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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2년 07월 25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88쪽 | 430g | 153*224*20mm |
| ISBN13 | 9788979733303 |
| ISBN10 | 8979733305 |
나는 없다
최정완 저
|
전망
|
2012년 07월 25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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엮으면서
그대 품다.
세월이 가네. 25년 넘게 그대와 알고 지낸 세월이나 그대 가고 1년 지나는 거나 별반 다를 게 없네. 한 번씩 불쑥거리고 나타나던 그대 잔상도 점차 뜸해가네. 작년 6월 첫 토요일 아침 그댄 결혼 20주년 가족여행을 설악산으로 떠나며 내게 들렀었고, 그날 오후 난 결혼 30주년 가족여행을 구례화엄사로 떠났었네. 다음날 아침 설악의 산길에서 그대 몸을 뉘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화엄사로 향하는 중이었네. 불사 기왓장에 그대 이름 올리려는 생각이 설핏 지났으나 무슨 의미 있을까 하는 용렬한 마음에 석등 석탑에 그대 생각 살며시 올려놓고 왔었네. 1년을 보내며 억겁세월 광대무변한 화엄세계 품에 안긴 그댈 우린 장승터 앞 한잔 막걸리로 한 뼘 책자 속에 품으려하네. 그대 어떠하신가.
크게 놀아 봅시다.
최정완 가고 행사장 집회장 가면 대머리 털보 씩 웃으며 저만치 서 있을 것 같다는 말들을 했습니다. 누구는 민주공원에 갔더니 여기저기 남아 있는 흔적이 느껴져 짠하다고도 했습니다. 어떤 이는 일이 잘 안풀릴 때 물어봐야 될 곳이 아쉽다고도 했습니다. 잘 아는 여인네 몇이 술 먹다 말고 엉엉 운 일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 사람 여럿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겁니다. 때론 소심쟁이로 보일 정도로 치밀하게 세세히 닦달질해서 후배들이 좋아하지 않는다하면 다 일 잘되고 지들 잘되라고 그라지요 하고 맙니다. 가끔 와선 묻습니다. 용산에 가야겠지요. 그래야지 좋네. 4대강에 가기로 했는데요. 잘했네. 대답은 항상 건조하게 합니다. 대개 다 정해진 일 확인차 하는 질문이라는 걸 압니다. 몸이 고달프다고 하면 딴따라 복이지 하며 넘겼습니다. 일욕심이 많은 사람이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진주탈춤한마당 가서 속이 좋지 않아 술 한 잔 제대로 못하고 왔다고 해서 쉬엄쉬엄해라 건성으로 넘겼습니다. 그 무렵 소화 안되고 체했나며 피곤해 했다고 여러분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좀 더 세심히 살폈어야 했는데 평소처럼 무심히 넘겨버렸습니다. 이제야 내게도 소중한 사람이었음을 압니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낼만한 일들이 별로 없습니다. 깊은 속내를 털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글 보내 주셨습니다. 긴 세월 최정완과 함께 했지만 이제야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글 보내 주신 분들 진정 감사드립니다. 가는 길 영안실 생긴 이래 최고의 술매상을 올려주며 큰판 벌여준 최정완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남은 우리 다함께 문화예술 속에서 현장 속에서 크게 한판 놀아보는 것일 겁니다. 갈갈이 찢어진 세상 속 한 번 크게 놀아봅시다.
2012년 5월
엮은이 조기종
그대 품다.
세월이 가네. 25년 넘게 그대와 알고 지낸 세월이나 그대 가고 1년 지나는 거나 별반 다를 게 없네. 한 번씩 불쑥거리고 나타나던 그대 잔상도 점차 뜸해가네. 작년 6월 첫 토요일 아침 그댄 결혼 20주년 가족여행을 설악산으로 떠나며 내게 들렀었고, 그날 오후 난 결혼 30주년 가족여행을 구례화엄사로 떠났었네. 다음날 아침 설악의 산길에서 그대 몸을 뉘였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 난 화엄사로 향하는 중이었네. 불사 기왓장에 그대 이름 올리려는 생각이 설핏 지났으나 무슨 의미 있을까 하는 용렬한 마음에 석등 석탑에 그대 생각 살며시 올려놓고 왔었네. 1년을 보내며 억겁세월 광대무변한 화엄세계 품에 안긴 그댈 우린 장승터 앞 한잔 막걸리로 한 뼘 책자 속에 품으려하네. 그대 어떠하신가.
크게 놀아 봅시다.
최정완 가고 행사장 집회장 가면 대머리 털보 씩 웃으며 저만치 서 있을 것 같다는 말들을 했습니다. 누구는 민주공원에 갔더니 여기저기 남아 있는 흔적이 느껴져 짠하다고도 했습니다. 어떤 이는 일이 잘 안풀릴 때 물어봐야 될 곳이 아쉽다고도 했습니다. 잘 아는 여인네 몇이 술 먹다 말고 엉엉 운 일도 있다고 했습니다. 이 사람 여럿의 마음에 깊이 자리 잡고 있었던 겁니다. 때론 소심쟁이로 보일 정도로 치밀하게 세세히 닦달질해서 후배들이 좋아하지 않는다하면 다 일 잘되고 지들 잘되라고 그라지요 하고 맙니다. 가끔 와선 묻습니다. 용산에 가야겠지요. 그래야지 좋네. 4대강에 가기로 했는데요. 잘했네. 대답은 항상 건조하게 합니다. 대개 다 정해진 일 확인차 하는 질문이라는 걸 압니다. 몸이 고달프다고 하면 딴따라 복이지 하며 넘겼습니다. 일욕심이 많은 사람이니 그러려니 했습니다. 진주탈춤한마당 가서 속이 좋지 않아 술 한 잔 제대로 못하고 왔다고 해서 쉬엄쉬엄해라 건성으로 넘겼습니다. 그 무렵 소화 안되고 체했나며 피곤해 했다고 여러분이 말씀해 주셨습니다. 좀 더 세심히 살폈어야 했는데 평소처럼 무심히 넘겨버렸습니다. 이제야 내게도 소중한 사람이었음을 압니다. 그런데 기억을 더듬어 낼만한 일들이 별로 없습니다. 깊은 속내를 털어 이야기를 나누지 못했습니다. 많은 분들이 좋은 글 보내 주셨습니다. 긴 세월 최정완과 함께 했지만 이제야 더 많이 알게 되었습니다. 글 보내 주신 분들 진정 감사드립니다. 가는 길 영안실 생긴 이래 최고의 술매상을 올려주며 큰판 벌여준 최정완에게 가장 좋은 선물은 남은 우리 다함께 문화예술 속에서 현장 속에서 크게 한판 놀아보는 것일 겁니다. 갈갈이 찢어진 세상 속 한 번 크게 놀아봅시다.
2012년 5월
엮은이 조기종
---편자의 말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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