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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 삶에 스며든 헤세

내 삶에 스며든 헤세

강은교 등저 / 전찬일 기획 | 라운더바우트 | 2019년 05월 25일   저자/출판사 더보기/감추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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품목정보

품목정보
발행일 2019년 05월 25일
쪽수, 무게, 크기 500쪽 | 128*185*30mm
ISBN13 9791196576417
ISBN10 11965764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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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다섯, 외롭고 가난한 소년의 가슴에 어느 날 헤세가 걸어왔다.
헤세를 읽으며 보낸 그 겨울밤의 맑고 시린 바람 소리는
지금도 내 안에 살아있다.

인생에
『데미안』 발간 100주년에 부쳐

인생에 주어진 의무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행복하라는 한 가지 의무뿐
인생에 주어진 권리는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진정한 나를 찾아 살겠다는 한 가지 권리뿐
인생에 주어진 책임은 다른 아무것도 없다네
그저 사랑하라, 사랑하라는 한 가지 책임뿐
그리하여 인생에 주어진 단 하나의 진리는
행복하려면 행복의 반대쪽으로 걸어가라는 것
거기 또 다른 내가 울고 있으니까
사랑은 내가 아닌 남이 되는 일이니까. ……--- 5p(박노해 시인의 헌시)

헤세는 히피들 사이에 그들이 늘어놓은 책자 가운데서 『유리알 유희』 『황야의 이리』 『수레바퀴 아래서』 『데미안』 『나르치스와 골드문트』의 모습으로 앉아있었다.
왜 이 작품들이 히피의 교본이 되고, 그들의 애독서가 되었을까. 헤세 문학의 본질은 그 속에 조용히 숨어있다. 반전, 반체제로 대변되는 히피들의 정신은 헤세의 소설 및 시와 연결된 바 비폭력의 유머가 그의 핵심이었던 헤세문학의 정수에 그야말로 홀딱 매료되었던 것이다.
헤세의 시와 소설은 곧 베스트셀러가 되었고, 그는 태어난 지 한 세기 가까이 되어서야 본모습이 제대로 평가되었다. …… --- pp.11~12

종로 거리, 하교하면 부지런히 달려가 헤세의 작품이나 사르트르의 작품을 한 책방에서 10페이지씩 읽곤 하던 책방들. 숭문사, 종로서적…. 분주한 사람들의 분주한 신발들, 상점들, 먼지를 뒤집어쓴 채 잔뜩 얼굴을 찡그리고 서 있는 가로수들, 항상 만원이던 88번 버스.
그 시절의 내 거리 체험들은 최초의 장편 에세이집(장편 에세이는 그 이후 아직 쓰지 못하고 있지만) 『그물 사이로』에 들어갔다. 그러면서 나는 나의 아브락사스를 찾아 알 수 없는 길을 걸어갔다. 미지의 공간에 그 신의 새는 살고 있을 것이었다. …… --- pp.23-24

제1차 세계대전은 헤르만 헤세에게 지대한 영향을 주었다. 그 자신에게는 물론 그의 작품 세계에도 그랬다. 헤세는 당시의 여러 유럽 지식인들처럼 전쟁 초기에는 이 전쟁이 국가의 주권을 지키는 의로운 전쟁이라고 이해하고 자원해서 참전했다.
그러나 이는 오래가지 못했고 곧 자신의 결정을 깊이 후회하면서 고뇌에 빠졌다. 이런 배경에서 2,000만 명의 희생자를 야기한 이 엄청난 파괴가 끝나고 파리평화회담이 열린 1919년, 헤세는 그 유명한 『데미안』을 출간했고, 전쟁의 와중에 ‘O Freunde, nicht diese T?ne’라는 제목의 반전 에세이를 발표했다.
친구가 누구고 적은 무엇인가를 고민하는 이 에세이에서 헤세는 국가주의 이념이 야기한 사회적이고 정신적인 광란과 이념이 조장하는 적대적 관계가 유럽인들이 공유하는 문화적 정체성을 파괴한다고 지탄했다.…… --- pp.72-73

슬픔은 가지런하게 정리되지 않는다. 정열이 때로 서글퍼지는 이유는 그 배열이 가지런하지 않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헤세의 책이 성장통을 다룬다고 말한다. 부분은 동의할 수 있지만 전체를 동의하긴 곤란하다.
『데미안』 속에는 인간의 격조에 가장 가까운 비명이 담겨있다. 다정한 비명들이여! 안부처럼 캄캄하게 내게로 오시라!
헤세의 책엔 뱀이 바위 위를 지나간 자리 같은 것이 남겨져 있다. 햇볕을 피해 뱀이 축축한 아랫배를 밀고 지나간 바위 위를, 습도와 온도와 냄새를 헤세는 독자에게 남긴다. 그것은 성장보다는 정념에 가깝다. 나는 그곳에 인기척을 남기기 위해 처음으로 기록을 시작했다. …… --- p.85

바로 이 전환의 시대에 헤세는 68세대에게 그랬던 것처럼 우리에게 많은 영감과 상상력을 불어넣어줄 수 있다. 독문학자들은 시장이 전면적으로 지배하는 야만의 시대에 인간의 존엄과 가치를 지키는 투쟁의 선봉장이 될 수밖에 없다. 그것은 어쩌면 뿌리칠 수 없는 필연이고 운명이다. 독문학자들이 맛본 세계가 바로 인간의 가장 깊은 심연이고, 인간의 가장 높은 존엄이기 때문이다. …… --- p. 109

목수가 되어 읽은 『데미안』은 더 이상 위로가 되지 않았다. 『데미안』이 담고 있는 다소 극단적으로 양분된 ‘두 세계’의 인식은 적어도 공예를 하는 내게 실감하기 어려운 설정이다. 목수라는 직업을 가진 내가 느끼는 세상은 ‘밝음’과 ‘어둠’으로 대비되며 나누어져 있지 않다. 두 세계가 한자리에 공존하는 것이 아니라 그 두 세계, 아니 수많은 세계의 적층이 하나의 세계라고 느낀다. 어느 한 세계도 대립적으로 존재하지 않는다. 어떤 상황과 시절에 따라 각기 다른 세계가 다가오거나 내가 선택해나갈 뿐이다. 어느 시절의 어느 누군가에게 나는 싱클레어였고, 어느 시절 어느 누군가에게 나는 프란츠 크로머였던 것이다. …… --- p.144

나의 10대 역시 격정과 좌절, 우울과 환희가 파도처럼 일었다가 사그라지는 시절이었다. 입시가 걱정되지 않는 것은 아니었지만 어떻게 굴러도 뭔가 될 거라는 막연한 희망과 다소의 자만심은 늘 나를 미래로 달려가게 등 떠미는 힘이었다.
최인호의 『우리들의 시대』를 토론하면서 우리들의 아브락사스는 어떤 존재이고 우리들은 어떻게 알을 깰 것인지 떠들어댔다. 지금에야 고백하건대, 나는 사실 『데미안』보다는 『나르치스와 골드문트』를 더 좋아했다. 지나치게 진지하거나 종교적으로 무거운 『데미안』보다는 골드문트적 감성과 격정이 나에게 더 어울린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 pp.166-167

나는 외롭고 싶지 않은 ‘실존적 상태’에 처할 때마다 그 시절에 배운 고독의 감정 속으로 되돌아간다. 『데미안』은 생애의 옆구리나 갈비뼈, 염통이나 허파, 손톱, 발톱 같은 것을 가르쳐준 것이 아니라 운명의 형식을 알려준 이름이다.
인간의 영혼에 파문을 남기는 체험이 존재를 어떻게 변화시키는지를 그만큼 알기 쉽게 보여준 예는 없다. 다들 언젠가는 누군가를 좋아했으나 그것을 잃고 보니 그것이 단지 ‘누군가’가 아니라 자신의 본체였음을 느끼게 된다. 왜냐하면 그것을 잃음으로써 자신의 옛날이 사라졌기 때문이다. …… pp. 191-192

『데미안』은 모든 것의 시작이었다. 그렇다고 해서 내가 그 책을 다 이해한 것은 아니었다. 내가 이해했던 몇 안 되는 내용 중 하나인 ‘카인의 표지’는 초등학교를 마칠 즈음 이미 끝나가고 있던 나와 기독교의 인연을 결정적으로 끊어버렸으며, 이어지는 삶에 대한 절망적인 질문들은 사춘기의 고통스러운 나날들과 최루가스로 범벅이 된 대학 시절을 관통하며 내 삶을 휘몰아쳤다.
알속에서 껍질을 깨부수려고 몸부림치는 새의 이미지는 삶이라는 심연에 던져진 깊은 파장이었다. …… --- p.201

나는 오랜 공직 생활을 하면서 참 많은 크로머들을 만났다. 얼핏 거칠게 보이지만 대부분 아픈 과거를 가지고 있는 힘없고 여린 이들이었다. 내가 힘든 시간을 지나오지 않았더라면 그들의 그늘을 미처 보지 못했을 것이다.
어두운 골목에서 울어본 사람은 안다. 어둠 속으로 걸어갈 때까지 한 사람이 겪어야 했던 고통의 시간이 얼마나 길고, 상처는 또 얼마나 깊고 아득한지를. …… --- pp.279~280


책을 쓰기로 마음을 먹고 다니던 회사를 그만둔 건 30대 중반이었다. 미세먼지 문제를 다룬 『아픈 아이들의 세대』를 쓰면서 내 안의 감성을 생각해보니까 나에게 가장 강렬한 것은 전쟁을 반대한 사람들의 이야기였다.
전쟁을 찬성하는 남편과 그의 친구들 대화에 실망해 말다툼하고 템스강에 뛰어든 버지니아 울프의 편지가 그렇게 가슴을 때렸다. 제국주의와 전쟁에 반대한 19~20세기의 남자들, 그들은 진짜로 시대 불화의 삶을 살았을 것 같다. 축구 강국이고 축구에 미친 이탈리아에서 축구 보기를 싫어하며 살았던 움베르토 에코가 ‘축구반대’를 외치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을 것 같다.
그때 어렴풋이 알았다. 이런 내 감성이 처음 형성된 순간이 초등학교 6학년 때 읽었던 헤르만 헤세의 『수레바퀴 아래서』라는 사실을. …… --- pp.297~298

싱클레어가 데미안과 사귀며 하나의 몸으로 성장해간 것처럼, 새가 알을 깨는 고통을 통해 다른 세상으로 나아간 것처럼, 한 청년이 사랑을 경험하고 떠나면서 아득한 감동을 느낀 것처럼, 우리도 자신의 세계를 넓혀가는 과정에서 고통을 받아들였던 젊은 날을 떠올릴 수 있으리라.
그것이 바로 새가 아브락사스를 향해 날아가듯, 한 청년을 태운 기차가 다시 세상을 향해 떠나듯, 저마다의 삶을 살아가면서 ‘치명적 도약’을 수행해간 순간이 아니었겠는가. ……
--- p.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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