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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미화

박미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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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23일
쪽수, 무게, 크기 48쪽 | 180*250*15mm
ISBN13 9791189688103
ISBN10 118968810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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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체의 경향성 또는 시류와는 무관한, 삶의 밑바닥을 치밀듯 관류해 들어오는 가없이 서럽고도 안타까운 정조가 너무도 묵직하게 닿아왔기 때문이었을 것이다. 눈으로 보는 작업이 아닌 몸으로 스며드는 작업, 죽어가는 혹은 사라져 가는 것들을 보듬고 서 있는 투박한 따스함이 느껴지는 작업들이었다. 오래전부터 그 자리에 놓여 비바람을 맞고 서 있었던 것 같은 표면의 거칠거칠한 패임과 긁힘들, 덕지덕지 붙어 있다가 뜯겨져 나간 건칠 조상(彫像)의 거죽처럼 숭엄한 기운이 감도는 기류의 운행은 도대체 어디에서 기인하는 것일까? 필경 그 도저한 느낌의 연유란 그것이 흙이 부르는 노래, 흙이 우는 소리이기 때문일 것이다. 그녀의 도조(陶彫) 작업이란 것이 따지고 보면 전부가 흙과 물의 배합이다. 흙은 너른 대지를 고루 덮어 일체를 화육하는 모성의 상징이며, 모든 풀과 나무와 꽃들은 흙속에 뿌리를 내리고 물을 빨아들여 온전히 자라난다. 모든 것을 다 품에 안은 채 슬픔을 위로해 주고 아픔을 달래 주는, 우리들 ‘엄마’에 가장 가까운 질료인 그 흙, 그래서 구약성경 창세기에는 사람도 하나님께서 그것으로 지으사 그 코에 생기를 불어넣었다고 기록되어 있다. 미미하고 연약한 재료이지만 인간은 거기에서 났고 또 거기로 돌아간다. 그래서 흙은 생명이 귀의하는 마지막 안식의 자리이다. / 김동화

---본문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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