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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 발행일 | 2019년 06월 01일 |
|---|---|
| 쪽수, 무게, 크기 | 264쪽 | 138*193*20mm |
| ISBN13 | 9791190005029 |
| ISBN10 | 1190005026 |
덜컹 마음이 내려앉은 날
정성윤 저
|
블루웨이브
|
2019년 06월 01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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며칠 전, 버스에 우산을 놓고 내린 적이 있다.
누구나 다 그런 경험은 있으니 뭐 대수롭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집으로 오는 길 내내, 그 우산에게 미안했다. 아니, 불쌍했다.
집 대문을 열려는 순간, 나도 모르게 무너지고 말았다. 주저앉은 채 그냥 하염없이 울고 말았다. 주인을 잃은 우산. 꼭 내 모습 같았다.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주인을 잃은 채 방황하는 내가 아닌가.
내 꿈이 뭐였던가. 내 인생은 제대로 가고 있는가. 이 알 수 없는 허무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이 겨울의 터널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그 누구의 위로도 없이, 그 누구의 관심도 없이.
한참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도 모르게 버스 정류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제발 기다려라. 내가 달려간다. 제발 울지 마라. 내가 달려간다. 이미 버스는 떠나고 없었지만 이미 우산은 사라졌지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서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살면서 이렇게 미친 듯이 달렸던 적이 얼마만인가. 살면서 이렇게 간절한 적이 도대체 얼마만인가. 덜컹 마음이 내려앉은 날, 다시 새로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래, 삶은 이기는 게 아니라 지속하는 게 더 중요하지. 특별한 게 아니라 보통의 날이 아름답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깐 시장에 들러 봄나물을 샀다. 조금 더디게 봄이 오면 어때. 내가 나를 잃지 않으면 되는 거지, 내가 나를 잊지 않으면 되는 거지.
---「덜컹 마음이 내려앉은 날」 중에서
원래 비가 내릴 때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다만 흙 땅에 떨어지는 소리, 아스팔트에 떨어지는 소리, 들판의 풀밭에 떨어지는 소리, 자그마한 나무로 된 창가에 떨어지는 소리가 다 다르다. 이처럼 비는 떨어지는 장소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 사람도 이랬으면 좋겠다.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맞추고 마음 한 칸을 내주는 그런 넉넉함이 있는 비를 닮고 싶다.
---「비오는 오월에」 중에서
아직 손가락의 상처며 입술 부르튼 것도 낫지 않았지만, 이틀간의 휴식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엄마의 따스한 가슴이, 끊이지 않는 사랑이 왜 이리 크게만 느껴지는지. 이 행복이 달아나지 않도록 조심조심 느리게 만끽해야겠다.용돈을 드려도 시원찮을 판에 아픈 딸이 맘에 걸려 기어이 거금 봉투를 슬쩍 주머니에 넣어주시며 “치료받고 맛난 거 사먹고 다녀!”하신다.당신을 위해선 백 원도 아끼시면서 불효녀 우리에겐 어느 무엇도 아끼지 않으신다. 그런 희생과 애틋한 모성이 있기에, 딸들은 또 노모를 의지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찬 기운을 얻게 되는 것이다.
누구나 다 그런 경험은 있으니 뭐 대수롭지 않을 수 있겠지만
집으로 오는 길 내내, 그 우산에게 미안했다. 아니, 불쌍했다.
집 대문을 열려는 순간, 나도 모르게 무너지고 말았다. 주저앉은 채 그냥 하염없이 울고 말았다. 주인을 잃은 우산. 꼭 내 모습 같았다.
나는 내 삶의 주인으로 살고 있는가. 주인을 잃은 채 방황하는 내가 아닌가.
내 꿈이 뭐였던가. 내 인생은 제대로 가고 있는가. 이 알 수 없는 허무는 어디서부터 시작되었는가. 이 겨울의 터널은 언제쯤 끝날 것인가. 그 누구의 위로도 없이, 그 누구의 관심도 없이.
한참 후, 자리에서 벌떡 일어나 나도 모르게 버스 정류장으로 달리기 시작했다.
제발 기다려라. 내가 달려간다. 제발 울지 마라. 내가 달려간다. 이미 버스는 떠나고 없었지만 이미 우산은 사라졌지만 나는 버스 정류장에 서서 비로소 웃을 수 있었다. 살면서 이렇게 미친 듯이 달렸던 적이 얼마만인가. 살면서 이렇게 간절한 적이 도대체 얼마만인가. 덜컹 마음이 내려앉은 날, 다시 새로운 심장이 뛰기 시작했다. 그래, 삶은 이기는 게 아니라 지속하는 게 더 중요하지. 특별한 게 아니라 보통의 날이 아름답지. 집으로 돌아오는 길, 잠깐 시장에 들러 봄나물을 샀다. 조금 더디게 봄이 오면 어때. 내가 나를 잃지 않으면 되는 거지, 내가 나를 잊지 않으면 되는 거지.
---「덜컹 마음이 내려앉은 날」 중에서
원래 비가 내릴 때는 소리가 나지 않는다. 다만 흙 땅에 떨어지는 소리, 아스팔트에 떨어지는 소리, 들판의 풀밭에 떨어지는 소리, 자그마한 나무로 된 창가에 떨어지는 소리가 다 다르다. 이처럼 비는 떨어지는 장소에 따라 다르게 들린다. 사람도 이랬으면 좋겠다. 나 혼자가 아닌 다른 사람에게 맞추고 마음 한 칸을 내주는 그런 넉넉함이 있는 비를 닮고 싶다.
---「비오는 오월에」 중에서
아직 손가락의 상처며 입술 부르튼 것도 낫지 않았지만, 이틀간의 휴식이 얼마나 소중하고 행복했는지 모른다. 엄마의 따스한 가슴이, 끊이지 않는 사랑이 왜 이리 크게만 느껴지는지. 이 행복이 달아나지 않도록 조심조심 느리게 만끽해야겠다.용돈을 드려도 시원찮을 판에 아픈 딸이 맘에 걸려 기어이 거금 봉투를 슬쩍 주머니에 넣어주시며 “치료받고 맛난 거 사먹고 다녀!”하신다.당신을 위해선 백 원도 아끼시면서 불효녀 우리에겐 어느 무엇도 아끼지 않으신다. 그런 희생과 애틋한 모성이 있기에, 딸들은 또 노모를 의지하며 건강하게 살아갈 수 있는 힘찬 기운을 얻게 되는 것이다.
---「이틀간의 친정휴가」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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