하던 공동의 가치 체계들이 무력화되고 한편으로 자본과 상업적 물신주의의 위력이 예술과 문학의 영역으로 파급되는 시대가 1990년대였다면, 1990년대 소설가소설은 이처럼 달라진 현실에 대한 성찰과 모색의 과정에서 등장한 일종의 과도기적 형식이었다고 할 수도 있다. 주목할 것은 1990년대 소설가소설이 문학의 타락과 훼손을 우려하면서 치열한 문학의 윤리와 작가 의식을 스스로에게 각인하고자 하는, 일종의 자기 검열과 깨달음의 형식으로 요청되었다는 사실이다.
--- p.190~191

『아리랑 고개』 『여자 조리와 내 청춘』 『소변과 영원의 여성들』 등의 작품에서 소설의 주인공은 대개 조선에서 일본으로 건너간 유학생이며 현실 생활에 적응하지 못하는 이상 성격의 소유자로 그려진다. 그들은 학업에 열중하지 못하거나 혹은 포기하고, 여성의 털을 수집하거나 여성의 조리에 집착하며, 혹은 여성을 그린 우키요에를 수집하는 일에만 광적으로 몰두한다. 주목할 것은 이 소설 속의 주인공들이 한결같이 아비 부재의 현실을 살아가는 일종의 ‘고아’라는 사실이다. 프로이트가 말하는 페티시즘이 거세 불안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을 상기한다면, 김문집 소설의 주인공들은 전형적인 페티시스트로 형상화되어 있는 셈이다. 그들은 조선인이고, 일본 유학생이며, 실제로 부모가 죽었거나 혹은 의절하였으며, 그들의 삶을 지탱하는 유일한 출구는 자신이 어떤 절대의 미를 추구하고 있다는 자존감이다.
--- p.217~218

일제 말기 유진오의 문학이 문제적인 것은 그의 문학이 당대의 현실을 냉철하게 주시하면서 그 시대에 실현 가능한 계몽적 태도와 의미를 찾고자 했다는 사실과 관련된다. 예컨대 일제 말기 유진오의 문학은 사실 수리의 방식으로 조선적 현실을 인정한 지점에서 나름의 적합한 대응 논리를 모색한다. 소설 『기차 안』에 삽입되어 있는 유다의 후일담은 이런 측면에서 흥미롭다. 여기서 유다가 스승을 팔고 안락한 삶을 살았다는 설과 죄의식에 사로잡혀 스스로 목숨을 끊었다는 설은 모두 안이한 결론으로 부정된다. 대신 “판 것은 판 것이므로 일단 스승을 판 유다는, 설령 예기치 못했다고 하더라도 스승의 책형을 끝까지 바라보았을 터”라는 해석이 제시된다. 덧붙여 이러한 해석적 태도를 “근대인의 날카로운 지성”으로 설명한다. 이는 일제 말기 유진오의 문학과 그 자신의 존재 방식에 대한 하나의 비유처럼 읽힌다.
--- p.242

나도향의 소설에 나타난 사랑의 문제는 그가 활동했던 1920년대라는 시대적 조건을 고려하지 않고는 온전히 이해될 수 없다. 감수성이 풍부한 이십대 초반의 젊은 나이에 그의 전 작품이 창작되었다는 사실을 감안하더라도 그의 소설에 미만해 있는 떨림과 눈물, 사랑에 대한 압도적인 동경을 미숙한 청년의 감상으로만 치부하는 것은 온당하지 않다. 식민지라는 시대적 상황이 일제 하 문인들의 의식 세계를 지배하는 일차적인 조건이었다면 그들의 현실은 근본적으로 암울할 수밖에 없었다. 특히 전근대와 근대의 요소가 첨예하게 자리바꿈을 시작하던 근대문학 초창기의 우리 문인들은 삶의 비전과 방향을 놓고 심각한 고민에 직면하였다. 서구적인 근대화를 향한 개화의 이상과 실력 양성의 논리가 희망의 한줄기였다면, 삼일운동의 실패 이후 등장한 1920년대 초기의 문인들에게는 그것마저 수용되지 않았다.
--- p.269~270

임화는 현실적 실천을 문학적 실천으로 옮기려 했고, 문학은 현실에 갇혀 현실을 넘어서지 못했다. 문학의 힘은 그러나 문학적 실천을 현실적 실천으로 바꾸려는 무수한 상상력의 움직임에 의해 생성되는 것인지도 모른다. 익숙하고 일상적인 현실로부터 벗어나 ‘인식론적 문턱’을 넘어서는 비약과 도약의 어떤 지점에서 문학과 문학사는 불연속적인 새로움을 창출한다. 문학의 사실주의는 그러므로 문학의 언어 안에서 새롭게 구성되는 사실주의이며 변화하는 사실주의이다. 그것이 한바탕의 놀이, 유희로 마감된다 할지라도 어차피 문학은 현실에서 결핍된 것들의 호명이며, 오지 않은 모든 것들의 이름으로 지속된다. 그런 의미에서 임화가 요청했던 ‘민족문학’은 아직 오지 않았거나, 다시 새롭게 와야 할 민족문학이라 할 수 있다. 이는 또한 임화 문학사론이 고착되어 있던 계몽성과 사상성과 정치성의 강박증을 덜어 낸 지점에서 비로소 가능할 수 있다. 우리의 문학과 문학사는 그러나 여전히 발전과 진보를 향한 계몽과 근대의 와중에 있다.
--- p.29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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