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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발을 벗고 들어오세요

신발을 벗고 들어오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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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에세이 top20 1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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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31일
쪽수, 무게, 크기 248쪽 | 370g | 140*195*20mm
ISBN13 9791195937257
ISBN10 1195937253

카드 뉴스로 보는 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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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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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행 내내 너에게 편지를 쓸 테니ㅤ미리 얘기하는 게 좋을 것 같아. 나는 네가 기억하는 사람과 달라.
--- p.16

그 순간 얼마나 강으로 뛰어들고 싶었는지 몰라. 왠지 그러면 나도 분위기에 섞일 수 있을 것 같았거든. 하지만 차마 용기가 나질 않았어. 그래도 고마웠던 건 노을빛이 수많은 사람들과 더불어 나도 같이 비춰줬다는 거야.
--- p.24

나는 매일 해가 뜨고 지는 풍경을 사진 찍는 게 좋아. 길가에 누워 있는 고양이, 골목의 아이들, 열심히 사는 사람들을 글로 쓰고 사진 찍는 걸 좋아해. 파란 하늘을 좋아하는 만큼 비가 오는 하늘도 좋아해. 이런 건 굳이 잘할 필요가 없는 일이잖아.
--- p.48

내 일과는 매일 비슷하면서도 달라. 패턴은 비슷하지만 만나는 사람이 다르고, 미소가 다르고, 하루의 온기가 달라. 무엇보다 내 상태가 달라. 나는 여기서 하루하루 편안함을 느끼고 있어.
--- p.81

재밌는 건 사람마다 저마다의 길로 알려준다는 거야. 아이들에게 물으면 자기들이 다니는 좁은 골목길을, 농부에게 물으면 논두렁을 가로지르는 길을, 선한 인상의 어떤 할아버지는 들고 있던 낫으로 옥수수 밭 사잇길을 가리키셨어.
--- p.94

그건 그들의 길이지 내 길은 아니잖아. 비록 지지부진하고 답답하더라도 이게 나의 속도라면 이렇게 걷는 게 맞지 않을까.
--- p.96

언제부터인가 나이 한 살 더 먹는 게 ‘더하기’가 아닌 ‘빼기’처럼 느껴져. 이제는 심지어 나에게도 스마트폰처럼 초기화 버튼이 있으면 좋겠다고 생각해. 지금 이 모습이 어린 시절 꿈꾸던 모습은 아니니까.
--- p.103

아저씨가 건네신 건 ‘위로’였어. 오늘 같은 날도 나 자신 안에서 문제를 찾고, 스스로를 혼내고, 현재의 나를 미워하는 내게 정작 필요했던 건 “괜찮아”라는 한마디였던 것 같아.
--- p.117

이 불상도 부처님이냐고 묻는다면 나는 당연히 그렇다고 대답할 거야. 내가 칠했다 해도 이상하지 않을 정도여서 오히려 부처님이 나와 무척 가깝게 느껴졌어.
--- p.123

사람 관계는 달라. 한번 인연을 끊고 나면 다시 잇기가 쉽지 않더라. 그러기에 지금 내 앞에 있는 사람들이 소중해. 띠보에서 만났던 많은 사람들이, 그들과의 추억이 내 안에 지층처럼 쌓여서 어느 순간 하나의 표정으로 드러나리라 예감해. 저 아저씨의 얼굴처럼 말이야.
--- p.140

어제 잠들기 전 내가 달고 있던 이름표를 모두 떼어봤어. 아무 이름으로도 불리지 않는다는 게 어색했지만, 그래도 나라는 사실은 변함없었어. 마음속으로 ‘꼭 어떤 모습이 되지 않아도 괜찮아’라고 얘기했어. 그 말을 하고 나자 마음의 아주 먼 구석 자리부터 따뜻해지더라.
--- p.172

여행자 신분인 나에게는 불운이라기보다 일종의 경험으로 받아들여져. 그저 이것도 여행의 일부라고 생각하니 마음이 편해. 결국 이처럼 예상치 못한 상황에서 행운과 불운을 가르는 건 그 일을 받아들일 마음의 여유가 있느냐 없느냐인 것 같아.
--- p.191

지도를 볼 때 제일 먼저 할 일은 현재 내 위치를 아는 거잖아. 현재 내 위치에 점을 찍는 일, 결국 내가 미얀마에 와서 한 일은 그게 아닐까 싶어.
--- p.2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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