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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

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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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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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행일 2012년 07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540g | 153*224*30mm
ISBN13 9788992920728
ISBN10 89929207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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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3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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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로부터 며칠 후, 나는 무심코 한 병든 노인의 모습을 바라보다가 그 이유를 깨달았다. 그는 방금 물리 치료를 끝내고 병원 침대로 천천히 기어 올라가는 중이었다. (…중략…) 노인은 침대로 기어 올라가, 그를 기다리고 있던 점심 식판을 바라봤다. 식판 위에는 솔즈베리 스테이크, 갈색 인스턴트 감자칩, 무지갯빛 완두콩 캔이 놓여 있었다. 노인의 얼굴에는 ‘이것은 식판이 아니라, 돌판이야’라고 쓰여져 있는 것 같았다. 그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지만, 마치 울부짖는 듯한 표정을 짓고 있었다. 나는 그 순간 나의 의문에 대한 해답을 찾을 수 있었다. 나는 “우리가 먹는 것은 생과 사의 문제이며, 음식은 우리의 몸과 마음을 규정한다”는 히피 댄의 말을 떠올렸다. --- p.94

그때 더스티가 나를 찾아와, 「미네소타 보이저 50」이라는 울트라마라톤 대회에서 우승했다고 자랑을 했다. 그는 이듬해에도 그 대회에 참가할 예정이라고 하며, 자기와 함께 연습하자고 제안했다. 물론 나는 그러겠다고 대답했다. (사실 나는 더스티의 말이라면 언제든지 오케이였다.) 나는 “어차피 스키 시즌을 위해 체력 훈련을 해야 해”라고 말했지만, 솔직히 말해서 더스티의 인생이 부러웠다. 나도 그처럼 자유롭고, 재미나고, 빠르게 살고 싶었다. 그와 똑같이 잡초 같은 인생을 살고 싶었다. --- p.77

언젠가 한번은 댄이 내게 “우리 함께 달려 보지 않겠나?”라고 제안해 온 적이 있었다. 우리는 그가 기르는 두 마리의 래브라도 리트리버를 따라 달렸다. 그는 “개들이 달리는 모습을 유심히 살펴보게”라고 귀띔해 줬다. 두 마리의 이름은 각각 주트와 오티스였는데, 힘 하나 안 들이고 달릴 뿐만 아니라, 주변 환경과 완벽히 조화를 이루며 달리는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단순함’과 ‘조화’가 인간을 행복하고 자유롭게 해 주지. 덤으로, 우리를 훌륭한 선수로 만들어 주기도 한다네”라고 그가 말했다. 나는 그 당시에는 그의 말뜻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지만, 나중에 멕시코의 협곡을 달릴 때 비로소 그 뜻을 깨달을 수 있었다. --- p.83

나는 가끔씩 학교 친구들을 바라보며 깊은 생각에 잠기곤 했다. 그들 중 70퍼센트는 여학생이었는데, 시간이 참 많아보였다. 강의실로 이동하는 도중에 연신 웃고 떠들어 대는 그들을 바라보며, ‘저러고도 장학금을 받을 수 있을까?’라는 생각을 했다. 그들의 관심사는 강의와 교내 스포츠, 그리고 파티밖에 없는 것 같았다. 나는 심한 소외감을 느꼈는데, 사실 내가 학교에서 소외감을 느낀 것은 그 때가 처음이 아니었다. (…중략…)
나는 어느 누구보다도 행복하고 자유롭기를 원했는데, 그것은 학업과 직장 일을 병행하면서 어머니까지 돌봐야 하는 특수한 상황 때문이었다. 나는 ‘단순함이 행복과 자유의 지름길’이라는 원칙을 믿었지만, 나를 둘러싼 상황은 그리 단순하지 않았다. 그러나 보니, 나는 문제를 지나치게 분석적으로 해결하려는 습성을 버리지 못했다. 결국 보이저 대회를 함께 준비하는 과정에서, 더스티와 나는 정면으로 충돌하게 되었다. --- pp.79~83

나는 내 몸의 스위치를 켜며, “난 할 수 있다”는 말을 수도 없이 되뇌었다. 발목의 통증은 그대로였지만, 역전의 기회를 눈앞에 두고 주저앉을 수는 없었다. 나는 심호흡을 한 번 하고 구급소를 출발했다. 93킬로미터 지점에서 존슨을 따라잡고, 100킬로미터 지점에 있는 포레스트힐 구급소에 도착하여 의료진에게 응급 처치를 받았다. (…중략…)
나는 16시간 38분에 결승선을 통과하여 3연패에 성공했다. 16시간 38분은 나의 역대 최고 기록이었다. (…중략…) 내가 발목이 부러진 채 후반 80여 킬로미터를 달렸다는 소문이 시애틀에 쫙 퍼지자, 제프 딘은 “이번 우승으로 자네는 우상에서 전설로 승격했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웨스턴 스테이츠 100」에서 4연패를 하면 무슨 이름을 붙여줘야 할지 모르겠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나도 그것이 궁금했다. --- p.178~182

하늘의 별은 내게 무심했다. 무심한 하늘과 땅을 바라보는 것은 울트라마라톤의 매력 중 하나다. 주변의 절대적 무관심은 내 마음을 편안하게 해 준다. 설사 내가 실수를 했더라도, 하늘의 별들은 나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하지 않는다. 이것은 내 실수가 세상에서 최악의 사건은 아니라는 느낌을 주며, 나를 겸손하게 만들어 준다. 설사 대회에서 낙오되거나 패배하더라도 내 영혼을 정화해 준다. 어쩌면 한 경기 정도 포기하는 것은 내 인생을 위해서 좋은 일일지도 모른다. 나는 늘 천하무적이라고 여기며 자신만만하게 생활해 왔지만, 절체절명의 위기에 빠지니 별의별 생각들이 다 떠올랐다. --- p.24

나는 마지막 반환점에서 숨을 헐떡이는 아르눌포를 발견했다. 그와 나는 재빨리 시선을 교환했다. 그의 눈에는 피로와 탈수의 기색이 역력했다. 그러나 그의 눈에는 피로와 탈수의 기색만 있는 것이 아니라, 강력한 투사의 결의가 공존했다. 나는 그가 속도를 늦추지 않으리라는 것을 잘 알고 있었다. 앞으로 남은 거리는 8킬로미터, 그와 나의 격차는 7~8분에 불과했다. 나는 승산이 충분하다고 판단하고, 반환점을 돌며 동물적인 승부 근성에 불을 댕겼다. 그러나 승부를 뒤집기에는 역부족이었다. 아르눌포도 이미 맞불을 놓았기 때문이다.
그는 나보다 6분 먼저 결승선을 통과했다. 불과 1킬로미터도 안 되는 차이였다.
나는 그와 포옹(또는 그와 비슷한 일체의 행위)을 하지 않았다. 다만 그가 알아들을 수 없는 영어로“나는 당신에게 큰 감명을 받았다. 당신은 매우 강하다”라고 말한 후, 스페인 어로“매우 강력하다”를 수없이 반복했다. 그러고는 존경의 표시로, 그에게 고개 숙여 인사를 했다.
--- p.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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금세기 최고의 울트라마라토너를 꼽으라면 단연 스콧 주렉이다. 현재까지도 그는 보다 나은 기록과 자기 자신과의 싸움을 위해 계속해서 노력하고 있는 울트라마라토너다. 엄격한 채식 식단을 고집하면서 남들보다 더 빠르고 멀리 달리는 스콧 주렉은 모든 마라토너들의 동경의 대상이다. 2008년 그리스에서 열린 스파르타슬론 대회에서 그와 함께 지중해 연안을 달리던 기억이 생생하게 떠오른다.
심재덕 (국내 랭킹 1위 울트라마라토너)
‘나는 뚜렷한 목적 없이 달리기를 시작했다.’ 라는 글쓴이의 말처럼 시작은 평범했다. 그러나 평범했던 한 인간이 달리기를 통해 새로운 자신을 찾아가고, 꿈과 도전 뒤에 오는 가슴 벅찬 감동의 순간들을 만들어 가는 내용의 글을 읽다 보니 마치 내가 책 속의 주인공인 스콧 주렉이 된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인생에는 결승선이 없으며, 우리는 단지 목표를 향해 나아갈 뿐이다.’ 라는 글귀가 머릿속에서 사라지지 않는다.
안병식 (울트라마라토너, 『나는 달린다 - 사막에서 북극까지』저자)
『호모러너스, 나는 달릴수록 살아난다』의 저자 스콧 주렉은 달리기를 시작하면 본능적으로 기쁨과 쾌락을 느낄 수 있다고 말한다. 나 역시 달리기를 시작하고 달리기에 미쳐 살아가는 동안 찾아온 놀라운 변화들을 이루 다 헤아릴 수 없다. 살면서 부딪히는 모든 일들에 대해 달리기를 할 때처럼 최선을 다해 노력하면 언젠가는 스콧 주렉처럼 결실을 맺을 거라고 믿는다.
정동창 (『달리면 인생이 달라진다』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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