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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사랑을 선택하는 특별한 기준 1

[ 개정판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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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2년 07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352쪽 | 460g | 153*224*30mm
ISBN13 9788996773276
ISBN10 8996773271

책소개 책소개 보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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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자 소개 (1명)

책 속으로 책속으로 보이기/감추기

나는 지금까지 명료한 이성과 확고한 의지로 내 삶을 운용해왔다고 믿었다. 그러나 내 삶을 좌우하고 결정해온 더 큰 힘은 그게 아니었다는 것을 이제는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그런 것이 존재하는지조차 몰랐던 무의식이 저 깊은 곳에서, 내 삶의 나침반을 조절해왔던 것이다.

지금 이곳에서, 내가 발 딛고 있는 상황이 가장 좋기도 하고 나쁘기도 하다고요. 그것은 내가 철저하게 현재를 산다는 뜻이죠. 현재 상황에 대한 책임을 과거에 묻지 않고, 당면한 문제의 해결책을 미래에 두지 않는다는 뜻이에요.

공책을 무릎 위에 펼쳐 놓고 세 개의 비커 그림을 그렸다. 그리고 비커 안의 빈 공간에 점을 찍기 시작했다. 첫 번째 비커에는 드문드문 열 개 안팎의 점을 찍었다. 두 번째 비커에는 첫 번째 것보다 세 배쯤 많은 점을 찍었다. 그것이 마음속에 앙금이 많은 사람과 덜한 사람의 차이겠구나, 생각하는데 세 번째 비커는 완연히 다른 그림이었다. 비커 밑바닥 4분의1 쯤 되는 지점에 가로로 선을 그은 다음 그 아래쪽에만 서른 개쯤 되는 점을 찍었다. '이런 겁니다. 이게 몸을 아프게 하고' 면담자는 세 번째 비커 아래쪽에 계속 점을 찍으며 말했다. 무의식의 영역에 억압해 둔 마음의 앙금들이 거기 있었다. 비커 위쪽 한 점 티끌도 없는 맑은 공간이 내 의식의 영역, 그동안 내가 잘해 왔다고 믿어 온 마음 상태일 것이다. 그는 비커 위쪽, 한 점 티끌도 없는 맑은 공간을 가리키며 말했다. '이게 사기죠. 세상은 멋진 거짓말입니다.

인혜는 이제 사랑에 대해 어떤 환상도 품고 있지 않았다. 첫 만남에서 어쩐지 낯이 익고, 두 번째 만남에서 동질감을 발견하고, 세 번째 만남에서 운명이나 인연을 거론하는, 그런 사랑의 환상에 대해 알고 있었다. 한때 인혜도 그런 식의 사랑의 환상을 믿은 적이 있었다. 예상치 못한 순간 온몸이 감전되는 전율과 함께 찾아오는 천둥번개 같은 사랑, 순식간에 사방이 어두워지고 일상과 관습이 사라지는 정전 같은 사랑, 온몸과 마음을 혼곤하게 취하게 하는 봄빛 같은 사랑... 그러나 돌이켜 보면 그것은 사랑의 다양성이 아니라 환상의 다양성일 뿐이었다. 그때는 사랑이 순수한 열정이고 아름다운 애착이고 낭만적인 체험이며 순결한 정서라 믿었다.

인혜는 그것이 지적인 남성들이 가지고 있는 오류라는 것도 알고 있었다. 대화가 통하는 여자를 만났으면 한다는 것, 그 소망에는 여성이 대체로 무지하다는 편견이 전제되어 있다는 것, 그럼에도 여성과 진지한 토론을 하거나 논쟁이 붙게 되면, 여자가 귀찮게.. 하는 마음이 생긴다는 것.
----본문 중에서

줄거리 줄거리 보이기/감추기

30대 중후반의 전문직 여성들의 모임인 ‘오늘을 여성을 생각하는 사람들’인 오여사. 이 모임을 통해 단짝 친구였지만 지금은 멀어진 세진과 인혜가 다시 만난다. 폭력적인 남편과 이혼한 후 뒤늦게 여성으로서의 삶을 성찰하는 광고회사 간부 인혜, 20대 초반의 성폭행 경험으로 삶의 장애를 겪는 여성 건축가 세진. 시간이 흘러 삼십 대 후반의 나이에 접어든 두 주인공은 서로가 겪어온 사랑과 결혼 그리고 그것의 실패에 대해 교감을 나누게 되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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